[김소정 기자]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CSR은 수혜자의 입장에서 현지의 요구를 이해하고, 지속가능한 또 하나의 삶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은 현지인들에게, 특히 현지 노동자들에게 지속가능한 ‘또 하나의 삶’을 제공하지 못하는 듯 하다. 대다수 기업들은 ‘사회적 책임 경영’을 잊은 채 생색내기용 ‘사회공헌’ 활동에만 매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책임 경영’을 잊은 사례로 가장 대표적인게 바로 ‘현지 노동자 인권 침해’다.

2013년 10월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해외진출 한국기업의 인권침해 실태조사 및 법령제도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인도, 필리핀, 베트남 등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부도덕한 행태로 인해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의 사건이 노조해체, 임금체불, 폭행, 해고 등에 따른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어떤 업종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켰는지 자세히 공개하고있다.

국가인권위원회- 해외진출 한국기업의 인권침해 실태조사 및 법령제도 개선방안 연구
국가인권위원회- 해외진출 한국기업의 인권침해 실태조사 및 법령제도 개선방안 연구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결과를 보면 업종별로 나타나는 인권침해의 유형은 다음과 같다.
1) 광업과 석유 개발업은 환경권
2) 농업은 지역주민들의 생존권
3) 섬유 제조업은 적정보수에 관한 권리와 일할 권리, 결사의 자유(단결권), 비인간적인 대우로부터의 자유
4) 신발 제조업은 적정보수에 관한 권리
5) 의류 제조업은 적정 보수에 관한 권리, 안전한 업무환경에 대한 권리
6) 전자부품 제조업의은 안전한 업무환경에 대한 권리, 일할 권리.

‘사회적책임경영’을 잊은 ‘사회공헌’, 이대로 옳은가?
인도에 진출한 한국의 대표적 전자기업 공장에서는 2009년 11월 유독가스가 누출돼 노동자 60명이 쓰러졌다. 15명이 중태에 빠졌고 현지 상황이 매우 심각했지만 이 기업의 대응은 미흡하기 그지없었다.

이 사실이 국내 언론에 보도되자 해당 기업은 지게차가 연소된 경미한 사고이며 중태에 빠진 노동자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를 조사한 현지 연구자는 “인도의 각종 현지 언론보도를 보면 노동자들이 위급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보도했다”고 재반박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현재도 해외진출기업의 인권침해사례는 더 늘어나고 있다.
2013년 6월 인도에서는 국내 전자업체에 납품하는 전자하청기업가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비 정규직을 해고했다. 2013년 4월 한 화장품 업체의 베트남 법인은 초과 근무가 힘든 임신한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것도 모자라 3년 동안 고용한 여성 노동자들이 임신하는 것을 금지시키까지 했다. 이런 조치는 불법일 뿐 아니라, 비인간적 조치로 현지에서 큰 비난과 논란을 불러왔다.

이렇듯, 해외진출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현지 노동자들의 인권을 제대로 보장해주지않는다. 더 심각한 것은 인권침해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기업들이 항상 소극적이고 회피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사실이다.

해외진출기업들은 외국 사업장 실태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 활동을 감시하는 비정부기구는 거의 없다. 한국 정부도 국제 노동단체들의 요청에 묵묵부답인 경우가 다반사다. 한국 기업들이 외국에서 사회책임에 반하는 일을 저질러도 국내 언론에 보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해외사업장 실태를 객관적으로 바라 볼 경로가 극히 드물다는 뜻이다.

이런 무관심과 방치는 해외진출기업들의 현지 노동자 인권침해를 확대재생산할 것이며 결국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기업들은 해외 사업장을 단순한 ‘공장’으로 바라봐서는 안된다. ‘사회적 책임 경영’을 기반으로 해야만 ‘사회공헌’ 활동이 더 빛난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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