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서

[이승균 연구원] 2015년 탄소배출권 거래제 시행을 앞두고 지난 8월 재계를 대변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국내 투자, 고용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반발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 기후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새로운 기회로 인식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봐야한다”고 강조하는 등 거래제 추진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이미 환경부는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2006 가이드라인’을 준용, ‘국가 배출권 할당계획’을 세워 배출량 산정기준을 마련했다. 지난 9월 2015년부터 3년간 온실가스 배출권 총수량을 16억8700만 KAU(Korean Allowance Unit : 배출권의 이력ㆍ통계관리, 해외 배출권과의 구분 등을 위해 마련한 우리나라 고유의 배출권 명칭)로 확정하고 12만5000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국내 기업 528개를 지정, 산업계와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통해 기업별 배출권을 할당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전경련은 “최근 경제여건 변화에 따라 국가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BAU, Business As Usual. 감축을 위한 인위적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온실가스 배출량 추정치)를 재산정, 할당 총량과 업종별 할당량을 다시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경련의 이같은 대응과 달리, 할당대상에 포함되는 대다수 기업들은 이미 ‘CDP’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에 대응하고있다. 비영리기구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는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와 기회, 탄소경영전략 등을 투자자에게 공개하는 정보공개시스템을 운영하고있다. CDP 한국위원회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연기금을 포함한 722개 금융기관이 서명기관으로 참여, CDP를 통해 기업에 탄소배출 현황 등에 대한 정보를 요청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30여개 금융기관이 서명기관으로 참여한 상태.

기업의 탄소배출 관련 정보 공시가 의무화될 수도 있다. 민주당 이목희 의원이 발의해 국회에 계류 중인 ‘국민연금법일부개정 법률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국민연금공단은 투자에 앞서 투자 수혜 기업의 탄소 배출 관련 정보를 검토하게 된다. 이 법안은 국민연금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 정보 고려 및 공시를 규정하고 있다. 2013년말 현재 국민연금공단이 투자해 5% 이상 지분률를 확보한 국내 기업은 260개에 이른다.

탄소배출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전사적 관점에서 환경경영을 추진하는 환경경영위원회를 구성한 KT는 오는 202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07년 대비 20% 절감한다는 목표아래 행동에 나섰다. 특히 2013년엔 121만톤을 배출하는데 그쳐 2007년 대비 약 10%, 12만톤을 줄이는 성과를 보였다. KT는 지난 10월 CDP가 선정한 ‘탄소경영 글로벌 리더스 클럽’의 5개 기업 가운데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SK하이닉스는 2010년 업계 최초로 ‘탄소경영보고서’를 발간한데 이어 올해 세번째 보고서를 지난 6월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을 기준으로 2015년까지 온실가스 집약도(GHG intensity) 5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13년에는 목표보다 6%를 초과 달성했다. SK하이닉스의 2013년 탄소배출량은 직접배출(Scope1), 간접배출(Scope2), 삼불화질소(NF3) 등을 합쳐 총 344만톤이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탄소경영 글로벌 리더스 클럽’에 5년 연속 선정되면서 국내 기업 중 최초로 ‘명예의 전당’에 올랐고 올해도 이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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