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난 16일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CC Korea)는 ‘모든 것을 공유하고 모든 것을 연결하라’라는 주제로 국제 콘퍼런스를 열었다. 10명의 연사 발표가 끝난 후 박원순 서울시장과 윤종수 글로벌 CC(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이사는 ‘공유도시 서울’을 주제로 대담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대화내용을 전한다. (박원순 시장은 박, 윤종수 이사는 윤으로 표기)

윤 : 서울시는 공유도시를 어떻게 선언하게 됐나? 어떤 계기로 준비하게 됐는지?
박 : 여러분이 잘 아시는 아름다운가게도 사실은 남이 버리는 물건이지만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물건을 나누는 거죠. 그러면서 돈도 벌고 고용도 창출하고 말하자면 저는 늘 이런 컨셉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너무 당연한…

윤 : 시장님이 그리는 공유도시 모습은? 거창한 것이나 작은 것이나
박 : 저는 시골에서 굉장히 가난한 동네에서 자랐습니다. 부모님이 농부셨고요. 그런데 보면 굉장히 열악했잖아요. 흉년도 들고, 물이 없어서 가뭄이 들고, 그러면 집집마다 우물을 못 파기 때문에 동네 우물이 생긴 거고, 농사를 짓기 위해 큰 저수지를 만들잖아요. 그다음에 인력도 부족하기 때문에 두레 같은 것을 조직하고 계를 조직하고. 말하자면 우리가 전통사회를 보면서 공유도시의 최첨단을 볼 수 있는 거죠. 그런데 현대에 와서 개인주위와 사적 소유권 때문에 그런 게 많이 무너졌죠. 함께하면 훨씬 경제적인 것이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중세나 농촌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닙니다. 현대적인 삶을 영위하면서도 공유할 것들을 찾아보면 굉장히 많습니다. 아파트를 보면 집집마다 개미구멍 들어가듯이 그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고자 합니다. 예컨대, 세탁기를 왜 그렇게 집집마다 두고, 밥은 왜 따로 먹습니까. 같이 밥 먹으면 서로 대화 나누고 공부도 하면 되는데 집집마다 따로따로 노니 인간관계가 끊어지고. 저는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첫 번째 덕목이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이 되니 20조원의 채무가 있었습니다. 하룻밤 자고나면 21억원의 이자를 내는 거죠. 서울시가 부자인 것 같지만 이런 상황입니다. 기업과 함께해 윈윈이 되고, 중앙정부도 좋고, 지방정부도 좋은 이런 것들을 개발하다보니 그 중 하나가 공유도시였습니다.

서울시장으로서 큰 민원 중 하나가 주차장을 만들어달라는 겁니다. 직장인이 출근하면 비어있는 주차장처럼 빈주차장을 쓸 수 있게 하자는 생각입니다. 요즘 온라인이 발전돼있으니 그렇게 되면 주차장 하나를 짓는데 드는 수백억원을 아끼는 겁니다. 공유도시는 그런 것에서 출발했습니다.

윤 : 요즘 공유경제 관련 이슈들이 나오고 있는데, 골치 아픈 문제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기존 산업과 충돌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박 : 공유경제에 걸맞게 모든 규제나 장애는 제거되어야 된다고 원칙적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이게 기존의 제도와 충돌이 일어날 때에는 그것을 해결하는 사회적 합의나 과정들이 필요하죠. 예를 들어, 서울시 입장에서 가장 큰 논란거리 중 하나가 우버 택시죠. 우버 택시는 전면적으로 허용해드리면 좋긴 한데 서울시의 경우 7만대의 허가받은 택시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7만명과 그 가족들이 먹고사는 문제가 걸려있는데 전면적으로 허용해버리면 그분들이 굶어죽게 되죠. 이것을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인가. 기존에 택시 면허를 받아서 운영하는 분들이 우버가 제공하는 효율적이고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면 좋은 거 아닌가요? 그래서 ‘우버가 별도로 필요 없게 해봐라‘ 이렇게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챙겨야 할 문제는 우버 택시를 이용해서 생기는 안전의 문제를 공적 기관 입장에서는 통제할 필요가 있죠. 누가 누군지를 모르는데 어떤 사고가 날지 모르는데 그런 것과도 연관해서 고민안할 수 없죠. 이런 것은 사회적 토론과 합의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것들은 다 허용되고, 장애는 제거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윤 : 그것을 고민하고 하는 곳은 서울시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박 : 법률의 제정권은 국회에 있습니다

윤 : 그것을 잘 연계하거나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지요?
박 : 제도나 법령을 고쳐야 하는게 있으면 중앙정부에 공익적 로비를 하고 있습니다.

윤 : 공유경제 이야기를 했고 범위를 넓혀 디지털이나 정보문화와 관련해 계획하고 계시는 것이 있나요?
박 : 저는 서울시가 세계 최고로 개방된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시는 완전히 벌거벗어라.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다 대중에게 공개하라는 게 제 원칙이고 특별한 주문입니다. 지난 3년 동안 정말 많은 정보가 공개되었습니다. 이른바 네거티브 시스템을 적용한 것이죠.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것이라든지, 정책이 형성중이어서 이것이 알려지면 형평의 문제가 된다든지 이런 것 외에는 완전히 개방했습니다. 개별적 문서뿐만 아니라 데이터 시스템까지도 다 공개하고 있습니다. 열린데이터광장에서 통째로 개방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알아보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어 API 형태로 제공한다든지, 그걸 가공해서 인포그래픽으로 제공한다든지 이런 식으로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필요한 거 있으시면 뭐든지 요청하세요. 서울시가 숨기고 있는 것이 있나요? 보시고 싶은 것이 있으세요? 말씀하세요.

윤 : 제가 봐도 저 정도로 공개하나 할 정도입니다. 하나 궁금한 게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시청의 공무원들이 힘들어하지 않나요?
박 : 서울시청에 출입하는 기자들이 200명 정도 됩니다. 숨기고 있으면 문제가 안될 것을 공개하니까 여러가지 공격받는 일이 있죠. 그렇더라도 우리가 다시 시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개 안하는 것 보다는 공개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윤 : 공유도시 서울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가는 것을 바라십니까?
박 : 아직도 부족한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정보공개를 잘하려면 제대로 만들어야합니다. 그동안 제대로 보존되지 않았던 자료들을 분류하고 수집해 공유하기 위해 서울 아카이브를 만들었고, 300억~400억원을 들여 은평구의 옛 질병관리본부 자리에 건물을 만들 생각입니다. 서울시가 갖고있는 것을 공개하고, 그것을 활용해 앱 산업이 발전토록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게 인프라를 만들어드리고, 플랫폼을 제공하고, 공개해 실제로 그것을 발전시키고 활용하고 산업으로 만들어가는 주체는 시민, 기업 여러분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조례도 만들고 법령도 개선하고 아카이브도 만들고 시스템을 만드는 게 우리가 해드리는 일이라고 봅니다.

윤 : 참석자들께서 궁금한게 있으시면 질문하세요.
‘코자자’ 조산구 대표 : 공유경제 폐인입니다. 서울이 공유경제 수도가 된 것 굉장히 자랑스럽습니다. 에어비앤비나 우버가 엄청난 자금력으로 국내에 와있는데 공유경제라고 하면 원래 시민중심 지역중심이죠. 지역사업자와 엄청난 자본력을 가진 글로벌사업자간에 정상적인 경쟁이 어렵습니다. 공유경제 플랫폼 사업자가 지역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보면 국가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시장님의 생각은 어떤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박 : 기본적으로는 자유로운 경쟁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초기 사업자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거나 홍보를 제대로 해드리거나 자본을 대출해드리는, 이런 일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자자가 이미 잘하고있지 않나요? 코자자는 이미 유명한 것 아닌가요? 저도 하룻밤 자봤습니다. 서울시가 가지고 있는 자원들을 개방해달라든지 여러가지로 구체적으로 제안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할 수 있는 한 도와드리겠습니다.

‘모두의 주차장’ 강수남 대표 : 주차장 공유 사업을 하기 위해 구청의 담당 공무원을 많이 만나고 있는데 담당자들이 공유경제를 좀더 이해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구의 조례를 하나하나 바꿔가면서 일을 하고 있는데 조례를 바꾸는데 서울시가 힘을 보태줄 수 있는가요? 제가 서울시의 주차장 정보를 계속 보며 관심을 가지다 보니, 서울시측에서는 ‘요청을 하면 준비해서 주마’ 이렇게 말씀 하십니다. 계속 일을 하면서 아이디어도 생기고 문제점도 보이는데 이런 것들을 활발하게 제안을 할 수 있는지, 서울시에서 만들어 주기 전에 만드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지 듣고 싶습니다.

박 : 저희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 과제를 주시는 건데요. 공유경제, 공유도시에 대한 이해가 아직은 충분치 않기 때문에 서울시든, 구청이든, 서울시의 여러 출연기관이든 관련된 공무원들을 교육을 시키는 게 필요할 것 같네요. 좋은 제안들이 많이 있는데 공식 플랫폼을 만들어드리면 좋을 듯 합니다. 공유기업이나 공유도시와 관계된 포럼을 하나 만드신다든지, 예를 들어 한달에 한번 씩 의견을 교환하고 거기에 서울시 공무원이나 자치단체 공무원이 와서 함께 듣고 의견을 나누는 과정이 있으면 좋겠네요.

공유기업의 처음 출발은 힘들 것이기 때문에 좋은 사례나 좋은 기업은 널리 홍보해드릴 수 있습니다. 서울시는 어마어마한 미디어를 가지고 있죠. 버스라든지 지하철이라든지 시민들에게 중간 다리가 되어드릴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을 해드리면 아마 기업이 자리 잡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김아령 : 공유도시와 관련해 부산시도 관심이 많습니다. 서울시에서 공유도시를 선포하고 조례를 만들면서 부산시도 만들었습니다. 서울시장님이 서울시만의 것이 아니라 부산에도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전국의 지자체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방법론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서울시가 주도적으로 공유도시를 만들기 위해 전국 지자체 네트워크나, 정보공유를 생각하고 계신지, 서울시만의 노하우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게 잘 만들어지면 중앙정부의 법령을 바꾸는데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울시 뿐만 아니라 전국과 함께하는 공유도시 전략이 있으신지요?

박 : 가만히 있어도 부산에서 그렇게 하셨잖아요. (웃음) 제가 김아령씨께 과제를 드리자면 전국 공유도시 협의체 사무총장을 하십시오. 물론 저희가 다양한 루트를 통해 서로 협력할 수는 있는데 동시에 그런 것을 누군가가 앞장서서 주장하고 촉진시키면 됩니다. 김아령 씨가 만약 임무를 확실히 맡겠다고 하시면 서울시는 기꺼이 그 협의체에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즐겁고 행복하게 일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리적으로는 많은 일을 하지만 이를 통해 좋은 세상의 변화가 일어난다고 생각하면 어찌 즐겁지 않겠습니까? 모두가 하시는 일이 특히 공유도시의 일이 개척자 입장에서 ‘체인저 메이커’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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