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한지희기자] 사회문제를 어느 한 부분이 도맡아 해결할 수 없는 시대다. 이해관계자들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그럼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을까. 소통, 즉 이해당사자들간 커뮤니케이션이 답이다.

협업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중요한 것은 이해관계자의 범위다. 협업의 대상을 폭넓게 이해하고, 그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는 출발점이다.

2009년 발생한 용산참사는 어떨까. 재개발계획을 추진중이던 지방자치단체와 건설회사, 그리고 지역주민간 소통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나.기존 건물 철거와 재개발을 위해 손잡은 지자체와 건설사, 그에 반대해온 용산 거주민 사이에 의미있는 대화는 이루어지지않았다. 지자체와 건설사가 과연 거주민을 이해관계자의 범주에 포함시켰는지 의문이다. 거주민을 진정한 이해관계자로 대우했다면, 그래서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섰다면 그들의 의견에 귀기울이고 재개발과정에 반영하지않았을까. 거기서 소통은 ‘협업’이란 이름아래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사회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과정이었을 것이다.
4bf8b0f3d0984d2f86fec3874c1d3b86_I8noE83xdBtorMM2HGWflcZ이해관계자를 바르게 인지하고 지속으로 커뮤니케이션하며 협업에 성공한 사례는 미국에서 발견된다. 지난 2003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소머빌(Somerville. 미들식스 카운티Middlesex County에 있는 도시)에 거주하는 어린이의 44%가 비만이란 통계가 발표됐다. 이는 곧 사회적 문제로 비화했다. 비만율은 인종이나 민족에 따라 불균형하게 나타났고 비만아동의 70%는 성인이 되어서도 비만을 극복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더해지며 그 충격은 커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기관, 기업들이 다각도로 협력하고 소통했다. 각 단체 대표자들이 지도자 소통그룹을 만들어 매주 혹은 격주로 만났다. 공통된 평가체계를 만들어 서로에 대한 평가와 피드백을 거치며 소통 능력을 높였다. 주목할 부분은 정부와 관련 기관 혹은 기업들외에 더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동참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소머빌에 거주하거나 직장을 두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비만예방을 위해 지역사회에 변화를 주어야한다’는 공통의 아젠다를 설정했다. 정부, 기관, 기업뿐 아니라 지역주민, 소머빌에 직장을 두고있는 모든 사람까지 프로젝트의 이해관계자로 참여해 캠페인 진행상황을 확인하는 소통의 장치를 다양하게 활용했다. 웹사이트를 통해 이해관계자들이 한자리에서 소통하고, 정보획득에 소극적일 수 있는 지역거주민들에게는 지역신문, 소셜미디어, 우편물을 통해 캠페인 진행상황을 꾸준히 알렸다. 비만문제를 겪고 있는 지역주민의 피드백을 자연스레 얻을 수 있었다.

2005년 아이들의 평균 몸무게는 1파운드(약 0.45kg) 가량 줄었고 다양한 사회변화가 일어났다. 각 가정은 비만의 심각성을, 지역주민은 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했다. 소머빌에 위치한 학교들은 학생들에게 건강식단을 제공하고, 40개 이상의 식당도 건강에 좋은 음식들을 팔기 시작했다. 소머빌에 살고 있지는 않지만 소머빌에서 의료기관을 운영하고있던 50명 이상의 의사와 간호사들은 ‘비만’에 대한 교육을 받음으로써 이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여하게됐다. 정부는 17개의 공원을 개조하고 새로운 공원을 4개를 신설하는 등 지역사회 발전에 힘을 보탰다. 이처럼 기관과 기관간 소통뿐 아니라 이해관계자의 폭을 넓히고 외부와 끊임없이 소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다양한 섹터가 모일수록 더 큰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상공회의소 재단(The U.S. Chamber of Commere Foundation)의 기업시민센터(Corporate Citizenship Center)는 ‘파트너십을 위한 교훈’이라는 리포트를 발표했다. 리포트에서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정보공유 및 지속적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한다. 리포트는 NPO와 기업이 파트너십을 맺을 때 필요한 태도를 정리하면서 두 섹터간 협업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을 지적했다. 사회문제를 인식하고 연구하는 NPO는 그 결과를 기반으로 사업계획을 짜고 필요자금을 기업같은 외부기관에서 지원받는다. 사업비전, 미션 등을 기업에 제공하고 자금을 지원받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리포트는 NPO에 대해 “기업뿐 아니라 프로젝트와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모든 이들과 모든 정보를 공유하라”고 말한다. 웹사이트를 활성화해 NPO가 갖고있는 정보, 자료, 사업방향, 진행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밝힘으로써 다양한 섹터들의 잠재적 협업 가능성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비영리단체가 교육의 질을 높이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교육사업에 관심있는 기업에만 프로젝트를 설명할게 아니라 교육이 진행될 지역사회, 교육받을 학생들에게도 그 가능성을 어필해야한다고 충고한다.

NPO와 프로젝트 협업에 참여한 기업도 투자/기부한 자금이 어떻게 사용되고있는지 외부에 밝혀야 한다. 리포트에 따르면 26개 기업 중 10개 기업만이 투자/기부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었고, 투자/기부의 성과에 대해 밝히는 기업은 한군데도 없었다. 다양한 섹터의 참여를 기다리고 커다란 시너지효과를 바란다면 NPO와 기업 모두 프로젝트의 목표와 방향, 진행상황 등을 외부에 꾸준히 제공하며 이해관계자의 폭을 넓히고 그들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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