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코스리 5기 기자단이 만난 사람
[김나영 윤창식 정지윤 기자] 코스리 5기 대학생기자단은 사교육 현장에서 기업들이 해야할 역할이 있다고 판단하고 그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찾아나섰다. 영어교육 사이트 ‘한마디로닷컴’을 운영하는 박기범 대표는 CSR과 사교육의 접점을 고민하는 코스리 대학생기자단이 가장 먼저 만난 사람이다.

지난 10월 6일 홍익대 근처 일반 주택을 개조한 카페에서 코스리 기자단은 교육관련 쟁점에서 우리 시대의 고민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해 박 대표와 터놓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끊임없이 소통하고, 실천하는, 인간미 넘치는 사회적 기업가였다.

Q. 영어교육 사이트를 운영하게된 개인적인 이유가 있었나?
– 토플학원에서 7년 가까이 강의했는데, 당시 대학생들이 수강료나 재수강으로 고민하는 모습을 보며 미안했고 스트레스도 받았다. 1년간 쉬면서 학생들을 위해 어떤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 그때부터 웹사이트에 강의를 올리기 시작했다. 교육을 매개로 장사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 일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우리나라에서는 영어 사교육비로 연간 15조원을 쓴다고 한다. 이런 비용은 비효율적이다. 고치고 싶었다. 모두가 똑같이 학원에 시간과 비용을 지불해도 점수로 1등부터 꼴등까지 순서를 세우는 방식에 대해 불만이 있다. 개인적으론 뉴질랜드에 거주하시는 부모님께 아들 얼굴을 동영상으로 자주 보여드릴 수 있어 좋았다.

그러나 이 일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의지가 있는 학생들이 돈 걱정하지 않고 공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점수와 등수로 나눌 수 없다. 객관적으로 사람의 능력을 평가한다는 핑계로 입시요강이란 틀에 사람을 끼워 맞추는걸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향후 5~10년간 사람들의 생각이 조금씩 진보하면 누구나 이것이 무의미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Q. 어떤 사람들이 한마디로닷컴을 이용하면 좋을까?
– 학원에서 이끄는 대로 잘 따라가는 학생들은 보통 기초가 잘 돼있다. 똑같이 학원을 다니지만 등수를 매기는 체제에 지쳐 자신감이 떨어지며 순응하는 학생들도 있다. 모두가 좋은 점수를 갖도록 이끄는 사회에서는 기초를 다지는 수업이 미흡해진다. 기초가 부족한 학생들로선 공교육이든 사교육이든 수업 수준의 편차가 점점 심해지는걸 절감하게 마련이다.

우리의 ‘Secret grammar’ 같은 수업은 영어시험 종류에 상관없이 기초를 다루는 수업이다. 이 수업을 듣는다면 학원이나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더 쉬울 것이다. 공교육, 사교육 모두에 도움이 되는 수업을 만들어 들려주는 건 의미있는 일이다. 한마디로닷컴의 경우, 요청이 많고 실제 대학생 회원 늘리기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토익강좌를 제공하지 않는다. 영영어를 잘하게 되면 점수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인데, 토익은 영어를 못하기 때문에 점수를 끌어올려준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토익은 영어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수업이 이루어지지않는다.

Q. 대학에서 종교학을 전공했다. 사업에 종교의 영향이 있었는지?
– 가족이 기독교 신자다. 그러나 이 일을 ‘봉사’, ‘사회적 기업’ 개념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선배로서 무언가 주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나 또한 선배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우리 사회가 모든 것을 돈으로만 환산하는 그런 사회는 아님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 내가 먼저 하지 않았어도 누군가는 할 것 같았다. 교육으로 장사하는 풍토는 바뀔 것이라고 확신한다. 교육분야 선진국인 네덜란드, 핀란드, 노르웨이에선 순위를 가르는 교육을 하지 않는다. 우리 교육이 가야 하는 방향이라 생각하고 이 일을 한다.

Q. 대표가 생각하는 ‘참 사교육’이란 무엇인가? ‘한마디로닷컴’은 이런 사교육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까?
– 사교육은 사양산업이다. 우리의 욕망이 만들어놓은 가치 체계가 산업화한 것일 뿐이다. 예를 들어 다이아몬드를 갖고있는 사람들이 ‘좋다’고 말하고, 비싸게 거래를 하다 보면 사람들 인식 속 다이아몬드는 ‘좋은 것’이 된다. 옛날엔 필요한 물건을 생산함으로써 산업이 발전을 해왔는데, 지금은 욕구(desire)를 창출함으로써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교육에서도 명문대를 나와야 잘된다는 욕구가 퍼졌기에 산업화한 것이다. 앞으로 시행착오를 통해 점차 생각이 바뀌고, 아이에게 무엇이 더 중요한지 깨닫게될 것이다. 다만 한마디로닷컴은 사교육을 받아도 그만한 결과를 얻지못하는 아이들을 도울 수 있다.

Q. 공교육에 종사하려는 사람들조차 임용교시를 위해 사교육에 의존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공교육은 어떻게 해야 바로 설 수 있을까?
– 방법이 없다. 행정가들이 정책을 그렇게 정해놨기 때문이다. 대학입시 정원, 수능 출제 기준이 가장 불만이다. 대학이 원하는 사람을 뽑는게 아니라, ‘당신이 대학에 왜 떨어졌는지, 무엇이 부족한지, 객관적으로 말해줄 수 있다’고 강변하는 시스템이다. 가르치는 사람이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을 뽑는 시스템이어야한다.

“경쟁력을 갖추도록 도와준다”는 사교육 강사들의 말에 사람들이 의존하는 듯하다. 한달 안에 몇점 올려준다는 광고에 현혹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광고보는 그 사람만 올려준다는 뜻이 아니다. 수강생 전체의 점수를 다 올려주겠다는 거다. 내 집값이 오르면 마냥 좋을까. 다른 집값도 오르고 결국 서민들만 힘들다. 그러나 비관하진 않는다. 5~10년 사이에 바뀔 것이다. 한사람, 한사람 마음을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교육 문제 뒤엔 학부모들의 욕망이 있다. 욕망을 충족시켜줄 시스템을 다 갖춰놓고 다이아몬드를 갖지 말라는 말을 해봐야 들리지 않는다. 부모의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한다. 부모가 해결불가능한 욕망을 내려놓았을 때 진정한 인재가 탄생할 것이다. ‘

Q. 2012년 10월 코스리와 인터뷰한 일이 있다.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나?
– 사업측면에서 나아진 것은 없다. 2012년 사회적기업 지원금 2700만원, 2013년 상금 1000만원이 들어온 정도. 조금은 회의감이 들기 시작하기도 한다. 정부에서 지원해주면 정부가 원하는 일을 한다. 공익성을 앞세운 기업이 수익성을 내는데 한계가 있다. 사업을 확장하려면 더 많이 투자받고, 지원사업도 찾아다녀야하지만 소셜미션이 약해질 수 밖에 없다. 애초 이 사업으로 수익을 낼 계획도 없었다. 우리 교육에 대해 믿는게 있었기에 재미있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강의 동영상찍는게 내가 좋아하는 일이어서 후회는 없다.

Q. 한마디로닷컴을 더 활성화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 지금은 결핍의 시대가 아니라 욕망의 시대다.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만들어내고, 돈을 지불하도록 유도한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의식주에서도 이런 흐름이 나타난다. 지나치다고 본다. 억지로 많은 사람이 우리 강의를 듣도록 만드는 시스템은 원하지않는 이유다. 내가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영어 하나뿐이다.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듣고, 그에게 도움이 된다면 지금 회원들만으로도 과분한 일이다. 어떤 힘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받아 커지는 것보단 사람들이 서로 좋아 왁자지껄해 질 수 있기를 바란다.

한마디
Q. 앞으로 주력 타겟이 어디인가. 확대 계획도 있을텐데.
– 대학생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 토익 대신 대학생들에게 주고싶은 메세지가 있다. 남들이 세팅해 놓은 기준에 따라서 살지 않길 바란다. 내 영어는 내가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 배짱을 가졌야한다. 그런 친구들이 한마디로닷컴에서 많이 공부했으면 한다. 또 실제로 그렇다는 결실을 보고 싶다.

Q. 앞으로의 활동계획이 궁금하다.
– 창립 1주년때 오프라인 강의를 한 일이 있다. 사람들과 즐기는 자리를 만들려 했는데 사람들은 무언가 들으려 하고 나 혼자 얘기하는 식이었다. 대안이 생긴다면 또 하겠지만 지금은 안한다. 가장 잘할 수 있고 행복하기에 계속 강의를 찍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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