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

그루. 그루는 나무를 세는 단위다. ㈜페어트레이드 코리아의 브랜드 그루[g:ru]는 한그루의 나무가 자라 숲을 이루듯 한 사람 한 사람의 손길이 나무가 되어 숲을 만들기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그루는 공정무역의 이념과 제품을 국내에 소개하기 위해 2007년 시민주식회사로 설립된 사회적 기업이다. 2012년 기준 연매출 10억원, 사원 15명 규모에 머물며 패션 수공예 제품만 생산하던 그루는2013년부터 상품군을 의류, 소품류, 리빙제품류, 식품 등 총 700여종으로 확대해 공정무역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변신했다.

그루 이미영대표, 그루제공
그루 이미영대표, 그루제공

그루의 이미영 대표는 환경운동가로 활동을 하면서 빈곤국가의 최대피해자는 여성이라는 생각을 하게됐다.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공정무역도 처음 접했다. 공정무역 시장이 활성화된 몇몇 선진국 사례를 보며 우리나라에 공정무역의 이념과 제품을 소개하고자 ㈜페어트레이드 코리아를 설립했다고 한다.

그루는 한국에서 100% 디자인하고 네팔, 방글라데시, 인도 등에서 현지의 전통기술로 상품을 생산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그루의 디자이너들은 패션 전문기업이나 대기업에서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패스트 패션과 소비자, 시장흐름을 잘 파악하고있는데다 그루의 현지 생산자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공정무역 하면 커피나 초콜렛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일반인들에게 조금 낯선 패션 공정무역을 하는 그루는 생산자들에게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 전통 옷 제조 방식 문화를 보전하는 것에 가장 큰 가치를 두고 있다. 초콜렛이나 커피등의 농업 공정무역은 단순히 농업기술력이나 노동력을 돕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패션 수공예 공정무역은 일련의 생산과정이 모두 생산자들에게 이익이 된다.제품을 생산하는 사람들은 현지의 천연염색, 손자수, 자연소재, 전통기법을 이용해 상품을 생산한다.

그루의 홍보마케팅팀 박영주 팀장은 “디자인을 현지에 전달하고 샘플화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상품이 만들어지기까지 거의 1년이란 시간이 걸려요. 현지 전통방식을 고수하면서도 한국시장에 맞는 디자인들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그루가 지속성장하는 이유라고 생각해요”라고 설명했다. 또 “생산자들이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기술을 유지토록 하는게 이 사업의 핵심입니다. 손뜨개나 종이로 옷을 제조하는 기술을 보전하는 것도 중요하죠. 이런 과정을 통해 빈곤국 여성들이 자존감과 자립심을 갖고 경제적인 수익을 얻는 것은 물론, 현지의 전통문화까지 보존하게 됩니다. 효율성보다는 생산자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이 그루 수공예의 특징입니다”라고 말했다.

처음 그루가 협력관계를 맺은 공정무역 수공예 단체는 6개. 지금은 24개로 불어났다. 24개 단체의 생산자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있다. 어느 단체는 내전으로 마을 전체가 남편을 잃어 생계를 책임진 과부로 구성돼있고 나이든 매춘녀로 구성된 단체, 고아와 아이들이 함께 일하는 단체도 있다고 한다.현지에는 이들을 관리하고 업무를 도와주는 인력이 함께 일하고 있다. 이렇게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경제적으로 자립도가 낮았던 여성들의 지위가 높아진 사례는 많다. 경제력이 주는 파급력은 생각보다 크다. 아픈 남편에게 차를 사주기도 하고, 눈이 보이지 않는 인도의 여성은 손뜨개 기술로 미래를 위한 저축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활동을 위해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의 지원을 받아 네팔 카트만두에 S.E.A센터(Social Enterprise Activation)를 설립했다. 봉제 디자인 교육으로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해 경제적인 자립을 돕기 위해서다.

“공정무역이란, 깨끗하게 만드는 일?”

네팔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전력공급이 중단되는 것은 물론, 정부가 정해놓은 특정시간에 일괄적으로 전기사용이 불가능하다. 출퇴근이 불가능한 환경 탓에 가내 수공업만 전념하는 사례도 많다. 이런 사정때문인지 어두운 곳에서 만들어 먼지가 붙어있거나, 마감이 제대로 안된 경우도 많다고 한다.이런 부분에 주의를 많이 주다 보니 생산자들은 “공정무역은 깨끗하게 옷을 만들어 와야 하는거야”라고 이해하는 경우도 있다. 이 역시 공정무역의 단면일 수 있다. 막상 공정무역이 진행돼도 생산자들은 공정무역을 충분히 이해하지못하는게 현실이다.

박영주 팀장은 “생산자들의 삶이 변하는 모습을 보는 것, 그들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아요.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감동을 받습니다. 다양한 배경과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누군가를 돕기 위해 그루에 찾아오고 그들의 물건을 구매하는 모습을 보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그루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더 발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람들을 만나 생각을 주고받으며 발전하고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긍정적인 자극을 받는 것이 가장 큰 감동”이라고 말했다.

그루에서 판매중인 상품들
그루에서 판매중인 상품들

박 팀장은 “핸드메이드의 감성을 이해하는 매니아층이 존재해요. 그들은 마무리가 이상하면 ‘내가 직접하면 되지’할 정도로 이해를 하세요. 옛날 엄마가 옷을 직접 만들어 주셨던 그 느낌을 기억하는거죠”라며 “화학제품이 들어가지 않은 유기농 제품의 매력을 이해하고 천연염색, 배틀의 손맛을 가진 상품들의 매력을 받아들이는 이해가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가끔 물건을 사러온 고객들에게 이런 스토리를 이해시켜 물건을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소비자들이 공정무역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지속적인 일자리 제공을 위해 필요한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공정무역을 통해 이미지 마케팅만 하려는 부정적 사례가 있다’는 질문에는 “윤리적 소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책임의식이 필요합니다. 공정무역의 10대원칙을 지키는 단체들은 과정도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어요. 대기업들은 100% 공정무역을 하지 못합니다. 소비자들의 책임인식이 필요하고 공정무역에 대한 국내 기준도 필요해요. 한국공정무역단체협의회(KFTO)와 함께 기준을 만들고 캠페인을 진행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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