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책

사회적기업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는 기업활동으로 ‘가치’를 창출해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있다. 고용노동부가 인증한 사회적기업은 시행초기인 2007년 50여개에 불과했으나 2013년말엔 1000개를 돌파했다. 비약적 성장이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사회적기업센터가 문을 열고 사회적기업 확산을 도왔다. ‘1사 1사회적기업’ 등 대기업과 사회적기업간 협업이 진행됐고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2007년부터 진행한 ‘사회적기업 육성법’ 등 정부의 진흥책도 사회적기업 성장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이런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사회적기업들이 본연의 ‘가치’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지는 검토가 필요하다. 일반 영리기업과 달리 사회적기업은 공익과 수익성 즉, 사회적 목적과 경제적 목적을 동시에 추구하는 조직이다. 사회적 목적은 취약계층에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며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것이 핵심이다. 경제적 목적은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 및 판매 혹은 재생산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의미다. 현재까지 다수의 사회적기업이 수익보다는 공익성에 치중해왔다. 이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따라 설립,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고용 자체에 중점을 두고 진행하기에 많은 기업들은 보조금을 받는다. 인건비의 경우 1년차에 90%, 2년차에 70%, 3년차에 50%를 지원한다. 정부의 진흥책이 무색하게도, 지원이 끝나면 자생력 부족으로 직원들의 인건비를 지급하지 못하고 사회적기업 인증을 취소한 채 문을 닫는 경우도 허다하다.

사회적기업의 목적별 분포를 보면(2012년 기준) 일자리 창출과 연계된 일자리 제공형이 60%에 육박한다. 일자리와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가 20%, 사회적 서비스만 제공하는 형태는 10%에 불과하다. 사회적기업의 생태계(Ecology)가 건강하게 구축돼있는지, 과연 이들의 일자리 창출 기반과 경쟁력이 무엇인지 의문이 들게된다.

사회적기업의 주요사업영역은 크게 취약계층대상 업, 제조업, 식품/환경업, 교육 및 문화사업 등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사업의 상세군을 자세히 살펴보면 사회취약층에 재화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게 분명하지만 시장에서 구매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실질적 ‘경쟁력’은 부족하다는게 뼈아픈 지적이다. 이들의 사업 자체가 공익성 요건을 제외하고는 ‘차별성’이 부족하고 진입장벽이 낮은데 기인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취약계층사업의 가사서비스나 제조사업의 정신지체장애인 칫솔생산, 식품/환경사업의 사랑의 집 고치기, 교육 및 문화사업의 문화예술사업 등은 굳이 사회적 기업이 아니더라도 영리성을 가진 법인체가 얼마든지 쉽게 대체할 수 있다.

문제는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 존재한다. 우선 사회적기업 육성을 위한 지원방안 중 재화와 서비스 측면의 ‘가치’창출이 미흡했다. 지원제도로는 경영지원, 시설비 등 지원, 稅制 지원, 전문인력과 일자리 인건비를 위한 재정 지원, 사업개발비 지원 등이 있다. 앞의 4개 항목이 사회적기업의 설립초기 운영을 위한 지원책들인 반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사업개발비 지원은 금액을 제외하곤 지원 프로세스가 명확하지 않다. 둘째로 사회적기업과 연관 기관들이 사업화 아이디어를 인큐베이팅하고 마케팅하는데 문제가 있다. 사회적기업이 자생력을 갖기 위해서는 사회 혹은, 지역사회의 구성원이 느끼는 ‘불편한’ 것들을 ‘덜 불편한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와 실행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를 위한 기술과 품질, 대중에 다가갈 수 있는 마케팅과 장기적 수익구조가 제대로 이뤄지고있는 지는 의문이다. 더욱이 사회적기업이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을 개발해도 이를 제대로 판매할 수 있는 판로가 있느냐가 문제다. 실제 대전의 한 식품분야 사회적기업은 기술과 품질력을 인정받았음에도 장기적인 납품처를 구하지못해 어려움을 겪고있다고 보도된바 있다.

사회적기업들이 경제적 ‘가치’를 입증받기 위해서는 먼저 정부의 지원책이 보다 세분화, 구체화돼야 한다. 사업개발비 지원의 경우는 품질 프로세스 검증, 차별화한 기술 및 서비스에 대한 평가제도, 구체적 지원방안이 필요하다. 사회적 목적성 이상으로 편의성과 효용을 제공할 경우에는 가중치를 둬 평가하되, 기술 및 서비스가 기업의 장기적 운영에 핵심역량이 될 수 있도록 실질적 투자방안을 모색해야한다.

사회적기업에 전문가들을 연결해주는 지원책도 절실하다. 대부분의 사회적기업은 소규모여서 대개 10인 이하 구성원이 운영에 필요한 모든 업무를 실행한다. 장기적 운영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발굴’과 ‘기술 및 서비스 개발’이다. 소수 인원이 하기에 힘든 부분들을 지자체나 정부, 다양한 기관에서 파악하고 사회적기업의 업종, 결과물, 설립목적, 기업현황등을 고려해 ‘적정전문가’를 매칭해줄 필요가 있다. 이것이 구체적 성과물을 내기 위해 인센티브제를 시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로드맵 구축을 위한 공유모임도 필요하다. 지금까지 사회적기업의 개별적 활동결과를 공유하는 모임이나 해외 사업 사례를 공유하는 모임이 주로 있었다. 장기적 관점에서 방향성을 공유하는 모임이 상대적으로 부족한게 사실이다. 사회적기업은 그 특성상 네트워크 조직뿐 아니라 개발-마케팅-영업-유통 측면에서 협업과 공유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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