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씨1

[전경진 기자]

“힐링은 바깥에 있지 않아요. 무언가를 소비하거나, 어딘가 먼 곳으로 떠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순간의 자신의 감정을 느끼고,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대추씨 권민희 대표의 말이다. 대추씨는 매우 딱딱해 먹을 수 없는 못난 씨다. 우리마음에도 그러한 딱딱하고 못난 응어리 같은 것들이 있지만, 잘 돌보고 가꾸면 싹이 트고 나무가 되고 열매를 맺을 수 있다. 대추씨는 소통과 힐링의 문화프로젝트, 일명 Social Nurturing Services를 기획, 공동체 문화 회복을 위한 대안적 모델과 가치를 창출하는 소셜벤처다.

2010년 작은 모임으로 시작된 대추씨는 2012년 청년등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지원을 받았고 2012년 10월 법인을 설립했다. 2013년도에는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차 정몽구 재단에서 주관하는 H온드림 펠로에 선정되었다. 2014년 협동조합 ‘대추씨’를 목표로 하는 권민희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사)인순이와 좋은 사람들이 주최한 에서 부모힐링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출처 : 대추씨
(사)인순이와 좋은 사람들이 주최한 <다함께 꿈꾸는 캠프>에서 부모힐링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출처 : 대추씨

Q. 대추씨를 기획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소통과 공감, 힐링을 테마로 선정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 직장 생활을 10년 가까이 하면서 스트레스가 컸다. 돈 써가며 스트레스를 풀려했지만 늘 일시적 효과뿐이었다. 직장에서 스트레스 받아가며 번 돈으로 바깥에서 소비해 스트레스를 푸는게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스스로 명상도 하고 ‘나 스스로에게 밥상 차려주기’ 등 작은 일들을 계획, 진행해보면서 외롭지않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갖게됐다. 사회에도 그런 문화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2010년 퇴사 후 개인적으로 힐링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주변의 반응이 좋고 스스로도 삶의 보람을 크게 느껴 ‘계속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힐링프로그램에 참여하던 청년들과 함께 ‘대추씨’라는 이름으로 사업계획서를 내 사회적기업육성사업 지원금을 받게됐다. 2012년 한해 동안 지원금을 알차게 잘 사용했다.

Q. 힐링 프로그램 ‘대추씨’가 사회적기업으로서 갖는 차별성은 무엇인가.

– 처음엔 ‘대추씨가 과연 사회적기업일까’에 의문을 갖고 시작했다. 사업계획서에는 2011년 홍대 인근에서 시작한 ‘어른이 놀이터’라는 힐링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그 프로젝트가 지속되면 좋겠다’, ‘프로그램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네트워크를 생성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썼다. 또 개인의 문제가 사회적 문제와 별개가 아니라는 점을 중점적으로 이야기했다. 자기 삶 안에서 무언가를 경험함으로써 에너지를 갖고 사회에 나아갈 때 몰고올 긍정적 변화를 얘기했다. 개인이 아닌 집단 프로그램을 통해 ‘공동체성’을 인식하고 이런 개인의 변화를 통해 사회가 바뀌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다문화캠프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권민희 대표. 출처= 대추씨
다문화캠프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권민희 대표. 출처= 대추씨

Q. 공동체성 회복 프로그램을 경험한 이들의 반응은?

– 한살림 협동조합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했을 때, 각각의 개인들이 한살림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느끼는 과정을 보며 ‘사람들은 혼자서 치유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속에 연결돼있고 그 속에서 성장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단순한 힐링프로그램이 아니라 공동체성을 발견, 회복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협동조합원들과 마을공동체의 공동체성을 발견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있다.

Q. 대추씨가 가진 비즈니스모델, 수익창출 구조는

– 대추씨는 힐링프로그램 교육사업으로 사업자등록을 했다. 일차적으로는 힐링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함으로써 수익을 얻는다. 2014년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기업의 CSR 활동과 연계해 수익모델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Q. 가장 애정이 가는 힐링 프로그램이 있다면

– 아무래도 ‘대추씨’의 시발점이 된 ‘어른이 놀이터’다. 그 때 참여했던 한 사람 한 사람, 대추씨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이 잘 살아가고 있다. 그들이 세상에 뿌리내리고, 자신을 돌보고, 성장해 나가는데 대추씨가 도움을 드린 것 같아 기쁘다. 2013년에는 ‘어른이 놀이터’를 많이 못했다. 올해는 정기적으로 열려고한다.

Q. 2012년이후 새터민, 학교 밖 청소년, 다문화 가정 등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 진행해왔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

– 새터민, 학교 밖 청소년, 다문화 가정 프로그램은 대추씨의 기획력과 네트워크가 잘 발휘된 사례였다. 앞으로 대기업 CSR 활동과 연관지어 프로젝트를 기획하는데 도움이 될 좋은 경험이었다. 특히 취약 계층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오만한 편견, 착각임을 깨달았다.

처음엔 기업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에서 수익을 내고, 그 후에 취약계층 대상 프로그램을 하겠다는 단순한 생각을 했었다. 2012년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정말로 진정성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2012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취약계층에 접근하는 방식을 달리했다. 그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프로그램을 기획, 연구하고 있다.

오요리 영스쿨에서 청소년 대상으로 마음힐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대추씨
오요리 영스쿨에서 청소년 대상으로 마음힐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대추씨

Q. 소셜벤처로서 대추씨를 운영하면서 특히 어려웠던 점은

– 사업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하는 것과 관점이 달라져야 하는데 그 부분이 쉽지 않았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그렇듯 수익이 당장 창출되는 것도 아니다. 사회적 기업의 대표로서 ‘나 아닌 다른 사람이 해도 되지 않을까’ 라는 부담감도 컸다. 현재 대추씨에 고용된 사람은 저를 포함해 2인이다. 프로그램 진행자들과 연계해 꾸려나가고 있기에 결속력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2012년 설립 이후 대표로서 고충을 겪으며 스타트업, 사회적기업 대표들을 위한 힐링프로그램을 기획해보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Q. 대추씨가 중점을 두고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 머리로 생각하는 것보다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3년에 깨달은 것인데, ‘자기 정직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다. 힐링을 원하고 힐링 교육 프로젝트를 나누고자 하지만 이런 목적이 가끔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다. 그러나 ‘내가 이럴 때 힘들어하는구나’, ‘이럴 때 싫어하는구나’를 분명히 알아차려야한다. 힘들고 싫은데 무조건 괜찮다고 하면 저도, 프로그램도 오래가지 못한다. 자기 감정에 솔직해지고 수용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힐링 교육 프로그램 ‘대추씨’를 운영하는데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Q. 2012년에는 지원금을 받아 총 87회의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2013년엔 연구, 기획에 집중했다. 2014년의 목표가 궁금하다

– 2012년 후반기에 사업 가능성을 발견하고자 기업체와 프로젝트를 시작해보니 갖춰야 할 것도 많고, 연구해야 할 것도 많아서 2013년부터 프로젝트 단위로 기획,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다문화 캠프에서 프로그램을 기획, 진행해봤고하반기엔 현대차그룹, 사회적기업 JUMP, 서울장학재단과 함께 진행하는 H-Jump School에서 정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올해는 작년에 이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기업들과 CSR 프로그램을 기획해 개별 프로그램인 ‘어른이 놀이터’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협동조합 형태로 나아가고자 준비하고 있다.

2013 소셜벤처 아이디어 경연대회 멘토링 캠프에 멘토로 참여한 대추씨. 출처=대추씨
2013 소셜벤처 아이디어 경연대회 멘토링 캠프에 멘토로 참여한 대추씨. 출처=대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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