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력

사회적기업은 사회적 미션과 경제적 이익을 함께 추구하는 기업을 말한다. 경영활동을 통해 이익을 내고 생존해야한다는 점에서 여느 영리법인과 다를 바 없지만, 사회적 목표라는 또다른 짐까지 짊어진 뭔가 색다른 존재다.

정부는 각종 지원제도를 동원해 사회적기업을 적극 발굴, 육성하고있다. 사회적기업이 사회문제 해결의 핵심 주체로 자리잡고있는 것도 대개 정부지원의 결과로 여겨진다. 그러나 사회적기업이 지속가능하게 발전하고 성장할 지에 대해선 여러 시각이 존재한다. 정부의 지원은 사회적기업이 자립기반을 구축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됐을까. 사회적기업을 직접 경영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사회적기업 육성제도의 현실을 짚어보고 바람직한 미래상을 점검해본다.

정부는 사회적기업 운영 초기 5년동안 인건비, 경영지원비, 사업개발비 등을 지원해주고 있다. 또 ‘청년 등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통해 사회적기업가를 발굴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꾸준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사회적기업의 질적 성장은 미흡하고 수익구조는 취약하다. 사회적기업의 유형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인건비 위주의 획일적인 지원 사업을 펼침에 따라 기업의 실질적 성장에 필요한 지원은 오히려 부족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지난 2012년 사회적기업 지원 전체 예산은 1760억4300만원. 이 중 인건비 지원 예산이 자치단체 보조금액을 포함해 1237억원에 달해 약 70%를 차지했다. 청년 등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역시 기업별 특성이 아닌 ‘발굴, 예비, 인증’이라는 기업 성장의 과정으로 구분해 지원하고 있다. 획일적 지원정책으로 인해 사회적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자립하기엔 어려움이 많다.

2010년 사회적기업의 사별 총수입액은 평균 8억1700만원으로 나타났다. 사회적기업의 총수입 대비 총지출 비중은 평균 96.5%다. 1000원의 수입이 생겨도 지출이 965원에 이르는 것. 총수입에 정부지원금과 민간후원금이 포함돼있음을 감안하면 사회적기업의 순매출은 미미한 셈이다. 정부와 민간의 지원금이 없다면 사회적기업은 적자를 낼 확률이 높다. 2007년 기준으로 사회적기업의 매출액 대비 당기순이익 비율은 9.9%였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0년에는 2%에 불과했다.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은 전국 21개의 위탁기관을 통해 1년 동안 사업비 3000만원과 인건비, 공간, 멘토링 등을 지원한다. 하지만 1년의 인큐베이팅 및 지원이 끝나면 사후관리와 지원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지원기간동안 사회적기업가들은 자체 수익을 필수적으로 발생시켜야하는데 대부분 기업이 안정적인 운영과 자립까지 평균 2~3년의 시간이 필요한 현실을 감안하면 한계가 뚜렷하다. 정부의 획일적인 지원만큼이나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정해진 틀 안에서 사회적기업을 운영해야 한다’는 한계다. 실제 육성사업으로 지원받고있는 사회적기업가들은 장기적인, 기업별 맞춤식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요리 한영미 대표는 “사회적기업이 시작하는 시점뿐 아니라 성장 후 다음 단계에 서도 구체적인 지원과 기업 맞춤식 개별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새의상실 최하나 대표 역시 ‘장기적인 지원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는 사회적기업이 양적, 질적으로 성장하고 지속적으로 운영해나갈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돼있지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부 지원기간 후 사회적기업이 기업으로서 자생력과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꾸준히 제기된다. 사회적기업을 설립목적이나 유형에 관계없이 육성·예비·인증 등 기준에 따라 획일적으로 지원하고, 세금이나 사회보험료 등 몇몇 지원도 인증받은 사회적기업에만 한정하는 식으로 운영하고있다.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을 통해 개인이나 기업이 후원 캠페인에 기부하는 플랫폼을 운영중인 위제너레이션 홍기대 대표는 정부 지원을 받지않고도 지속적으로 기업을 경영하면서 소셜 미션을 꾸준히 추구하고있다. 일반 스타트업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기업 운영을 시작한 그는 현 사회적기업 지원제도가 성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못한다고 말한다.

“정부의 지원 기간 동안에는 기업이 무리없이 생존할 수 있더라도 그 후에는 성장과 생존이 불확실하다. 사회적기업 지원프로그램 대부분은 다른 창업 프로그램과 달리 사업성이나, 수익성보다 사회적 활동에 더 많이 집중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수익 창출 플랫폼을 찾지못한 채 지원기간이 끝난다. 지원의 보호막에 안주하던 사회적기업이 시장의 다양한 위협 요소들에 안일하게 대처하는 경향이 강하다. 기업의 실질적 생존전략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프로그램이 마련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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