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창

사회적기업은 사회적 미션과 경제적 이익을 함께 추구하는 기업을 말한다. 경영활동을 통해 이익을 내고 생존해야한다는 점에서 여느 영리법인과 다를 바 없지만, 사회적 목표라는 또다른 짐까지 짊어진 뭔가 색다른 존재다.

정부는 각종 지원제도를 동원해 사회적기업을 적극 발굴, 육성하고있다. 사회적기업이 사회문제 해결의 핵심 주체로 자리잡고있는 것도 대개 정부지원의 결과로 여겨진다. 그러나 사회적기업이 지속가능하게 발전하고 성장할 지에 대해선 여러 시각이 존재한다. 정부의 지원은 사회적기업이 자립기반을 구축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됐을까. 사회적기업을 직접 경영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사회적기업 육성제도의 현실을 짚어보고 바람직한 미래상을 점검해본다.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산업구조조정에 따른 실업과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방편 가운데 하나로 사회적기업 육성에 눈을 돌렸다.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고령화와 저출산, 전통 가족구조의 해체 등 사회 서비스 수요가 커지자 정부는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과 복지 확대 측면에서 사회적기업을 적극 도입했다.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 제정은 중요한 계기가 됐고 이후 사회적기업 육성이 본격화했다.

우리나라에서 사회적기업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특수한 목적을 띠고 시작된게 사실이다. 저소득층, 고령자,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지원한다는 명분이 있었고 그 때문에 한국의 사회적 기업은 영국, 미국, 유럽 등과 달리 정부주도로 발전해왔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사회적기업은 일자리제공형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사회적기업은 ‘일자리 창출’이란 미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더 큰 문제는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 기업’이란 시민들의 인식이 굳어짐에 따라 사회적기업 운영에 장애가 되고, 사회적기업가에 적지않은 부담을 준다는 점이다.

애로우애드코리아 최근준 대표는 “인건비를 지원해주기에 적은 비용으로 인력을 고용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회사에 꼭 필요하지 않더라도 고용을 해야만한다는 점에서 회사나 직원들에게 부담이 되기도 했다”며 “취약계층 가운데 고용하고싶은 사람을 서류문제로 포기한 경우가 있었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고용조건에 대한 고려가 매우 미흡하다는 데 있다. 사회적기업 지원 중 ‘인건비 지급’의 경우, 사회적기업이 사회적 일자리 창출 사업에 참여하면 최저임금 수준의 인건비와 사업주 부담 사회보험료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사회적기업이 수익모델을 안정적으로 갖추지못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다보니 ‘최저임금 일자리’만 양산하고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사회의 인식과 관련, 단잠의 허성용 대표는 “일자리에 국한돼있다”고 단언했다. 허 대표는 “정부도 인력 지원만 해주면 된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며 “사회적기업 일자리는 최저임금인데 이게 과연 좋은 일자리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에덴 프로젝트의 양순모 대표도 사회적기업 육성제도에 고마움을 나타냈으나 인건비 부분에 대해선 아쉬움을 토로했다. “우리의 경우 육성사업으로 인건비가 지원되지는 않았고, 실제 인건비를 무조건 지원하게 되면 나름대로 폐단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인건비를 현금으로 지급해줄 수 없다면 다른 방식으로 인적 네트워크를 보완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7월 ‘사회적기업 활성화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사회적기업의 재정의존도를 감안, 지원 종료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고 근로자의 장기고용을 유도하기 위해 예비 1년차에 인건비를 100% 지원하던 기존 지침을 바꾼 것. 2014년부터 자부담 비율을 10%로 설정하고, 단계적으로 재정지원 비율을 축소한다. 일자리의 지속성을 높이기 위해 장기고용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의지를 담았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사회적 기업가들의 고충을 충분히 고려했는지 여전히 의문이 제기된다.

사회적기업이란 무엇인가? 사회적기업의 존재의미는 일자리 창출에 국한되지 않는다. 정부가 사회적기업의 일자리 창출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이는 ‘소규모 창업 장려’에 불과하다. 특히 일자리 안정성은 고용의 질과 불가분의 관계임을 잊지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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