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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균 연구원] 국민연금 투자의사 결정에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요소(ESG,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를 고려할 수 있고, 이에 따른 기금 관리, 운용 현황을 공시해야 하는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달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됐다. 자산규모 500조원, 세계 3위 연기금으로 올라선 국민연금의 관리와 운용에 있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경영 요소를 반영할 법적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개정된 국민연금법 102조 4항은 ‘기금을 관리ㆍ운용하는 경우에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증대를 위하여 투자대상과 관련한 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등의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공단이 기존에 운용하던 6조2625억원의 사회책임투자(이하 SRI) 펀드뿐 아니라 나머지 기금에 대해서도 투자대상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요소를 고려해 투자할 수 있게 된다. 또 SRI 방식을 통한 기금 투자도 일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새정치민주연합 이목희 의원이 2013년 8월에 대표발의 한 원안에서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요소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그 이유를 공시하여야 한다’고 명시돼있었으나 개정안에서는 제외됐다. 대신 여야가 합의해 105조 제1항 제5호에 ‘제102조제2항부터 제5항까지에 따른 기금의 관리ㆍ운용 현황에 관한 공시 대상 및 방법’이 신설, 향후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구체적인 공시 방법을 결정토록 해 보건복지부 동의 하에 법안이 통과된 상태다.

당초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기금의 장기적인 수익성과 공공성 확보를 위한 책임투자 규정 신설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최근 미국 연방공무원연금제도의 사회적 책임투자에 대한 미국 의회 조사결과 사회책임투자가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결론이 제시된 바 있다“며 규정 신설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또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족하고, 적절한 투자처가 적은 현재의 국내 상황에서 그것을 고려하지 않은 이유까지 공시를 하도록 한다면 투자 의사결정을 제한하여 수익성까지 저하시킬 수 있다”며 반대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런 의견들이 이번 개정안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 악화 우려에 대해 이 의원은 지난달 23일 국회방송에서 “이런 요소를 다 반영하면 수익률이 낮을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그렇지 않다. 동 기간 SRI 펀드의 투자수익률은 7.31%로 연금 전체 수익률 5.88% 보다 높다”며 “국민의 돈인 국민연금의 투자 결정에 앞서 비재무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선진국에서 연기금이나 공적자금을 사회책임 투자에 입각하지 않고 투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반박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2009년 일찌감치 국제적인 사회책임투자 원칙인 UNPRI(UN Principle for Responsible Investment)에 가입하고 이를 국민연금기금 운영의 주요 근거인 ‘국민연금기금 운용지침’에 명시했다. 또 위탁운용사를 통해 SRI 펀드를 운용해오며 그 규모를 2009년 1조2000억원에서 2013년 6조2625억원으로 꾸준히 늘려왔다.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 SRI 펀드가 일반 펀드와 차별성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는 비판도 이어져왔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의 사회책임투자지수인 KRX SRI(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 상장종목 중 ESG 통합평가에서 B+ 등급 이상을 받은 기업으로 구성됐다)의 72개 종목 중 코스피 200에 포함되지 않는 회사는 6개사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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