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p[코스리 이진호 기자] “소비자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기업의 CSR 활동이 중요해지고 있다”

CSR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는 이제 흔히 접할 수 있다. 사회공헌 활동은 기업에 있어서 당위의 명제다. 경제민주화도 같은 선상에 놓여 있다. 소비자는 공익에 부합하는 다양한 활동을 기업에 요구하고 기업은 그런 요구를 수용한다.

소비자의 힘은 어떻게 기업의 CSR 실천을 이끄는 동력으로 작용하는 것인가? 기업은 단순히 소비자들의 눈초리가 무서워 많은 돈을 기부하고 공익사업을 하는 것일까?

기업이 CSR 활동을 하는 것은 어쩌면 도의적 측면의 행위다. 그러나 기업이 순전히 소비자의 일방적인 요구에 마지못해 응하는 것은 아니다. CSR은 기업에게도 경제적 유인으로 작용한다.

기업은 상품 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더 큰 수익을 위해서는 소비자가 상품을 선택하는 기준을 파악해야한다. 그 기준은 품질, 이미지, 소비자태도 등 다양하다. 품질 기준은 상품의 성능과 가격에 따라 결정된다. 이미지 기준은 상품 자체의 이미지와 상품이 포함된 브랜드 이미지가 적절한 소비 대상이 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소비자태도 기준은 소비자가 해당 브랜드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여부와 함께 소비자가 가지고 있는 기업 이미지가 긍정적인지 여부에 따라 구매를 결정한다. 즉, 상품 외에 기업 자체의 이미지도 소비자의 구매 행위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물론 기업 이미지가 소비자의 상품 선택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기업 이미지는 브랜드 친숙도와 기업·소비자 동일시 정도를 통해 소비로 연결된다. 브랜드 친숙도는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에 대해 갖고 있는 호감과 관련돼있다. 구매의도로 연결될 뿐 아니라 브랜드 충성도의 형태로 안정된 구매층을 형성하기도 한다. 기업·소비자 동일시 효과는 소비자가 기업에 가지는 일체감을 의미한다. 소비자들은 일체감을 갖는 기업의 상품을 선호한다.

CSR은 기업·소비자 동일시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소비자는 그 기업이 수행하는 캠페인, 공익활동 같은 다양한 움직임을 통해 나타나는 기업 이미지가 사회 구성원의 기대에 얼마나 부합하는지에 따라 기업과 일체감을 갖는다. 이런 일체감은 소비자에게 해당 상품을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

CSR과 관련된 소비자태도가 기업의 수익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에서 확인된다. 그렇다면 사회공헌을 원하는 소비자는 소비자태도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CSR 활동에 대한 요구를 강화하면서도 이를 기업의 실천으로 이끌 수 있는 소비가 확립돼야한다는 의미다. 단순히 기업의 사회공헌을 요구하는 목소리만 높이는 것은 큰 효과를 보장하지 못한다. 도의적 책임을 지우는 것은 기업의 CSR 활동을 이끄는 요인 중 하나에 해당하지만 매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경우에는 의미가 없다. 소비자의 소비활동을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과 맞춰나가야만 기업이 확실하게 전략적으로 CSR을 대하게될 것이다. 이런 소비 형태는 최근 ‘착한 소비’라 불리며 주목받고 있다.
사실 ‘착한 소비’가 무엇인지 명확한 정의는 없다. 착한 소비라는 말은 최근 경제주체의 사회공헌이 강조되는 분위기에서 사회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소비자의 역할에 반영된 표현이다. 소비는 더 이상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형성되는 소극적 경제 관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환경과 윤리, 나아가 소비자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적극적 행위다. 착한 소비가 이에 해당되는 소비 형태일 것이다. 착한 소비는 지속가능한 소비(Sustainable Consumption)와 윤리적 소비주의(Ethical Consumerism)에서 출발한다.

지속가능한 소비란 미래 세대의 요구를 희생시키지 않고 현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소비를 의미한다. 소비를 할 때 장기간에 걸쳐 소비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어떻게 하면 전세계적으로 지속될 수 있을지를 고려하는 것이다. 이는 환경문제와 결부돼 환경친화적인 소비생활로 주로 나타난다. 자원에 덜 의존하는 방식의 상품,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상품, 자원 재활용으로 생산된 상품을 소비하는 것이다.
윤리적 소비란 나의 소비 행위가 다른 사람, 사회, 환경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고려해 환경과 사회에 바람직한 방향으로 소비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윤리적 소비는 소비를 투표에 대응시킨다. 이에 따르면 소비자가 마트에서 유기농 농산물을 구매하는 것은 환경보호 활동을 펼치는 농산물 판매 기업에 지지를 보내는 것이다.

소비자는 ‘착한 기업’을 요구한다. 착한 기업은 안전한 상품을 만들며, 정직하게 소통하고, 사회구성원이 공생하는 사업방식을 추구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소비자다.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자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착한 기업의 제품을 소비할 책임을 진다. 윤리적 소비나 지속 가능한 소비, 즉 ‘착한 소비’는 공통적으로 소비자로서 책임감이 내재돼있다.

착한 소비자가 되려는 사람들은 블로그, 트위터, 유튜브 혹은 페이스북 같은 곳에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한다.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어떤 상품을 소비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스스로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 다만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마다 SNS에 산재한 정보를 찾아보고 상품을 따져보라는 것은 소비자 개인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미국의 경우 사람들은 글래스도어닷컴에서 고용주의 윤리성을 평가하고 야후파이낸스에서 기업 정보를 공유한다. 그리고 옐프에서는 지역의 식당과 가게의 서비스에 대한 평가를 올린다. 우리나라도 인터넷상으로 다양한 상품의 리뷰를 확인할 수 있고 어느 가게의 서비스가 더 좋은가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는 곳은 있다. 하지만 사회적 가치에 대해 논의하고 소비자에게 통합적으로 리뷰를 제공하는 곳을 찾기는 쉽지 않다. 착한 소비를 일반적인 소비 경향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상품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경험을 모아줄 중심이 필요하다.

[사진 출처: http://www.ethical.org.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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