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ir

[윤경빈 객원 연구원] 지하철에서 우리가 마주치는 익숙한 장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폭 7cm, 높이 15cm의 작은 상자들을 심각한 표정으로 들여다보거나 혹은 웃음 짓고 있다. A사, S사, L사, N사 등 수많은 제조업체에서 참으로 다양한 종류의 스마트 폰이 말 그대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당신은 어떤 스마트 폰을 사용하고 있는가?

2012년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스틱스(SA)는 대한민국의 스마트 폰 보급률이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스마트 폰의 세계 평균 보급률은 14.8%로 우리나라 보급률인 67.6%에 비교해도 한참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보급률 2위인 노르웨이(55%)와도 상당한 거리가 있다.

대한민국은 디지털 산업의 선도국가라는 명성에 걸맞게 네트워크 기술력이 계속 발전했다. 3G 서비스가 출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LTE가 나왔고 최근엔 LTE-A라는 새로운 기술을 선보였다. 개발 속도에 맞춰 한국 스마트 폰 시장의 확장력은 아직도 그 열기가 식지 않은채 계속 증가추세다.

동일 기관에서 또 다른 연구결과가 나왔다. 바로 스마트 폰의 교체율이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스마트폰 교체율은 세계에서 제일 높다. 작년 한 해 한국 이동통신 사용자의 스마트폰 교체율은 67.8%였다. 2위와 3위에 오른 칠레와 미국의 교체율은 50%대를 넘나든다. 세계 다른 국가들에 비해 한국 소비자들의 교체 주기와 그 규모는 월등하다.

스마트 폰 보급의 대중화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으로 편리함이 커졌지만 이와 함께 스마트 폰 중독, 거북 목 증후군, 시력저하, 대화의 단절 같은 폐해도 같이 불러오고 있다. 이런 폐해들을 온전히 우리만 느끼는 것일까? 스마트 폰 생산과 연관된 또 다른 문제점은 바로 인권침해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 폰 구성의 필수 금속인 콜탄(coltan). 원산지는 아프리카에서 세 번째로 큰 나라인 콩고다. 콜탄은 정제과정을 거쳐 탈탄(decarbonization, 脫炭)이라는 금속으로 변형된다. 탈탄은 내구성과 전도성이 뛰어난 금속으로 스마트 폰 내부에서 1차적인 전류저장소 역할과 함께 일정한 양의 전류를 흘려주는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문제는 콜탄의 생산과정에서 나타난다. 콜탄이 스마트폰의 필수 구성요소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부터 그 값은 가파르게 치솟았고 이 금속의 채굴권을 둘러싸고 내전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콜탄 채굴로 얻은 이익은 또 다시 내전에 쓰이는 무기를 구매하는데 사용돼 악의 끊이지 않는 순환을 만들게 된다. 또 채굴과정에서 아동 및 성인들의 노동력 착취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허리를 피지 못하는 정도의 낮은 굴에서 안전장비 없이 끌과 망치 같은 간단한 도구만으로 채취하는 게 일반적인데 성인도 힘들어 하는 이 노동을 수많은 아동들까지 감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이유로 비인권적인 콜탄 채굴과정을 거쳐 생산되는 핸드폰은 ‘Blood Phone’이란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올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논란이 됐던 ‘중국 팍스콘 공장의 자살‘ 또한 이와 연관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스마트 폰 조립 과정은 인건비가 싼 나라에 외주로 맡기는 경우가 많다. 이는 핸드폰 제조시설에만 국한된 예가 아니다. 우리가 즐겨 입는 (회전율이 빠르고 저렴한 가격으로) 유명한 SPA 브랜드의 옷들도 대부분 이렇게 인건비가 저렴한 제 3세계 혹은 중국의 노동력을 거쳐 우리에게 공급되고 있다. A사에서 생산되는 유명한 스마트 폰은 중국에 있는 외주업체 팍스콘에서 조립과정이 이루어진다. 최근 몇 년간 이 곳에서는 노동자들을 상대로 한 비인권적 대우 예를 들면 살인적인 노동시간과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인해 근로자들이 연이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스마트 폰 사용자로서 이것이 어떤 과정을 거쳐 생산되는지 한 번쯤 의문을 가지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그 과정을 알게 되었을 때 느끼는 불편한 마음은 우리가 반드시 가져가야하며,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공정 무역과 윤리적 소비를 내세운 네덜란드의 사회적 기업 ‘페어폰’이 진행한 스마트폰 프로젝트 ‘페어폰(FairPhone)’이 사전예약자 5000명을 확보, 올 가을 실제 보급에 나설 예정이다.

가격은 325유로(약 48만원). 사양은 4.3인치 디스플레이에 1.2기가헤르츠(GHz) 쿼드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후면 800만화소 & 전면 130만화소 카메라, 안드로이드 4.2버전 젤리빈 등을 탑재했다.

노동력 착취와, 분쟁지역에서 생산되는 금속 사용을 배제한 재료들로 핸드폰을 생산해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다. 콜탄이 채굴되는 지역주민들과 파트너 십을 통해 이익을 나누고 있고, 가치에 기반을 둔 경제활동을 지향하며 나눔과 의미 중심의 소비 환경을 만들어 가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배터리는 재생된 배터리를 이용해 환경 오염을 최소화 하고 있고, 핸드폰 생산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인권을 최대한 배려하며 제작하고 있다. 이는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 해소는 물론 경쟁적인 시장구조에 눌려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많은 부분들을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디자인을 먼저 사용해보고 싶은 마음은 물론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날마다 마주치는 스마트 폰이 어떠한 경로를 거쳐 만들어지는 지 알게 된 이상 앞으로 스마트 폰을 포함한 다른 전자제품들의 사용과 구매에 좀더 더 신중하게 고민하고 결정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의견 남기기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