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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국회는 탄소세법 도입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심상정 의원이 발의하고 29명의 여야의원이 동참한 탄소세법은 탄소배출량을 기준으로 휘발유, 경유, 등유, 중유, 부탄, 프로판, 액화천연가스, 무연탄, 유연탄, 전기 등에 과세하자는 것.

이처럼 우리 국회에서 탄소세 도입 논의가 시작된 지 불과 6일이 흐른 지난 16일 호주정부는 작년에 도입해 운영중인 탄소세제를 없애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연 탄소세는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해 국제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기후변화 관련 산업을 육성하며 에너지 취약계층을 지원’한다는 우리국회의 입법취지에 맞는 세제일까.

우선 심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보면 탄소세 세율은 휘발유 리터당 6.7원, 경유 8.2원, 등유 7.8원, 중유 9.5원, 프로판 킬로그램당 9.2원, LNG 8.8원, 유연탄과 무연탄은 5.8원이다. 전기는 킬로와트당 1.4원. 예정대로라면 탄소세는 2016년부터 적용된다. 여야를 가리지않고 이 법안발의에 참여한 것을 보면 탄소세에 대해 보수와 진보의 경계를 넘어 폭넓게 공감을 얻는 듯하다. 그러나 탄소배출 억제가 최종목표라고 한다면 탄소세가 가장 좋은 제도일까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크다.

실제로 탄소배출과 관련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3가지다. 첫째 아무 일도 못하는 것. 미국 연방정부가 의회의 방치속에서 속수무책인게 대표적 사례다. 둘째는 탄소시장을 만드는 것. 유럽 탄소배출권 거래제(ETS European Emissions Trading Scheme)나 캘리포니아의 cap and trade program(탄소총량 제한 및 탄소배출권 거래)이 대표적이다. 세 번째는 탄소세다. 호주정부가 지난해 도입한 것으로 최근 폐지방침이 확정됐다.

최근 호주 총리직에 복귀한 케빈 러드(Kevin Rudd)는 대중들로부터 인기가 없는 탄소세를 대신해 내년부터 탄소배출권거래제를 앞당겨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탄소세와 탄소배출권거래제 가운데 어느쪽이 이산화탄소 통제에 적절한 방법인지 논란이 있겠지만 호주의 이번 사례에서 주목할 점이 있다.

톤당 23.09호주달러인 호주의 탄소세는 세계 최악의 온실가스배출국 가운데 하나인 이 나라가 탄소배출을 감축하기 위해 도입한 세제. 그런데 세금에 따른 부담은 가격인상으로 이어져 온전히 중소기업과 소비자들에게 전가됐다. 이게 바로 탄소세를 대중들에게 인기를 잃은 이유다.

이와 대조적으로 유럽에선 그 부담이 훨씬 적다. 유럽에서 탄소관련 부담은 시장원리가 작동하는데, 지난 4월의 경우 톤당 2.75유로에 불과했다. 호주달러로 환산하면 4호주달러에 불과하니 6분의1쯤 되는 셈이다. 너무 적은 듯 하지만 유럽의 경기침체를 감안하면 이걸 조정할 상황도 아니다.

이런 상황이니 호주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체제에서 경영상 불이익을 감수해온 것이다. 호주와 유럽간 이런 불균형을 감안하면 애초에 탄소세 책정이 아무리 적정했어도 불공정해보일 수 밖에 없다. 탄소배출에 따른 불이익으로서 탄소세를 구상했지만 탄소배출 자체를 제한하는 제도는 아니기에 그 효과에 대한 확신이 아직 부족한게 사실이다.

탄소배출권 거래제로 이행하겠다는 호주 러드 총리의 제안이 실현되면 호주 주부들 입장에선 연간 349호주달러를 절약한다. 탄소세가 가장 손쉬운 방법이고, 유럽의 ETS가 아직 불완전한 제도이긴 하지만 탄소세는 호주의 사례에서 보듯 모두들 싫어하는 경쟁열위 제도로 판명났고, 그래서 완전히 폐기될 운명이다.

이런 소식을 듣는다면 우리 국회는 어떤 입장을 보일까.

* 참고 : http://www.triplepundit.com/2013/07/australian-carbon-tax-abando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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