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애ㅔㄹ홍지애 기자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한다다. 내 것을 100% 주장해서는 ‘사회적 기업’은 물론 ‘행복한 공동체’ 안에서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양보하는 순간 그 사회적 기업은 희망이 있다. 먼저 가족이 되어야 한다”

캄보디아 사회적 기업 ‘고엘 공동체’ 한정민, 서윤정 대표는 이런 생각을 갖고있다.

1975년 캄보디아에서는 ‘크메르루즈’라는 급진 좌파의 군사쿠데타를 거치며 인구의 4분의 1 가량인 200만 명이 희생된 역사의 비극 ‘킬링필드’가 벌어졌다. 이런 참상 속에서도 희망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기 위해 많은 비영리단체들이 노력해왔고, 현재까지 약 3000개의 단체가 활동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고엘 공동체(이하 고엘)’는 내전으로 소실됐던 캄보디아 전통 천연염색과 손베틀 직조기술을 되살리고 천연염색, 원단직조, 제품생산의 순환구조를 만들어낸 사회적 기엄이다. 지역민이 자립하고 지속가능한 통합적, 유기적 농촌공동체를 건설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전쟁으로 인한 아픔을 딛고 일어나 그들 스스로 미래를 향해 걸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소명으로 한 고엘 공동체 한정민, 서윤정 대표를 만나 인터뷰했다.

Q.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일을 하게 되었는지, 얼마 동안 일을 했는지 사업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 고엘 공동체를 구상하기 전, 저는 우연한 기회에 단기 선교로 몇 차례 캄보디아에 방문했던 적이 있다.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아이들의 눈망울을 잊을 수 없었고, 부름에 따라 캄보디아로 오게 된 것이다. 막상 와 보니 그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먹고 사는 문제더라. 그들에게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많이 고민했다. 처음에는 현지 젊은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스몰 비지니스 형태의 창업을 고민했다. 예를 들어 떡볶이를 파는 분식점처럼. 그러다 우연히 베틀을 짤 줄 아는 캄보디아 여성을 만났고, 한국으로 돌아가 천연염색 기술을 배워온 뒤 아주 단촐하게 아내와 저 그리고 그 친구 세 명이 처음으로 2006년 고엘공동체의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Q. 만드는 상품을 소개해달라.

천연재료, 전통방식으로 만드는 직물들
천연재료, 전통방식으로 만드는 직물들

– ‘고엘공동체’에서는 직접 천연염색하고 베틀로 짠 직물, 이런 직물로 만든 의복, 스카프, 가방 등 잡화 및 인형 등을 판매하고 있다. 고엘공동체의 염색은 ‘선염’방식으로 먼저 실에 염색을 하고 난 뒤, 이를 각 가정에서 베틀로 직접 천을 직조하는 방식이다. 이런 100% 천연, 전통방식의 직물 제조는 ‘고엘공동체’가 유일하다. ‘선염’방식은 물빠짐이 적을뿐더러, 넓은 면적의 천을 고르게 염색하기 위해 대형화가 필요한 ‘후염(천에 염색)’방식과 달리 스몰 비즈니스가 가능하다. 염색 시에도 천연 재료만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 오염도 방지할 수 있고, 천연 재료로 농업 부산물인 배, 양파 등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전통 베틀 직조 방식의 옷감은 조밀도가 불규칙한 덕에 통기성이 뛰어나다.

Q. 캄보디아에서 판매되는 일반 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낮은데, 지속가능한 사업으로서 재정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 현지에서도 100% 천연염색, 베틀 직조의 제품은 찾아보기 어려운 데다 여타 현지 수공예품에 비해서도 그다지 높은 가격은 아니다. 게다가 해외에서는 충분히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지도가 낮아 많은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수익을 내고 평균 임금보다 높게 지불할 수 있는 것은 오너가 단독으로 이익을 취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최대한 현지 분들에게 이익을 나눠주고 제품개발에도 투자하기 때문에 상품 경쟁력, 가격경쟁력을 모두 갖춘 상품을 판매하고, 평균 이상의 임금을 지불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Q. 캄보디아에서는 사회적 기업(혹은 협동조합, 마을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은지, 이들 사이의 정보 교환이 활성화돼어 있는지도 궁금하다.
– 아직은 캄보디아 사회에서 ‘사회적 기업’은 익숙치않은 개념이다. ‘기업’이라는 것이 ‘영리추구’를 제 1의 목적으로 하는게 당연시되고 있지만 이 개념이 생긴 건 100년 남짓 밖에 안된다. 옛 선조들은 ‘가족애’를 나누며 서로 돕고 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면서 살아왔는데, 자본주의로 변모하면서 철저히 이윤추구의 집단으로서 ‘기업’이 만들어 진 것이다. ‘사회적 기업’을 의도한 것은 아니나, 공동체로서 더불어 잘살자는 움직임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캄보디아 수공예품 협회’라는 곳에서 캄보디아의 수공예 산업의 정보교환 및 구매, 판매 등을 대신해주고 있다.

Q. 앞으로 추구하는 목표와 비전은 무엇인가?
– 사실 ‘고엘 공동체’는 하나의 시작에 불과하다. 잘 마무리 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고엘 공동체’가 자립해 수익이 안정화되고, 평균수준보다 높은 임금을 지불하고, 여분의 자금 일정 부분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공동체의 자산으로 남겨두고, 나머지는 캄보디아 사람들의 오랜 뿌리이자 생명의 근원이었던 ‘땅’에 재투자 하는 것이 저의 바람이다. 농업이 주를 이루며 많은 현지인들이 아직도 농업에 종사하는 가운데, 도시로 사람들이 떠나가는 것은 농업의 생산성이 낮고, 농업 기술력이 부족한 탓에 땅을 일구는 것만으로는 생활을 영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겨우 1년에 1~2모작만 하는 상황에서 약 12주 동안 모를 심고, 밭을 일구고 나면 할 일이 없어지는 농민들이 조금이라도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도시로 향하는 것은 당연한 현실이다.

현지인들이 직접 수로를 개선하고, 저수지를 파고, 거름시설을 마련하는 작은 노력들만 있더라도 이런 도시집중화 현상을 개선할 수 있고, 농업의 생산성도 훨씬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포크레인, 농기구 등을 구매, 대여하는 방식으로 4~5 가구의 일거리를 만들면서 농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가축의 분뇨로 퇴비를 만드는 거름시설을 만들어 비옥한 농토를 만들 수도 있겠다. 이렇게 잉여 자금에 대한 저의 생각이 있더라도 만약 그들이 N분의 1로 배분하길 원한다면 현지인들의 생각을 우선시할 것이다. 고엘 공동체는 저의 것이 아니고 그들 자신의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좀 더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해 줄 뿐이지 선택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Q. 국내외 예비 사회적 기업가들에게 해 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 것을 100% 주장해서는 ‘사회적 기업’은 물론 ‘행복한 공동체’ 안에서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양보하는 순간 그 사회적 기업은 희망이 있다. 먼저 가족이 되어야 한다. 아버지가 수중에 돈을 가지게 되셨을 때 먼저 부모님, 아내, 자식을 생각하는 것처럼, 이윤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자세를 가지는 순간 공동체 내에서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변화가 밖으로 뻗어나가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고엘공동체##
연락처 : 855) 12 249 147
주소 : #206, St. 12 Bt, Bung Tum Pung, Mean Chey, Phnom Penh

참고 사이트
http://www.goelcommunity.org/
http://www.facebook.com/goel.boddari
http://dalmoim.sopoong.net/77
http://magazine.hankyung.com/jobnjoy/apps/news?popup=0&nid=05&c1=5001&nkey=2012101200030045925&mode=sub_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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