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
김보리 연구원

그라민은행이 명성을 얻은 결정적 이유는 ‘빈곤층을 돕는다’는 선한 취지와 무담보 무보증임에도 채무자들의 상환율이 높다는 사실 때문이다.

무담보 신용대출 개념은 전세계의 주목을 끌었고 수많은 국가나 비영리기구들이 벤치마킹에 나섰다. 2006년 한 외신은에 따르면 지난 30년 동안 그라민은행의 누적 대출액 대비 상환율은 98.85%이며, 30년간 적자를 기록한 해는 딱 3년뿐이라고 전한다. 2006년 노벨평화상 수상 당시 유누스는 ‘마이크로크레디트의 아버지’라는 명예스런 이름을 얻었고, 그의 성공에 힘입은 탓인지 시티그룹, HSBC 등 대형 은행들도 소액대출사업에 나서다. 한편 그 해 8월 우리나라의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게 이후 노벨평화상 수상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란 유누스의 발언이 화제가 되기도했다.

여기서 상환율과 관련해 주목할 대목이 있다. 빈곤층 여성들은 무담보 소액신용대출을 통해 얻게된 경제적 자립과 부를 향한 꿈, 혹은 기대감에 부풀어 대출을 그렇게 잘 상환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그들이 성실해서, 아니면 미래에 대한 희망에 부풀어 감정적인 판단으로 상환에 나섰을 것이란 추측은 금물이다.

그라민은행이 작동하는 원리는 조금 다르다. 그라민은행은 무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대신 ‘규범을 따르는 무리의 압력‘(normative peer pressure)을 이용해 높은 상환율을 유지해왔다는 분석이 있다. 몇 명의 대출자가 한 조를 이루고, 그 조의 모든 사람들이 돈을 다 갚을 때까지 어느 누구도 추가로 돈을 빌릴 수 없다.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연대보증과는 다르게 개개인의 규범적 책임을 앞세운 윤리적인 방법인 셈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경이적인 상환율과 좋은 의도로 잘 포장된 그라민은행이 끊임없이 논란의 대상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라민은행을 둘러싸고 불거진 문제점들을 짚어보자.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라민은행에 대해 아래와 같은 지적을 한 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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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all Street Journal: Grameen Bank, Which Pioneered Loans For the Poor, Has Hit a Repayment Snag

(1) 그라민의 성공을 이야기할 때 95%의 상환율을 강조했지만 최근 기록은 명성만큼 좋지않다. 방글라데시 북부 두 지역에선 2010년 상환만기 1년을 넘긴 부채가 절반이다.
(2) 그라민은행 전체를 놓고 볼 때도 19%의 대출이 1년정도 연체된 상태다.
(3) 그라민은행은 상환 시점으로부터 2년이 지난 부채를 체납으로 간주하는데 10%가 이에 해당한다. 즉, 그라민은행이 평소 언급하던 5% 체납율의 두 배다.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유누스의 답변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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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all Street Journal: Grameen Bank, Which Pioneered Loans For the Poor, Has Hit a Repayment Snag

(1) 정치파동과 1998년에 일어난 대홍수의 피해 및 경영상 오류의 영향이 크다.
(2) 상환율 문제는 일시적일뿐이다.
(3) 대출자의 4분의 3은 만기일을 지킨다.
(4) 빈곤층에 속하는 사람들은 심지어 연체된 융자금도 갚는 경향이 있다.

최근 들어서는 연 20~50%의 고금리를 받고 대출을 내주는 그라민은행의 대출 정책이 비판의 표적이 됐다. 인도의 마이크로크레디트 기관이 빈곤층을 상대로 연간 60~120%에 이르는 고금리 대출을 실시해 이자부담에 시달린 빈곤층 여성 50여 명이 자살하는 사태가 벌어진게 발단이 됐다. 방글라데시에서도 그라민은행의 고금리가 서민 생활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유누스 이야기 ①-그라민은행 탄생과 성장 http://www.srwire.co.kr/bbs/board.php?bo_table=sr_se&wr_id=96
유누스 이야기 ③-그라민은행에서 쫒겨나다 http://www.srwire.co.kr/bbs/board.php?bo_table=sr_se&wr_id=98
유누스 이야기 ④-국유화 논란과 앞으로 길 http://www.srwire.co.kr/bbs/board.php?bo_table=sr_se&wr_id=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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