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김환이 연구원]

서울형 예비 사회적기업인 자리(ZARI)는 위기 청소년들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며 전문가의 꿈을 키우고,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서적,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부천과 홍제동에서 카페를 운영중인 자리는 올해 한국전력공사(KEOCO)의 사회적기업 지원사업자로 선정됨에 따라 오는 9월 홍대인근에도 희망 카페를 열 예정이다. 카페에서는 청소년들이 현장경험을 익히도록 돕는 한편, 직업교육과 인문학교육도 제공한다. 이렇듯 위기 청소년들의 일자리와 꿈자리가 돼주고있는 자리의 김경인 팀장을 만나 얘기를 들었다.

한편 자리의 창업자인 신바다 대표는 인터뷰 말미에 보충설명을 통해 현재 한국의 사회적기업들이 일반적으로 안고있는 고민, 혹은 한계들을 설명하며 ‘사회적 대기업’이라는 큰 그림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그는 외부지원에 의존적인, 그래서 작은 틀을 못벗어나는 보통의 사회적기업이 아니라 일반 대기업과 당당히 경쟁하는 사회적 대기업을 꿈꾸고있었다.

Q. 자리의 운영 방식, 수익구조는 무엇인가?
– 자리의 주요 사업은 커피 교육, 카페 운영, 커피용품 유통, 커피 원두 판매, 카페 컨설팅이다. 올 3월부터 1+1 커피교육을 시작했다. 일반인 한명이 커피 교육을 신청하면 위기 청소년 등 취약계층도 한명씩 바리스타 교육을 함께 받았다.

한국전력 경영지원본부장이 함께일하는재단에 기금을 전달했다. 출처=빈스 자리
한국전력 경영지원본부장이 함께일하는재단에 기금을 전달했다. 출처=빈스 자리

Q. 카페 사업으로 자리가 추구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 비즈니스와 가치창출이 맞물려 있다. 자리 카페는 청소년 바리스타를 양성하고 고용한다. 우선 위기 청소년과 다문화 여성에게 무료로 바리스타 교육을 시켜 9월 오픈하는 희망 카페에 채용할 예정이다. 위기 청소년 7~8명 이상을 채용할 수 있을 것같다. 이는 단순한 고용 창출이 아니다. 심화교육을 거쳐 자신의 진로에 맞는 다른 직장에 취업해 경제적 자립을 이루도록 돕는게 목표다.

현재는 자리와 뜻을 같이 하며 일자리 창출에 동의하는 사람들과 가맹점 개설을 협의하고있다. 일반 프랜차이즈 보다 합리적인 수수료를 받는 조건이다. 앞으로 오픈할 희망 카페에 공연, 강연, 세미나가 가능한 복합 문화 공간을 만들 예정이다. 여기서 사회적 기업이 주도하는 인문, 사회 교육을 제공한다.

Q. 카페 운영과 소셜미션 창출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 카페가 쉬워보이고 대중적이라서 많은 분들은 소셜 미션과 연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 위기 청소년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주차장, 주유소, 편의점 등 한정돼있다. 학력도 부족해 음지로 갈 수 밖에 없다. 음지에 있는 청소년들이 자리 카페에서 일하고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더 나은 곳에서 일할 수 있다. 카페가 대중적이니 위기 청소년들에게 더 널리 알릴 수 있다.

Q. 무료 교육 대상자는 누구인가.
– 아직까지는 청소년 위주로 진행했다. 23세 이상 장애인들도 일부 포함돼있다. 우리는 5~6명 단위의 소규모로 교육하는데 지난 4월 본격적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40명을 교육했고, 하반기에는 더 늘릴 계획이다.

장애인을 위한 커피 교육. 출처=빈스 자리
장애인을 위한 커피 교육. 출처=빈스 자리

Q. 열혈청년 예비기업가 교육도 실시했다. 어떤 것인가.
– 희망 카페 서포터즈 개념이다. 카페 창업을 꿈꾸는 33명의 청년들을 모집했다. 지난 7월 카페 창업에 꼭 필요한 팁, 사업 계획서 등에 대한 실질적 교육을 진행했고 지금은 희망카페 공사 과정에 참여해 오픈까지 돕고있다. 희망 카페 크라우드펀딩을 위해 거리홍보도 하고, 오픈 후에엔 카페 운영에 직접 참여할 예정이다. 여러 사회적기업의 활동이나 봉사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가져 학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앞으로도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신바다 자리 대표가 청년들에게 카페 창업에 대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빈스 자리
신바다 자리 대표가 청년들에게 카페 창업에 대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빈스 자리
카페 창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있는 청년 참가자. 출처=빈스 자리
카페 창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있는 청년 참가자. 출처=빈스 자리

Q. 위기 청소년들이 자립에 성공한 사례는 있는지.
– 아직까지 위기 청소년들이 취업까지 연결된 사례는 없다. 그래서 희망 카페에 직접 채용할 생각이다. 청소년 모집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청소년쉼터나 지역아동센터를 통해 18~23세의 청소년을 모집하고 있는데, 18세 이상이면 대개 센터를 나가기 때문에 적합한 사람을 찾기 힘들다. 우리 타겟보다 어린 친구라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찾는게 현재 이슈다.

Q. 위기 청소년들을 이끌어주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을 것 같다.
– 교육을 받다 중도에 포기하고, 연락마저 끊는 경우가 꽤 있었다. 그때마다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알고보면 다들 사정이 있더라. 휴대전화 통신비가 없어 연락이 끊긴 청소년도, 알코올 중독 부모님께 일이 생겨 집에 간 청소년도 있었다.

커피 강사는 우리 뜻에 동참하려 온 사람들이다. 그들이 교욱받는 청소년들을 통제하고 돌보는 역할을 해주고있다. 이 부분에 대해 코토(KOTO) 대표 지미 팜(Jimmy Pham)과 아동센터 간사의 조언을 많이 받고 있다.

코토 대표 지미팜과 자리 성하정 팀장. 출처=빈스 자리
코토 대표 지미팜과 자리 성하정 팀장. 출처=빈스 자리

Q. 일을 하면서 느끼는 점은.
– 교육 대상자들은 공통적으로 경제적 자립을 생각하고 있더라. 경제적 자립이 돼야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정서적 자립까지 이룰 수 있다. 청소년들의 정서는 아동센터가 맡고, 자리는 교육에 집중할 것이다.

예전에 정말 평범한 회사를 다녔다. 사회적기업에 종사하다보니 초기에는 미션을 다 이해하는 것이 힘들었다. 청소년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 지도 몰랐다. 그러다 자리의 사업계획서를 봤는데, 정말 신기하게 계획대로 사업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걸 보면서 내가 이 사업이 목표로 두고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걸 알았다. 등대를 본 것 같았다. 대표의 큰 그림 속에 내가 작은 그림을 그려나간다는 생각을 하니, 힘들어도 의미가 있다.

한편 자리의 신바다 대표는 보다 큰 그림과 다른 차원의 고민, 의지를 드러냈다. 신 대표는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다보면 지원 사업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사회적기업가들은 기업가적 마인드보다는 ‘좋은 일 하고 있는데 가난하니까 돈 없어서 못하고 있다. 그러니 지원해달라’는 경향이 강하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지원 사업은 객관적 지표나 비즈니스의 메리트로 어필해야한다”며 “앞으로 자리는 비즈니스와 사회적 영향력을 함께 더 성장시켜 ‘사회적 대기업’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반 국내 대기업이 소셜 미션을 갖고 사업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그러면 한국 사회에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이 좋아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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