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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이 연구원] “한국의 청소년 여러분은 인류 역사상 가장 힘있는 젊은 세대다. 전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여러분이 바꾸고 싶어하는 세계를 꿈꾼다면, 이루어질 수 있다. 꿈꾸지 않는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제 여러분의 선택이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무함마드 유누스(Muhammad Yunus)가 지난 7월26일 서울 역삼동한국고등교육재단 인재림(人材林)타워 컨퍼런스 홀에서 ‘사회적기업: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이라는 주제로 특별초청강연을 열었다.

유누스는 소규모 사업을 지원하는 무담보 소액대출, 즉 ‘마이크로 크레딧'(micro credit)을 도입한 그라민 은행(Grameen Bank)의 설립자로 전세계 빈곤퇴치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세계적 인물. 2009년엔 미국 대통령 평화 훈장을, 2013년엔 미국 의회 골드 메달을 수상했다. 최근엔 그라민 크리에이티브랩(Grameen Creative Lab)을 설립하며 소셜 비즈니스를 통한 사회 혁신과 사회적기업가 정신의 확산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있다. 현재 유누스센터 대표이자 영국 글라스고 칼레도니언 대학교 명예총장으로 있다. 400여명이 참석한 이날 유누스의 특별 강연은 사회적 기업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을 제고하고 당면 과제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시간이 됐다.

유누스 강연에 앞서 그라민 크리에이티브 랩 공동 설립자 겸 대표인 한스 라이츠(Hans Reitz)가 사회적 기업(Social Business)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케팅 및 브랜드 전문가로 오랜 기간 활동해온 그는 7년간 인도에 머물며 사회문제 해결의 절실함을 깨달았고, 그 해결책을 사회적 기업에서 찾았다고 했다. 그는 최종 판매 단계에 이익이 집중된 다국적 커피 기업들과는 달리 커피 생산자에게 보다 많은 혜택이 주어지도록하는 사회적 기업 ‘Perfect Day’를 설립하는 등 다양한 사회 혁신 활동에 매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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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츠 대표는 “전세계 72억명의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다. 사람들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하나의 꽃을 만들 수 있는데, 우리는 ‘어떤 꽃을 만들지, 어떤 종자를 가꾸고 있는지’를 생각해서 우리의 행동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사회적 기업이 비즈니스 커뮤니티의 하나의 문화가 되어가고, 전 세계 사람들을 고무시키고 있다. 글로벌 사회적 기업을 표현하는 가장 중요한 단어는 바로 ‘기술(technology)’”이라고 말했다.

이어 등장한 유누스는 전 세계, 그리고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사회적 기업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설명하고 그라민 은행의 설립 과정을 소개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은 구제책을 제시했지만 단기적인 복구에 불과했다. 이는 과거로 돌아갈 뿐이다. 큰 재난은 큰 기회를 의미하는데, 은행은 재난 극복에만 집중했지 은행의 단점을 고칠 수 없다. 금융업은 주식 투기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생산’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 금융제도는 부유층을 위한 제도이지, 빈곤층을 위하지는 않는다. 모두를 수용하는 포괄적인 시스템을 그라민 은행의 마이크로파이낸스(microfinance)가 보여주고 있다”

유누스는 이와 관련, “방글라데시 마을에 있는 빈곤층을 보고 너무나 절망해서 나온 해결책이지, 연구를 많이 했다거나 아이디어가 많아서 나온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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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사람들에게 단 하루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고리대금업자로부터 빈곤층 사람들이 착취당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하지만 그들은 대응할 수 없었다. 그래서 ‘마을을 위해 내가 돈을 빌려주자’고 했디. 처음에는 소액으로 빌려주고 은행 대신 나를 찾아오게 만들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사람들이 정말 좋아했다”

이후, 유누스는 전세계 공통의 문제이기도한 고리대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은행과 사람을 연결하기로 결심했다. 은행에 소액대출을 제안했지만 은행은 ‘No!’, ’불가능하다‘, ’시도해볼 필요가 없다‘는 대답만 했다. 그는 대출하기 위해 생긴 은행이 사람들에게 대출을 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고 결국 투쟁(dispute)으로 이어졌다. 은행은 돈 있는 사람들에게만 빌려주고, 기다려주고, 더 부자로 만들어줬던 것. 그래서 유누스는 대출을 받아 자신의 돈을 사람들에게 빌려주기로 했다.

“은행은 내가 빈곤층에게 소액대출을 해 실패하면 ‘조용해지겠지’라는 생각으로 대출에 서명해줬다. 하지만 실제로는 빈곤층에게 많은 돈이 상환되었다. 빈곤층을 위한 은행을 내가 만들었다. 76년부터 8년 가까이 정부를 설득해 83년에 설립했다. 큰 연구를 하지 않고, 상황을 보고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다. 일반 은행과 모두 반대로 해서 성공했다.

은행이 남성에게 많이 빌려줬다면 나는 여성에게 빌려줬고, 일반 은행이 도심에만 있다면 그라민 은행은 농촌, 마을에만 있고, 은행이 부유층에만 대출해주면 나는 빈곤층에 해줬다. 은행은 담보가 많을수록 돈을 더 많이 빌려줬지만 나는 이것도 반대로 했다. 담보가 없을수록 더 많이 빌려줬다. 가장 소외된 마을로 가서 돈을 빌려줬다. 소액대출 제도인데, 심지어 변호사도 고용하지 않다“

이날 특별강연후 토론세션에서 박흥수 한국경영학회 회장(연세대학교 교수)은 “유럽, 미국, 일본의 대표기업인 로얄더치셀(Royal Dutch Shell), 엑손모빌(Exxon Mobil), 토요타(Toyota)의 총 매출액 대비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지출금액 비율을 조사한 결과, 0.035~0.05%로 나왔다. 한국 대기업집단도 조사했는데, 삼성은 0.18%, SK는 0.17%, LG는 0.16%였다. 이처럼 한국의 대기업이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기업보다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보는데, 사회 내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대기업이 자본주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역할이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유누스는 이에 대해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다. 창조적인 힘이 가장 중요하다(Issue is not money. Creative power is the most important)”고 답해 청중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어 “사람은 엄청난 창조의 힘을 가지고 있다. 기술이 매순간 발전하면서 변화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에 기술을 통한 창의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우리 마인드 안에 있는 벽을 허물면 창의력도 향상되고, 돈도 벌 수 있다. 내 경험에 비춰봤을 때 돈은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우리는 돈을 찾아다니거나 요구하지 않았는데, 현재 함께 일하고 있는 회사들이 우리를 찾아왔다. 우리는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돈을 받고 있다”라고 답했다.

유누스는 아디다스와 협력했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아디다스에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신발을 신어야하기에 저가의 신발을 만드는 것을 회사의 사명으로 삼아야한다’고 했다. ‘1유로 미만의 신발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판매한다’는 건 어려운 문제지만 기술과 창의력이 있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다. 결국 아디다스는 2년 뒤 이 과제를 해결했고, 신발에 아디다스 브랜드 로고를 반드시 표시했다. 그는 “아디다스의 신발은 자선을 위한 신발이 아니다”라며, 헌신과 아이디어를 가장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의 차세대 젊은이들을 위한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여러분은 인류 역사상 가장 힘있는 젊은 세대(the most powerful young generation)다. 다른 사람보다 똑똑해서가 아니다. 똑같은 존재이지만 지난 인류가 가지지 못했던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도 더 빨리, 전 세계적으로 할 수 있고, 정보에 지속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이제 여러분들은 하고 싶은 모든 것을 스스로 할 수 있다. 여러분이 가장 강력한 인류라는 것을 안다면, 다음 질문은 ‘여러분의 강력한 힘으로 어떤 좋은 일을 할 수 있는가?’이다. 여러분은 전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여러분이 바꾸고 싶어하는 세계를 꿈꾼다면, 이루어질 수 있다. 꿈꾸지 않는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이제 여러분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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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전달한 그의 강력한 메시지는 사회의 문제를 기업을 통해 해결하는 사람들, 그리고 꿈꾸거나 관심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큰 영감과 핵심 과제를 던져 주었다. 행사는 400명 청중들의 뜨거운 박수와 호응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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