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이 연구원] 2007년 7월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제정된 후 6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사회적기업은 단기간 양적으로 크게 확대됐다. 2012년 6월말 기준으로 681개의 사회적기업이 인증을 받았고, 예비 사회적기업을 포함해 총 2000여개 사회적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2012년에는 협동조합법이 제정되고, 서울시 사회적경제센터가 출범하는 등 사회적경제 분야도 조금씩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제 1차 5개 년 사회적기업 육성이 마무리되면서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정부의 육성 정책에 대한 여러 평가와 함께 정책의 한계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정부 주도의 적극적인 사회적기업 지원으로 양적 팽창은 이루었지만, 사회적기업의 질적 성장 지원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또 정부 인증제로 인해 시민들은 사회적기업에 대해 ‘취약 계층을 위한 사회 서비스 제공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한정된 인식을 갖고 있다. 사회문제를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해결해야 하는 사회적기업은 기본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다.

이런 한계는 정부가 사회적기업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못한 상태에서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는데 소홀한 채, 지나치게 정부 주도로 육성법을 시행하고 있다는데서 출발한다. 제 2차 5개 년 사회적기업 육성 계획 수립을 앞두고 있는 이 시점에서 앞으로의 방향은 사회적기업 지원에 대한 진정성이 핵심이다. 또 민간 지원과 시민주도의 거버넌스 형성도 사회적기업 발전을 위한 정책 방향 중 하나다. 사회적기업육성법에 대한 여러 논의 중 * 사회적기업의 다양성 * 참여를 통한 시민의식 증진 * 사회적기업가정신과 능력 함양 등은 정부가 풀어야할 핵심 과제로 볼 수 있다.

 

사회적기업의 다양성
사회적기업과 사회적경제 생태계에 대한 정부의 이해 부족은 사회적기업육성법의 심각한 문제 중 하나다. 정부는 사회적기업 인증제를 통해 ‘고용을 하기 위해 빵을 파는 기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사회적기업의 핵심 사업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기업은 사회 문제를 혁신적인 접근으로 해결하고 사회 전체에 임팩트를 불어넣기 위한 조직이다. 일자리 창출과 사회서비스를 넘어 소셜미션이 사회적기업의 존재 이유다.

또 사회적기업이 바라보고 있는 취약계층은 문화예술가, 다문화가정 등 다양하다. 이들을 위한 창의적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장애인이나 차상위, 기초생활 수급자 등 소득이 낮은 사람들을 주 취약계층으로 보고,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 위주로 지원하고 있다.

문화예술 사회적기업 ‘이야기꾼의 책공연‘과 ’노리단‘은 창작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는 예술가와 문화 기회를 접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취약계층으로 보고 이들을 위한 문화예술 공연 활동을 하고 있다. ’마이크 임팩트‘는 사회초년생, 청춘, 중년 등 전 연령층에서 희망을 잃은 사람을 소외계층으로 나름대로 정의해 필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강연을 열고 있다.

정부는 사회적기업의 다양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인건비 위주의 지원을 해왔고, 수량 성과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해왔다. 사회적기업의 다양성을 보고 이들의 사회 혁신 사업을 지원해야 한다.

 

참여를 통한 시민의식 증진
사회적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시민사회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동시에 시민의식이 증진돼야 한다. 사회적기업은 ‘지역 기업’으로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지역 사회와 마을의 의제를 주민의 참여하에 비즈니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지역의 수요와 지역 참여가 사회적기업의 자생력과 지속가능성을 결정하기 때문에 지역 연대와 협력이 중요하다. 인력, 지식, 고용, 금융, 법률 등 네트워크로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시켜야 사회적기업이 성장할 수 있다.

 

사회적기업가정신 및 역량 함양
사회적기업가는 사회적 가치와 비즈니스적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해결해야하고, 소셜 미션이 사업의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에 확고한 사회적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정부의 경영지원을 받는 사회적기업은 그들의 시간과 에너지를 복잡한 서류작업과 관리 체계 구축에 써버리고있다. 정부는 ‘예산 투명성 확보’와 ‘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오히려 행정중심 시스템으로 인해 사회적기업가 정신과 윤리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 현재 사회적기업가를 위한 아카데미는 많지만 경영 개론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일반인 대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효율적이지 않다. 사회적기업을 실제 운영하는데 필요한 비즈니스 마인드 즉, ‘의사결정, 조직관리, 리더십, 조직행동, 성과관리’ 등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

경영 지원 역시 행정의 관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발굴, 예비, 인증’의 과정으로 구분돼 지원하고 있다. ‘청년 등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을 통해 사회적기업가를 발굴하고, 법인으로 전환하면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되고, 정부가 요구하는 7개의 기준을 통해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는 시스템이다. 이는 사회적기업가의 자체 역량이 고려되지 않은 채 인건비 위주의 직접 지원 사업으로 이어졌다. ‘복지형, 혁신형, 성장형’ 등 사회적기업의 특성과 소셜미션별로, 그리고 경쟁력, 기술 단계별로 지원해야 한다.

사회적기업가 발굴은 전국 21개의 위탁기관을 통해 1년 동안 사업비 3000만원과 인건비, 공간, 멘토링 등이 지원된다. 1년 동안의 인큐베이팅 과정이 과연 사회적기업이 자립할 수 있는 충분한 기간인지 의문이다. 아이디어를 체계화하고 매출이 발생하는 시기까지 1년이 걸린다. 이후 사업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기까지 2년 등 자립하기 까지 총 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1년의 인큐베이팅이 끝나면 사후관리와 사업 진행에 있어 필요한 지원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 아이디어 계획하고 형성하는 초기 단계에 3000만원이라는 사업비는 적절하지 않는 재정 지원 규모다.

한국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시도로 ‘사회적경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이하고 있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는 사회적기업육성법을 통해 사회적기업의 양적 확대와 성장을 위한 객관적 환경을 조성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보여주기식의 계량화한 성과에만 치중하고있다. 이제 정부는 사회적경제에 대한 신뢰, 이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지원을 해야한다. 이를 위해 시민의식에 발맞춰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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