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열풍

[김환이 연구원] 한국은 지금 ‘멘토’, ‘꿈’에 열광하고 있다. 청년들에게 위로와 힐링 메시지를 건네는 혜민 스님, 법륜 스님, 김난도 교수에 이어 스타 강사 김미경은 사회의 기준으로 자리잡은 사고방식과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독설로 따끔하게 충고했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tvN 스타 특강쇼’, ‘청춘 페스티벌’ 등 꿈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언론, 출판, 방송을 통해 대거 등장하고 있다. 각자의 분야에서 어려움을 딛고 꿈을 이룬 그들은 혜성같이 나타나 대중들에게 어느덧 사회적 멘토가 되었다.

대중들이 멘토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그들을 이끌고 응원하는 ‘인생 멘토’가 없다는 것이다. 청년들의 고민을 진지하게 이해하고 조언해줄 사람을 찾기 힘들어졌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꿈과 힐링을 얻기 위해 꿈 강연을 듣고 책을 사서 읽는다. 꿈이 어느새 하나의 산업과 시장으로 자리잡아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멘토’라 불리는 사람들의 강연에 공감하지 못할 때가 많다. 시대적 배경과 개인이 처한 환경, 갖고있는 능력이 모두 다른데 그들이 갑자기 조명받는다고 해서 귀가 솔깃하진않다. ‘너는 너, 나는 나’라는 생각 탓일까. 그들이 말하는 꿈과 경험이 다른 세계로 들리는 경우가 많다.
꿈꾸는 문화를 만드는 사회적 기업 ‘모티브하우스’는 이런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모티브하우스 서동효 대표는 “우리의 고민은 ‘청년들이 왜 행복하지 않을까?’에서 시작됐어요. 청년들은 늘 ‘나보다 더 많이 가진 사람’을 봅니다. 강연이나 책에선 한 개인의 삶 이야기가 집중을 받는데, 사람들은 여기서 희망을 갖지만 좌절도 함께 느낍니다. ‘나는 그럴만한 상황이 안되네’라고 생각하죠”라고 말한다.

모티브하우스 서동효 대표
모티브하우스 서동효 대표

위기를 극복하고 꿈을 이룬 드라마틱한 성공스토리는 ‘꿈을 꿀수록 더 왜소해지는’ 청년을 양산한다. 도시든 시골이든, 큰 기업이든 작은 기업이든 어디서나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곳이라면 꿈이고, 행복이다. 하지만 강연을 들으면, 꿈은 항상 원대해야한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그걸 보는 자신은 행복하지 않다.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웅진지식하우스 출간)의 작가 김수영은 ‘세계 50여개국에서 꿈을 이루고 있는’ 사람이다. 그는 ‘20대 초반에 100번의 지원서를 쓴 끝에 글로벌금융기업 골드만삭스에 입사하고, 암을 극복한 뒤 세계최대기업 로열더치쉘에 들어가고, 전 세계 25개국을 돌며 365명의 꿈을 인터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람이다. 그는 “꿈을 꾸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도, 미뤄서도 안 될 일”이라고 힘있게 말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골학교에서 꿈을 키워가는 청소년들은 어느 대목까지 공감하고 있을까.

모티브하우스 서 대표는 “베스트셀러 5위권은 다 자기계발서인데, 자기계발이 안 되고 있어요. ‘아침형 인간’ 책이 그렇게 많이 팔렸는데, 우리는 아침형 인간이 되지 못하고 있고, ‘생각 버리기’도 베스트셀러였는데 왜 우리는 생각을 버리지 못할까요?”라고 되묻는다. 그가 모티브하우스에서 청소년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가장 나다운 모델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한다.

“어떤 기준에 맞추려고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기준을 스스로 찾아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꿈이라는 건 정답이 없어요. 모델이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죠.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모델과 다양한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어떻게 사는 게 나다운 삶인지를 던져줘요. 이게 진짜 필요한 진로 교육이예요”

꿈 강연에는 좋은 메시지가 분명히 있다. 현실적인 조건과 사회적 기준에 너무 얽매이지말고, 꿈과 목표를 향해 가까이 가라는 것이다. 물질적 성공, 사회가 인정하는 성공이 아닌 자신의 행복에 맞춰 꿈을 설계하라고 한다. 그러나 이 메시지를 듣기 위해 우리는 한 사람의 출생과 성장과정 등 긴 이야기를 들어야하고, ‘당신’의 이야기에 너무 집중해야한다.

꿈과 진로를 결정할 때 우리는 직업적성검사를 통해 몇 가지의 유형군으로 평가받았다. 어른들이 청소년들의 꿈을 판단하고, 어른들의 관점으로 진로 방향을 잡아줬다. ‘자기 주도 학습’이라고 읽고 ‘자기가 주도하지 않는 학습’이라 말한다. 청년들은 주어진 꿈을 찾아 혼자 걸어왔다. 이들이 외로웠고, 그토록 위로와 힐링을 갈구하는 이유다.

진짜 꿈을 찾기 위해선 스스로의 꿈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해보는 과정이 있어야한다. 가치와 행복을 위한 꿈을 이야기해야 한다. 계속 바뀌고 있는 자신의 욕구, 관심, 재능에 따라 달라지는 소소한 꿈도 꿈이다.

모티브하우스가 바라는 모습은 “꿈을 다양하게 꾸자. 그리고 함께, 재미있게 이뤄보자”는 것이다. 꿈을 꾸는 것도, 이루는 것도 이젠 하나의 정답만이 있는게 아니고, 혼자만의 몫도 아니다. 함께 즐겁게다. 꿈이 넘쳐나는 지금, 진짜 꿈에 더 목마르다. ‘꿈 전도사들, 따라하기‘는 그만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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