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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특히 투자은행(Investment Bank)의 탐욕이 2008년 금융위기를 불러왔다는 인식이 강하다. 위기를 넘긴 지금 투자은행들이 이전과 달라졌다는 말을 듣지는 못한다. 탐욕을 제어할 무기로 1929년 대공황 이후 최대의 금융개혁법으로 지난해 의회를 통과한 도드 프랭크 법(Dodd-Frank law)은 실제 적용까지 갈길이 아직도 멀다. 거기에 더해 미국내 많은 상업은행(Commercial Bank)들은 여전히 고객들에게 수수료 폭탄을 안겨주고 있다. 더구나 올해부터 상당수 은행이 적용한 직불카드(debit card) 월간이용 수수료 부과정책은 고객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착단계다.

이런 상황에서 상당수 미국인들은 비은행 금융회사로 옮겨갔고, 지금도 이런 추세는 유지되고 있다. 그 가운데 꽤많은 고객을 거느리고있는 비은행 금융회사로 선불카드, 직불카드 전문회사인 그린닷(Green Dot Corp.)이 있다.

상호는 그린닷뱅크(Green Dot Bank)를 쓰는 이 회사가 지난 6월 모바일전용 브랜드로 고뱅크(GoBank)를 출범시켰다. 고뱅크의 사이트 주소는 https://www.gobank.com/ 전형적인 모바일뱅크이지만 여타 모바일뱅크와 차별화한 포인트가 있다. 바로 수수료 체계. 대부분 전통 상업은행들이 수수료를 주요 수익원으로 하고있고, 상당히 복잡한 체계를 갖추고있는데 비해 고뱅크는 독특한 수수료시스템을 내놓고 있다. 바로 고객이 수수료를 직접 정해서 원하는만큼 내는 시스템이다. 은행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않으면 한푼도 주지않을 수 있고, 아주 완벽하게 만족한다면 월간기준 최대 9달러를 내면 된다. ‘pay-what-you-want’(원하는대로 지불하는 시스템)이다.

여기서 가장 주목할 점은 고객이 상황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은행이 일방적으로 정하고, 고객이 거기에 따르는 방식이 아니란 얘기다.

고뱅크의 CEO인 스티브 스트라이트(Steve Streit)는 얼마전 미국 최대일간지 USA Today와 인터뷰에서 “우린 수수료를 받으며 일한다. 좋은 평가를 안하는 고객은 우리에게 한푼도 주지않겠지. 그러나 내가 보기엔 대부분 사람들이 한푼이라도 주게될 것이다”

고뱅크의 비즈니스 모델은 철저히 모바일고객을 위한 것이다. 물론 고뱅크의 모은행인 그린닷뱅크는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 보증(Federal Deposit Insurance Corporation, FDIC insured)을 받고있어 안전도엔 문제가 없다. 고객들로선 FDIC-insured 여부가 중요한 관심사이기도 하다.

한국에선 기존 은행들이 주도하는 모바일뱅킹 시스템이 활성화돼있고, 여타 비은행 금융회사들은 자기 영역을 벗어나지못하고 있다. 금융회사간 칸막이를 넘어서는 것은 금융감독당국의 염격한 규제하에 있으니 개별 금융회사들이 선택하고 시도할 몫은 아니다. 수수료 체계도 마찬가지인데, 과연 우리나라에서 ‘자기 맘대로 수수료를 내는‘ 이런 획기적인 시스템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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