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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리(KOSRI) 조선미 기자] 오늘날 우리는 모든 것이 풍요로운 사회에 살고 있다. 우리 할머니 세대가 어려운 형편탓에 늘 배고픔을 느끼며 생활했던데 비해 우리는 먹고 싶은 것을 언제 어디서나 얻을 수 있다. 현대의 소비자들은 남은 음식을 너무 많이 버리고, 식품을 너무 많이 구입한다. 소비자들은 종종 실제로 필요한 양이 얼마인지 계산하는 능력을 잃어버릴 때도 있다. 한 심리학자에 따르면 우리는 오늘날 반드시 필요한 물건이 아니라, 언젠가 필요할지도 모르는 물건들을 구입하고 있다. 생산자들은 소비자들이 어떤 기분, 어떤 상황일지를 잘 고려해서 제품을 소개한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항상 필요보다 많은 물건들을 사게 된다.

소비자들의 무분별한 식량 소비로 인해 생산된 식량의 3분의 1이 사라지거나 낭비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11년 전 세계를 대상으로 실시한 식량 손실과 식품 낭비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매년 총 13억 톤의 식량이 헛되이 생산되고 있다. 선진국 혹은 산업국가에서만 매년 2억 2200만 톤의 음식이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렇게 많은 양의 음식이 낭비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10억 명의 사람들이 극단적인 굶주림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런 현실이 모두 소비자 탓일까? 그렇지 않다. 버려지는 식량의 상당량은 이미 수확 과정에서, 가공과 유통 과정에서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 상인들은 소비자들에게 항상 동일하고 완벽한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음식의 모양이나 상태가 조금만 이상하더라도 폐기 처분한다. 또 유제품은 유통기한이 다 되기 전에 버려지며, 대형마트에 진열된 이국적인 열대 과일도 멀리서 날아왔지만 사는 사람이 거의 없어 버려지기도 한다. 오늘날 식량 생산 시스템은 지나친 상업화로 인해 많은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식량 낭비 문제는 소비자와 생산자 둘 다에 책임이 있다.

식량 낭비로 인한 기아, 환경오염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 다양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공동체 지원 농업(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이다. 이는 로컬푸드 운동의 대표적인 실행방식이며, 새로운 직거래 모델이다. CSA는 중간상인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와 생산자가 계약을 맺는다. 소비자는 농사철 시작 전에 생산자에게 비용을 선납(보통 1년 단위)한다. 소비자는 계약내용에 따라 직접 재배, 수확 등의 농사일에 참여할 수 있다. 생산자는 소비자와 계약한 농산물을 재배, 수확하여 연중 배송한다. 이를 통해 폐쇄적인 경제 사이클이 만들어지는데. 이는 참여한 모두에게 이득을 주고 부수적으로 환경에도 좋다. 생산자는 시장에 내놓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또 시장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종속되지 않고 재정 위험 없이 지속적이고 친환경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다.

소비자는 매주 신선한 식품을 받을 수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는 직접적인 관계를 맺었기에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양측은 의논해서 어떤 종류의 과일과 채소를 재배할지를 결정하면 된다. 필요한 만큼만 재배하고 수확함으로써, 식품 쓰레기가 나오지 않고 포장할 필요도 없다.

CSA로 소비자에게 배달되는 식품의 모습/ 출처 Corbis
CSA로 소비자에게 배달되는 식품의 모습/ 출처 Corbis

CSA는 미국에서는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소비자와 생산자의 조직화가 더디고 체계적인 지원체계가 미비해 아직 활성화되지 못한 상태다. 현재 국내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곳으로는 ‘이천 콩세알’, ‘강원도친환경영농조합’, 완주군의 ‘로컬푸드 건강한밥상’이 대표적이다.

‘이천 콩세알 마을’의 농장과 공동체원들이 모여 김장 짓는 모습/ 출처 콩세알 마을
‘이천 콩세알 마을’의 농장과 공동체원들이 모여 김장 짓는 모습/ 출처 콩세알 마을

최근들어 정부에서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해 CSA사업을 확장시키고자 한다. 기존의 대규모 유통채널과 차별화된 새로운 유통모형을 제시해 소비자에게는 농산물의 가격 안정 및 안전한 농산물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고, 생산자에게는 소량 다품목 생산농가의 소득을 증대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2012년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된 공동체지원농업(CSA)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세부적인 방향은 소비자와 생산자를 조직화하고, 필요한 인프라를 지원하며, 사회적 분위기를 유도하는 것이다. 소비자와 생산자를 조직화하기 위해 전문인력 양성, 협동조합 설립 컨설팅 등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그 중 인상적인 것은 ‘클라우드펀딩’을 통한 소비자-산지의 자체적인 사업추진 방안이다. 이는 생산 주체가 사업계획서 및 소요 자금 등의 정보를 CSA통합사이트(구축예정)에 올리면 소비자가 펀딩하는 구조로, 인터넷을 통해 특정 프로젝트에 다수의 소액투자자가 자금을 투자하는 새로운 형식의 펀딩 기법이다.

이 밖에 정부는 CSA사업 확산을 뒷받침할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통합정보, 경영지원시스템을 구축하고 직매장 설치 운영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내놓았다. 또 사회적 분위기를 유도하기 위해 관계부처 협의체를 구성, 농식품부 행안부 노동부 등에서 CSA를 추진하는 사업가를 지원하고 기획보도, 체험홍보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홍보하는 방안을 구상하기로했다.

CSA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초기 단계이지만 활성화를 위해 정부, 지자체 등에서 다양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작년에 마련된 방안을 토대로 올해엔 사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식량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의 실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슬로푸드 인터내셔널 회장 카를로 페트리니에 따르면 우리 시대의 근본 문제 가운데 하나는 가격과 가치를 구분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값싼 음식을 원하고, 이런 음식이 충분히 생산되기를 원한다. 음식을 더 이상 존중하지 않아 이제 의미를 상실했고, 사람은 물론이고 자연과의 연계도 끊기고 말았다. 자연과 사람 모두를 소중히 생각하는 공동체지원농업(CSA)을 통해 식량 문제를 해결하고 음식의 가치를 다시금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자료출처
도서
『왜 음식물의 절반이 버려지는데 누군가는 굶어죽는가』
슈테판 크로이츠베르거. 발렌틴 투른 지음/ 이미옥옮김

문헌
『공동체지원농업(CSA) 활성화 방안』 농림수산식품부

사이트 콩세알 마을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3-03-19 15:03:10 KOSRI칼럼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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