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외대 다문화교육원
사진=한국외대 다문화교육원

‘언어·과학 분야의 전문적 인력과 함께 다문화 청소년의 재능을 강화 시켜’

“한번만 안아 봐도 될까요?” 떨어져 살아온 어머니가 오랜만에 만난 아들에게 건내는 영화 속 대사다. 영화 ‘완득이’는 외국인 노동자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완득이가 겪는 좌충우돌 성장기를 그렸다. 여느 10대들과 다를 것 없이 담임선생님을 미워하고 이성친구에 관심이 많은, 다른 것 같지만 평범한 소년의 이야기다. 소설로 먼저 선을 보인 ‘완득이’는 2011년에 영화로 개봉해 5백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영화의 소재로 다룰 만큼 다문화 가정의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 제법 성큼 다가와 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결혼이민자의 수가 2012년 11월을 기준으로 14만8316명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현재 대다수 다문화가정의 자녀가 아동기에 머물러 있지만 10년, 20년이 지나면 이들이 한국 사회를 이끌 중요한 인재가 될 것이라는 예견에 이의가 없다.

2009년 ‘LG 사랑의 다문화학교’ 개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못지않게, 자라나는 다문화가정 자녀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는 기업이 있다. LG그룹은 15만 명이 넘는(2012년 10월 31일 기준) 다문화가정 자녀에게서 대한민국의 희망과 미래를 보고 있다. ㈜LG 고위관계자는 언론매체들을 통해서 다문화가정 자녀의 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지속적인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2009년 1기 선발을 시작으로 ‘LG 사랑의 다문화학교’가 문을 열었다. 크게 언어교육과 과학교육에 중점을 둔 사업으로 협력기관으로는 한국외국어대학교와 KAIST가 각각 선정됐다. LG의 Brand 담당 문세윤 차장은 “다문화 청소년이 가지고 있는 재능인 ‘이중언어’와 LG가 그간의 사회공헌활동 경험을 통해 잘할 수 있는 분야인 ‘과학 교육’을 다문화학교의 교육 분야로 선정했다”고 분야 선정의 이유를 밝혔다.

온-오프라인 교육을 병행하며 언어, 과학 분야의 인재 양성

두 과정 모두 기수별 2년 과정이며 온-오프라인교육을 실시한다. 과학인재과정은 초등학교 3년부터 중학교 2학년 사이의 다문화가정 자녀 30명에게 매월 오프라인으로 1박 2일간 수준별 과학교육을 제공한다. 그리고 다른 30명에게는 온라인 교육을 통해 과학 상자를 가지고 직접 실험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 외에 방학마다 3박 4일에 걸친 ‘KAIST SCIENCE CAMP’를 진행한다. 이번 겨울방학 캠프에서는 ’동력 자동차 설계제작 및 경진대회‘도 팀별과제로 마련돼있다. 2011년 과학교육을 받은 10명의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이 캄보디아 오지 초등학교를 찾아가 자신보다 더 어려운 여건에 있는 캄보디아 학생들을 위한 교육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전체 교육과정 중 우수학생에 한해 해외봉사와 국제 과학경진대회 참가를 독려한다.

언어인재과정에서는 초등학생과 중학생 30여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주 1회 1:1 언어교육(중국어, 인도어, 몽골어,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이 이루어지고 학기 중 월별로 리더십 및 인성교육을 위한 1박2일 캠프가 진행된다. 겨울방학 때에는 4박 5일 캠프가 있고 여름방학에는 해당 언어권 국가 9박10일 현지 연수가 이루어진다.

지난 해 여름방학 때 현지연수로 몽골을 찾은 아이들과 한국외대 홍종명 교수의 모습. 현지 연수프로그램은 한국외대 자매대학(몽골은 몽골 국립대학)과 공동으로 진행된다.
지난 해 여름방학 때 현지연수로 몽골을 찾은 아이들과 한국외대 홍종명 교수의 모습.
현지 연수프로그램은 한국외대 자매대학(몽골은 몽골 국립대학)과 공동으로 진행된다.

지리적인 한계를 뛰어 넘는 효과적인 온라인 교육 실시

과학 인재과정의 오프라인 교육 대상들을 제외하고는 기본적으로는 온라인으로 학습을 하기 때문에 학업 집중도에 대한 염려가 따른다. 하지만 한국외대 다문화교육원의 박지해 연구원은 “처음 시작할 때는 직접 만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친밀감이 형성되거나 깊이 있는 소통을 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있지만, 오프라인에서 실시되는 캠프가 진행될수록 친밀감이 높아지고 그 친밀감이 온라인 멘토링으로 연결돼 크게 어려운 점은 없다”고 밝혔다.

보다 많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언어와 과학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추가 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2011년에 시작한 이중언어과정은 거주 지역에 따라 이중언어교육을 받기 어려운 250여명 학생들에게 우선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언어인재 과정과 달리 한국어 교육(중국어-한국어, 베트남어-한국어 진행, 몽골어-한국어 선발 예정)도 추가로 실시하고 있다. 과학 온라인 과정은 지리적, 경제적으로 대전 KAIST 방문이 어려운 초등학생 3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과정을 별도로 진행한다. 화상강의와 과학상자(실험 Kit)를 활용한 실험 위주의 과학교육이다.

가시적인 성과도 잇따라 나타나

“언어인재과정의 경우 많은 학생들이 실제적으로 자신감이 향상되고 다문화가정 자녀로서의 장점을 인식하게 됐다”며 “이는 학생 및 학부모 만족도 조사를 실시할 때 얻은 결과로 증명되고 있다”고 박연구원은 말했다. 그 외에 눈에 띄는 성과로는 학생들이 이중언어 경진대회에서 수상(제2회 엄마(아빠) 나라 말 경진대회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 수상)했으며 언어인재과정을 통해 형성된 자신감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올해 전교학생회장으로 당선된 학생도 있다는 것이다. 과학 인재과정에서도 2010년 상하이 과학엑스포에 한국대표로 출전하는 등 꾸준히 국제대회에 참가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멘토들의 빛나는 활약

각 수업은 학교 교수진과 대학원생 그리고 대학생 멘토들이 진행한다. 대학생들은 오프라인 교육은 물론이고 1주 혹은 2주에 한 차례씩 온라인 강의를 통해 멘티인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만나고 있다. 언어교육 분야에서 언어인재과정과 이중언어과정 모두 합쳐 약 80명의 멘토가 활동하고 있다. 언어에 특화된 예비 전문가들이 자신의 전공과 연계해 활동하고 있다.

한국외대 중국어과에 재학 중인 조형준 멘토는 “다문화가정 아이들 가운데 중도입국한 아이들은 나이가 많아도 한국어가 서툴다 보니 놀림감이 되는 경우가 있었다”며 “하지만 엄마나라, 아빠나라 언어 두 가지를 다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을 부각시켜 주면서 지속적으로 중국어 공부를 할 수 있게 하는 게 이 프로그램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HSK 자격증 시험을 준비시켜 멘티의 언어적 자신감을 키워주고 있다는 것.

조군은 “오프라인 1박 2일 캠프를 통해 자기밖에 모르던 아이들이 서로를 배려하고 다양한 문화를 점점 접하면서 성장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미 조군은 주변의 학과 친구들에게 ‘LG 사랑의 다문화학교’를 열심히 추천 중이다.

2012년 9월 글로벌리더십 캠프에서 ‘국가별 신문만들기’ 활동을 한 중국 팀. 뒷줄 오른 쪽이 조형준 멘토.
2012년 9월 글로벌리더십 캠프에서 ‘국가별 신문만들기’ 활동을 한 중국 팀.
뒷줄 오른 쪽이 조형준 멘토.

LG그룹은 이처럼 일시적인 기부의 형태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을 지원한다. 무엇보다 협력기관과 협업으로 전문적인 인력과 컨텐츠를 확보해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의 재능을 강점으로 바꿔줬다는데 의의가 있다.

오는 10월쯤에는 ‘LG 사랑의 다문화학교‘ 3기를 모집한다. 언어 인재과정은 서류와 면접을 통해 학업성적과 한국어 및 부모나라 언어 능력의 유창성, 리더십 등을 기준으로 선발하고 과학 인재과정은 1박2일 선발 캠프를 거쳐 인성과 창의력 검증에 들어간다.

언어인재과정 안내 및 문의 : http://hufslanglg.org/ (02-2173-2575~6)
과학인재과정 안내 및 문의 : http://lgschool.kaist.ac.kr/ (042-350-8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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