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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은 연구원]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선 지도 오래다. ‘다문화’는 이제 낯선 단어가 아니다. 여러 부처에서 다문화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공영방송에서도 다문화가정을 다룬 프로그램이 즐비하다. 하지만 심심치 않게 들리는 외국인 혐오 사건과 다문화 가정 자녀의 40% 가까이가 집단따돌림 경험이 있다는 자료는 다문화 사회의 현주소를 가늠케 한다. 씁쓸한 현실 속에서도 꿋꿋이 다문화 교육에 힘쓰고 있는 소셜벤처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부천의 복사골 문화센터를 찾았다. 햇살이 잘 들어오는 회의실에서 이의헌 대표를 만날 수 있었다.

JUMP?
‘Join Us to Maximize our Potential’의 약자. 고용노동부 ‘청년 등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선정돼 2011년 5월 창업한 소셜 벤처다. 사단법인 씨즈에서 인큐베이팅을 받았으며 부천문화재단이 지은 복사골 문화센터에 둥지를 틀었다. JUMP는 우수 대학생 및 졸업생들을 양성해 인천, 부천, 안산을 비롯한 경기도지역과 서울의 지역아동센터들의 저소득 이주 청소년들에게 최소 주12시간의 맞춤형 학습을 제공한다. 대학생 한 명이 최대 4명의 중학생과 2:1 정도로 수업을 진행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하버드 출신의 전문직 멘토들이 대학생들의 진로 컨설팅과 인생 멘토링을 해주는, 참가자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유기적인 프로그램이다. 학습 지도를 받은 청소년이 자라서 대학생 교사가 되고, 사회로 진출한 대학생이 멘토가 될 수 있는 선순환의 구조를 지닌 JUMP이다.

출처: http://www.jumpsp.org/

이의헌
Q. 미주한국일보 기자로 다문화가정을 취재한 경험이 있다고 들었다. JUMP를 창립하게 된 계기였나?
복합적이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기자 시험을 보던 중, 미주한국일보에 합격했다. 미국에서 소수민족의 삶을 경험하게 됐는데, 다른 이민자와 달리 기자를 하면서 미국 이민시회의 다양한 결을 봤다. 한국 국적이 있지만 차별 때문에 미국에서 사는 탈북자들을 만나며 소수자의 권리에 대해 생각했다. 그러다 다문화 문제와 관련한 일을 직접 해보고 싶은 마음에 대학원에 진학했고 친구들과 함께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했다. 바로 교육과 사람들의 인식 전환이라고 판단해 6명이 공동창업 했다.

Q. 그럼 운영진들이 친구들이었나? 모두 하버드 출신이던데.
그렇다. 학교 친구들이다.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비슷한 생각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특히 JUMP는 나의 졸업논문이었다. 정책보고서 형식으로 경기도 교육청을 대상으로 작성했었다. 대부분 다 같은 시기에 졸업했고, 지금은 4명이 한국에 있고 2명은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그래서 주로 운영진 회의는 밤 9시에 화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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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교육의 양극화 해소’는 JUMP가 생각하는, 해결이 시급한 사회문제로 알고 있다. 그중에서도 다문화가정 청소년을 사업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말은 옛말이다. 사교육 시장에서 강남으로 대표되는 부유층 아이들은 부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그렇지 못한 자녀들은 상대적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격차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모두가 공정한 출발선에 서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시작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인생의 기회와 선택의 폭이 달라지는 게 말이 안 되지 않나. 결국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못하고 있으니 우리가 생각해 낸 방법이 JUMP다. 2년 정도 지난 지금, 생각보다 성과가 좋다. 학생들보다 대학생들의 변화가 더 크더라. 그러다보니 관심을 가져주는 기업들도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Q. 중복 지원을 받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많다. 조손가정이나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JUMP의 프로그램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그 문제의식에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중복지원 받는 것도 사실은 정보력 있는 몇몇만 가능하다. 지금 다문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유는 재원이 한정돼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르치는 아이들은, 지역 아동센터에 오는 최대 차상위층의 다문화 학생들이다. 다른 소외계층이 갖고 있는 어려움은 다 가지고 있으면서 언어를 포함한 문화적인 어려움과 친구, 친척들이 없어 소셜네트워크의 부재 등을 겪고 있다. 그래서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더 시급하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덧붙여 비다문화인들의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 대학생들이 사회로 나가 사회통합형 리더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 친구들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지금보다는 성숙한 결정을 내리지 않을까.

Q. 대상 아동(Jumper)을 중학생으로 한정한 이유는?
초등학생에서 (대부분의) 지원이 끊기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르치는 아이들 중에 초등학교 6학년, 고 1도 있다. 완전한 연령 구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재정적인 지원만 뒷받침되면 초등학교 1학년부터 가르칠 생각이 있다. 학생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공부인데 학습지원을 하는 곳이 많이 없어 아쉽다.

Q. 일주일에 3번 4시간씩 12시간인데 구체적인 커리큘럼은 있나?
정해놓은 구체적인 커리큘럼은 없다. 과외처럼 아이, 선생님, 부모님, 센터 선생님과 의논해 과목과 커리큘럼을 짜게 된다. 검정고시를 보는 친구가 있을 정도로 아이들도 제각기 다양하다. 그리고 우리의 목표는 학습이지만 선생님과 아이 사이에 인간적인 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면 학습이 불가능하다는 걸 잘 알기에, 처음 1개월간은 놀라고 한다. 인턴이 2주에 한번 씩 해당 기관을 방문해 전반적인 상황을 살핀다.

Q. 다른 학습지도 프로그램들에 비해 수업량이 많은 것 같다. 대학생들에게 일주일에 12시간, 많지 않을까?
지금 JUMP에 참여하는 대학생들은 대개 기존의 봉사활동을 했던 친구들이다. 이전 봉사활동의 한계를 느껴 참여하는 이들이 많다는 뜻이다. 정답만 있는 이야기를 하는 어른들과 달리 멘토를 통해 대학생들이 만족감을 얻어가는 편이다.

Q. 멘토로 활약하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이다. 주로 사회생활 5년~10년차인 초급 의사결정자로 대학생들에게 조금 더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분들이다. 현직 기자를 비롯해 직업군이 다양하다. 학생들이 선호하는 멘토는 다 있다고 보면 된다. 만약 그런 사람이 없을 경우에 기존 멘토가 추천하면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별한다.

Q. 대학생(Bouncer)을 위한 취업이나 유학을 위한 상담이 정기적으로 이뤄지는지?
지금은 교사 주도형이다. 교사(대학생)가 메일을 보내면 멘토가 답변해 같이 점심을 먹는 것으로 진행한다. 만남이 지속되며 깊이있는 멘토링으로 발전한다. 멘토를 통해 인턴십 기회를 갖기도 하고 외국계기업 같은 경우에는 면접을 볼 수 있는 기회도 더러 생긴다. 혹은 유학에 관해 컨설팅을 해준다. 우리의 컨설팅은 가치가 꽤 높은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렇고, ‘멘토의 저녁’이라고 다같이 한 학기에 2~3번 모인다. 오리엔테이션, MT, 수료식에도 멘토들이 온다. 지난해의 ‘커리어DAY’ 때는 멘토 30명과 대학생 200명이 참여했다. 지금은 대학생들보다 멘토가 더 많아서 멘토 3명 당 대학생 1의 비율이다. 대학생은 한 기수에 20명, 멘토는 70명 정도 있다.

Q. 대학생(Bouncer)들에게 매달 활동비 20만원을 지급하고 오리엔테이션, MT등 각종 행사를 진행하는 데에 재정적으로 무리가 없는가?
우리는 소셜벤처지만 기본적으로 비영리 단체다. 그다지 돈이 많이 필요한 구조도 아니다. 20명 교사비는 후원사인 하트썸코리아(다국어 번역회사)에서 후원해주는 돈으로 지급하고 직원의 월급은 이사회비로 충당된다.
향후 기업의 사회공헌사업(CSR)로 확대하면 딱 좋은 사업이다. 3~5년 정도 하면 성과가 난다. 기업과 지자체와 함께 시행하다 최종적으로는 정부가 이행하는 방식으로 하면 좋겠다. 정부 장학기금을 이용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정부 입장에서도 하나의 예산으로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밑 빠진 독이 아니라 몇 년 후 영향력을 확산할 수 있는 모델이니까 좋을 것이다. 학습위주 교육에 ‘모티브하우스’와 같이 아이들을 상담해줄 수 있는 팀과 협업하면 좀 더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Q. 멘토링 외에 다른 사업 계획이 있다면?
현재로서는 없다. 우선 우리사업 모델은 이것 하나다.

Q. 한국의 다문화 정책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
투표권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갖고 그들을 위한 정책을 고민해주시면 좋겠다. 이주 노동자들, 아이들, 불법체류자(서류미비자) 등이 있을 것이다.

Q. CSR Wire 코리아 독자들에게 새해 덕담 한마디 부탁.
새해 복 많이받으시길.(웃음) JUMP의 진정성 있고 영향력 있는 파트너가 되어주셨음 좋겠다.

‘JUMP의 10년 후의 모습은 어떨까?’라는 질문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점프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답하는 이의헌 대표. 교육 불평등 문제가 해소되길 진심으로 바라는 그의 모습에서 한국 교육의 희망을 엿본다.
오는 2월에는 JUMP가 어느덧 4기 대학생 교사를 모집한다. JUMP가 원하는 인재상은 홈페이지를 참고하길. 소정의 활동비를 포함해 하버드 동문과의 멘토링이 기대되는 사람은 과감히 JUMP의 문을 두드려라. 그러면 새로운 세상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JUMP와 함께 점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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