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농장 김대규

[코스리 이도은 연구원] 미디어 시대, 소설 대신 영화를 보며 감상에 젖고 신문 보다는 인터넷 기사 클릭 몇 번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요즘 ‘언제 어디서나 책을 가까이 하는 사회 만들기’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있다. 책을 읽고, 쓰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책과 독서를 주제로 한 어플리케이션부터 독서용품 개발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책농장’만의 싱싱(think think)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책농장
독서 활성화를 목표로 독서심리유발장치(제품 및 서비스)를 개발하는 소셜벤처다. 현재 학생들은 물론 책을 사랑하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파주출판도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3년 2월에는 ‘독서텐트’를, 3월에는 ‘북팜(Bookfarm)’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할 예정이다.

Q. ‘책농장’(Book Farm), 기업 이름이 매우 신선하다. 이름을 짓게 된 배경이 있다면?
사람이 살아가는데 두 가지가 필요한 것 같다. 쌀과 책인데, 몸을 살찌우는 것은 쌀이고 정신을 살찌우는 것은 책이다. 농장에서 씨앗을 뿌리고 잡초를 뽑고 정성스레 텃밭을 가꾸어 나중에 신선한 수확물을 얻는 것처럼 책이라는 것도 계속 가까이 두고 읽으면서 가치있는 정보들을 얻어 정서적인 건강함을, 싱싱(think think)한 수확물을 얻자는 생각에서 지었다.

Q. 책과 독서라는 주제로 다양한 사업을 펼치는 게 흥미롭다. 사업을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는 무엇일까.
마케팅 분야에서 월, 화, 수, 목, 금, 금, 금으로 이어지는 워커홀릭처럼 일만 하다가 잠시 쉬어가는 기간에 파주출판도시로 이직했다. 책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은 속도와 결과가 아닌, 방향과 과정을 중시하더라. 나의 가치관도 따라서 변하게 됐는데, 일을 하다 우연치 않게 도서관들을 둘러보던 중 우리 정신을 살찌우는 풍부한 양질의 컨텐츠들이 도서관에 많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사실 도서관은 수십년 동안 주위에 있었는데 우리는 계속 사교육시장으로만 눈을 돌려왔다. 일반인과 도서관의 중간적인 소통장치를 만들어서 도서관들이 조금 더 양적, 질적 성장을 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차원에서 시작했다.

책농장
Q. OECD국가 중 한국인의 독서율이 가장 낮다는 통계가 있다. 근래의 도서 구입 종목을 봐도 베스트셀러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사회환경에서 독서 및 도서관활성화는 어렵지 않을까?
그렇다. 보통 성인들 열 명 중 네 명이 일년에 단 한권의 책을 읽는다. 그런데 그 한 권의 책도 자기계발서다. 보통 어릴 적에는 소설이나 문학책을 읽고 싶어 했는데 지금은 이런 책들을 펴는 것 자체가 굉장히 사치라고 생각할 정도로 생존경쟁이 치열한 사회를 살고 있다. 그래서 책농장은 읽고 싶은 책과 읽어야만 하는 책 중, 읽고 싶은 책들을 읽으며 독서를 하고자 하는 심리를 자극하고 유발하려고 한다. 우리의 주된 일은 독서심리유발장치(제품 및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다.

Q. 주력하는 사업을 설명해 달라.
주력하는 사업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북팜(Bookfarm)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은 하나의 책을 여러 사람이 함께 읽고 앱에 댓글(소통)을 달면서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기존에 음악이나 동영상들을 공유하는 장치들은 많은데, 독서를 공유하는 모델은 없었다. 게임처럼 가족끼리, 또는 연인이 하나의 텃밭을 정하고, 책이라는 씨앗을 받은 후 설정기간 동안 실제로 책을 읽으면서 그 씨앗을 잘 키우는 거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도서관에 가입을 해야 하므로 도서관에 대한 1차적 관심을 유도한다. 도서관 아이디를 하나 가지는 것은 여느 사이트 아이디와 달리 나와 우리들에게 가치적으로 분명 다르다고 본다.

독서텐트는 독서습관이 형성되는 5세에서 8세 사이의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간을 만들어 준다. 아이들이 책과 친밀감을 높일 수 있게끔 독서의 기능을 특화시켜 디자인했는데 책꽂이나 커다란 메모장을 넣어 실내에서 이용가능하다. 현재 골판지로 만들어진 기존 일반 종이집제품들은 6만원, 10만원, 20만원 제품들인데 우리는 3만원대 정도로 자녀 독서습관형성에 깊은 관심이 있는 부모님들의 주머니에서 부담없이 구매할 수 있는 금액대로 내놓을 계획이다. 차후 다양한 옵션제품과 프리미엄급 제품을 개발해 제공 할 것이다.

파주출판도시는 원스탑 서비스로 출판기획부터 시작해서 디자인, 편집, 교열, 인쇄, 제본, 배송까지 한 곳에서 다 이루어지는, 세계에서 유일한 곳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책 한권을 만들어 내는 과정들을 실제로 보고 다양한 작가나 저자들, 편집자와 출판사 디자이너들을 다 만나볼 수 있는 독서출판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4시간 프로그램으로, 출판도시에 대한 소개를 듣고 출판도시의 명소로 이제는 볼 수 없는 ‘활판공방’이나 백년의 인쇄소 ‘보진재’ 등을 둘러본 후 책을 만드는 사람 즉, 작가나 편집자 등 출판인들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농장
Q. 소셜벤처라면‘사회적 가치’와 ‘영리’를 함께 모색해야 할 텐데 책농장의 수익구조는?
초기에는 지금 집중하고 있는 독서용품에서 약 60~70%, 파주출판도시 프로그램에서 20~30% 매출을 올리게 될 것이다. 북팜(Bookfarm)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은 차후에 회원들이 모이면 ‘주말책농장’ 이라는 오프라인 캠핑 프로그램에서 수익모델을 적용시킬 계획이다. 카카오톡도 초기에는 무료로 이용자들을 모으는 과정이 있었다. Bookfarm 어플리케이션도 마찬가지다. 독서를 하고자하는 사람들을 모을 것이다. 애독자들이 모이고 나면 조금씩 수익모델로 모습이 갖춰지지 않을까 한다.

Q. 소셜벤처로서 ‘책농장’이 지향하는 Social value(사회가치)는 무엇인가? 우선적으로는 ‘지식정보격차해소’ 인 것으로 안다.
현재 소수의 열독자와 다수의 책맹, 그리고 준책맹이 있다. 책을 읽는 사람들은 계속 읽고, 못 읽는 사람들은 계속 못 읽는 상황이다. 이게 현 세대뿐 아니라 후세대에도 똑같이 반복된다. 독서량과 소득수준이 정비례하고 독서량과 학업 성적도 역시 정비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궁극적으로 전 국민의 독서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첫 번째 단계로 도서관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의 슬로건은 변치 않는다. ‘언제 어디서나 책을 가까이 하는 사회 만들기’다.

Q. 조금 무거운 질문일 수도 있겠다. 현재 우리나라의 ‘사회적기업’들이 겪는 공통적인 어려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특히 소셜벤처 입장에서 느끼는 점이 많을텐데.
첫째는 이 분야에 대한 인식이 낮다는 점이다. 도서관 활성화를 추진하면서 도서관장들을 만나고, 책농장의 사업모델을 설명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사회적기업이나 소셜벤처 자체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소통에 힘이 들었다.
두 번째는 아직까지 사회에 너무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윤리적 소비, 착한 소비에 대한 여유가 없다. 하지만 시민들의 의식이 상향평준화되는 추세니 조만간 사회적기업이 관심받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부분들을 재미있고 실속있게 활성화하고 알린다면 분명히 시선은 이쪽으로 올 수밖에 없다.

Q. 2012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책농장의 2013년 목표는?
공적인 측면에서 이야기하자면 국민총독서량(Gross National Reading)을 높이는 게 목표다. 사실은 이런 것보다, 지하철에 있으면서 동물 터트리는 이런 게임 말고 스마트폰 이건 테블릿 pc건 거기서 독서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CSR Wire Korea를 보시는 분들에게 책을 한권 추천한다면?
지금이 겨울이니까, 겨울이면 으레 생각나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을 추천한다. 눈 내리는 마을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잘 묘사한 작품인데, 한번 책을 읽고 나면 겨울에 대한 낭만이나 감수성 이런 것들이 곱게 다가온다. 너무 바쁘게 살고 있고 다들 읽어야 하는 책들만 자꾸 읽으시니까, 나만의 정취나 감성들을 좀 찾아가시는 게 좋을 것 같다. 겨울 지금 ‘설국’을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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