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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고’의 진짜 성공 요인, 닌텐도 CSR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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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포켓몬고 페이스북

 

‘포켓몬고’ 가 큰 인기를 끌자 성공 요인에 대해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포켓몬고의 성공 요인을 캐릭터와 AR 기술력 융합으로 꼽았다. 현대원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은 검증된 사업 모델을 버린 것이 포켓몬 고의 성공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기술과 캐릭터의 융합이 진정한 성공의 열쇠였을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먼저 작년 7월 암으로 별세한 전 닌텐도 사장 이와타 사토루라는 인물을 알아보자.

이와타 사토루는 2000년대 중반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 DS와 온 가족이 모두 즐기는 Wii로 세계 게임기 시장을 제패한 닌텐도 신화의 주역이다. 그는 1959년 홋카이도 삿포로 시에서 태어났다. 1979년 일본 최고의 공학대학인 도쿄 공학 대학을 졸업했다. 어려서부터 비디오 게임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재학시절인 1982년 닌텐도에 게임을 공급하는 HAL 연구소에 아르바이트생으로 들어갔다가 졸업 후에도 연구소에 남아 정직원으로 일하게 된다.

닌텐도는 1992년 HAL 연구소를 인수하게 되고 HAL 연구소에서 승승장구하던 이와타 사토루는 1993년 사장으로 승진한다. 그러던 2002년 사토루는 그 당시 닌텐도의 3대 회장이었던 야마우치 히로시의 마음을 사로잡아 닌텐도의 사장으로 취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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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타 사토루 / 출처 : 2015 Nintendo CSR Report

그리고 2년이 지난 2004년 사토루는 닌텐도 DS를 출시해 대박을 터트린다. 실전 영어삼매경, 두뇌트레이닝 시리즈, 자동차 운전 교육용 시뮬레이션 등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줄줄이 출시했다. 기능성 두뇌 트레이닝 시리즈는 노인 치매 예방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자녀들이 부모에게 선물하는 붐이 일어났다. 경쟁사들이 화려한 그래픽과 요란한 사운드 그리고 복잡한 조종방식으로 마니아를 열광시켜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빠져있을 때 사토루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전 세계인을 공략한 것이다.

또다시 2년이 지난 2006년에는 ‘Wii’를 2007년에는 피트니스 특화 버전인 ‘Wii Fit’을 출시한다. 축구, 테니스와 같은 구기 종목을 집에서 즐길 수 있게 만든 것이다. Wii 시리즈는 게임 공간을 각자의 방에서 거실로, 혼자 하던 게임을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기는 게임으로 바꾸어 놓았다. 당시 닌텐도는 일본 전자산업의 상징인 소니를 제치고 시가 총액 2위를 차지한다.

이처럼 닌텐도는 닌텐도DS를 통해 게임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또, 닌텐도 Wii를 통해 가족들이 집에서 운동하고 건강에 관해 이야기하 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다시 포켓몬고를 통해 게임을 집 밖으로 확장시켰고 집 밖에서 타인과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모든 행보는 하나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게임을 즐기는 것 자체가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과 연결되어야 한다”

위 문구는 이와타 사토루의 사업 철학이다. 그는 게임을 즐기는 것이 개개인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과 동의어가 되도록 부단히 노력했다. 이 모든 노력은 닌텐도의 CSR 철학으로 자리 잡았다. 그의 철학은 닌텐도의 2015년 CSR 보고서에서도 엿볼 수 있다.

“닌텐도는 지금까지 역사 속에서 스스로를 유연하게 변신시키면서 여러가지 오락을 제공해온 회사입니다. 한편으로는, 오랫동안 비디오 게임을 중심으로 전개해왔기 때문에 비디오 게임 관한 상품을 만드는 회사라는 고정관념이 생겨버렸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 벽을 넘기 위해 오락 그 자체를 사람들의 삶의 질을 즐겁게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재정의를 했습니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행복이 아니라 자신의 삶 속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것이 저희들이 생각하고 있는 삶의 질의 향상입니다. 삶의 질의 향상은 지속적인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지만, 오락 비즈니스를 통해 쌓아온 닌텐도의 노하우를 살리면 질리지 않고 즐기면서 몰두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제까지도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이 어느 날 닌텐도의 상품을 통해 현실화되어 여러분의 놀라움과 웃음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미래를 향한 가치를 만들어가겠습니다.”

닌텐도는 사회공헌조차도 철학에 맞는 사업을 중심으로 펼쳐왔다. 2009년 닌텐도 유럽법인에서는 심장 수술 환자들의 재활을 돕기 위한 Wii Fit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독일에서는 부모와 교사가 컴퓨터와 비디오 게임에 대해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또, 영국에서는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Wii Fit을 활용해 매일 60분씩 에어로빅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어쩌면 그의 철학은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지속가능성 분야 전문가들은 지금 포켓몬고의 또 다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한 사용자들에게 희귀 포켓몬을 제공해서 사람들이 환경과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도록 이끌어내자는 것이다. 미국의 한 아이가 포켓몬고를 즐기다가 야생동물 구조대원의 꿈을 가지게 되었다는 기사가 있었다. 게임이 사회와 환경을 위해 좀 더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한참 닌텐도가 인기를 끌 2009년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식경제부를 방문해 “우리도 일본의 닌텐도 같은 게임기를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했다. 이번에는 포켓몬고가 인기를 끌자 또다시 한국형 포켓몬고를 만들자는 이야기가 슬슬 나오고 있다. 문제는 성공 요인을 엉뚱한 데서 찾는다는 것이다. 닌텐도 그리고 포켓몬고의 오늘날 성공을 단순히 기술과 캐릭터의 결합으로 보면 안 된다. 게임으로 건강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닌텐도의 철학에 먼저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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