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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영권 승계에 관한 정보 공시 미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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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배구조원 정유진 연구원은 지난달 27일 <CEO 승계에 관한 정보공시의 중요성 보고서>를 통해 한국 기업이 빈번한 경영권 분쟁과 대표이사 변경에도 불구하고 경영권 승계에 관한 정보 공시가 미흡하다고 밝혔다. 경영권 분쟁과 잦은 대표이사 변경이 기업 가치를 훼손시키는데도 불구하고 다음 대표를 어떻게 어떤 절차와 기준으로 선발하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정 연구원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한국 상장회사의 대표이사가 바뀐 기업은 455개 사지만 일부 금융지주회사들이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따라 경영 승계 규정을 마련하고 있을 뿐 나머지 대부분 기업의 경영권 승계에 관한 정보 공시는 미흡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지난 2월 미국 투자책임센터의 연구보고서를 인용하면서 러셀 3000 소속 기업 중 2012년 CEO 교체가 일어난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승계 정보공시 수준과 교체 이후 경영 상황을 비교 분석한 결과 성실히 정보 공시를 한 기업의 경우 성공적으로 경영승계를 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1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말하는 성공적인 경영권 승계란 CEO 퇴임에 관한 공시가 실제 효력발생일 이전에 이루어지고 임시 CEO가 아닌 정식 CEO를 선임하는 것, CEO 선임 공시가 퇴임 발표 후 3개월 이내에 이루어지는가, 신임 CEO는 2년간 계속해서 CEO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로 판단한다.

주로 공개하는 경영권 승계 관련 정보는 이사회 책임, 경영진 보수, 위험 관리에 관한 이사회의 역할, 이사회 리더십, 이사회 내 위원회의 역할 등이며 CEO 승계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 기업의 비율은 2010년 65%에서 2012년 75%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 3년 동안 승계에 관한 어떤 정보도 공시하고 있지 않은 기업은 전체의 24%다.

정 연구원은 “롯데그룹 사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기업의 경영권 분쟁과 잦은 대표이사 변경은 기업 가치를 훼손시키는 주요 요인”이라며 금융회사뿐만 아니라 기업집단 소속 회사도 경영승계에 관한 내부 규정을 마련하여 오너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지배구조 모범규준 개정안을 6월 중으로 공표할 예정이라고 지난 4월 공청회를 통해 밝힌 바 있다. 2003년 마지막 개정 이후 국내외 법제적 변화와 해외 지배구조 변화 추이를 반영하지 못해왔기 때문에 이번 개정을 통해 상장기업이 지속적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번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지배구조 개선안에는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기관투자자가 적극적 의결권을 행사와 공시 권고, 자본시장법, 상법,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 등 국내 지배구조 관련 개정 법령을 반영, OECD 기업지배구조원칙, ICGN 기업지배구조원칙 등 해외 지배구조 관련 동향을 반영, 대기업 불공정 하도급 거래, 근로자 권익 보호 등 사회책임경영 관련 이슈 추가, 자산 1조 원 이상 대규모 공개기업에서 전체 기업으로 적용확대 등의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다.

반면, 지난달 30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배구조 모범규준 개정안이 새로운 규제로 작용해 부담을 줄 수 있고 현행 상법에 근거하지 않거나 충돌되는 내용이 담겨 상장사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양한 인종으로 이사회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임된 이사의 임기는 존중돼야 한다, 지배주주가 다른 주주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이사회는 경영승계에 관한 정책을 공시해야 한다 등의 조항은 삭제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