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GS-토론회
왼쪽부터 최열 환경재단 대표,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 교수, 이주호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前 교육부장관), 안병우 前 국무조정실장, 양수길 한국SDSN 대표, 민무숙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원장, 홍현종 KBCSD 사무총장, 김의영 서울대 정치외교학 교수

2015년은 전 세계적으로 의미 있는 해였다. UN의 전 회원국이 공동의 미래에 대해 약속하였기 때문이다. 작년 9월 SDGs가, 그리고 11월 파리기후협약이 이루어졌다. UN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UN SDSN) 대표 제프리 삭스 교수는 “긴밀히 연결된 두 협약을 위해서는 통합적인 국가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난 13일 ‘UN SDGs의 국가협치에 대한 의의와 대응과제’ 기조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SDGs 이행을 위해 환경과 교육 분야에서 한국이 리더십을 보이기를 바란다”며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인천 송도에 위치한 녹색기후기금이 전 세계가 저탄소 시대로 가는데 주요한 재원이 될 것이라고 보았다. 또한, 한국이 영국 고든 브라운 전 총리가 주도하는 글로벌교육재정위원회의 창립회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과연 국내에서 SDGs 이행을 위해 어떤 시도를 하고 있으며 과제는 무엇인가? 좋은 거버넌스를 이루기 위해 환경ㆍ사회ㆍ교육ㆍ젠더ㆍ기업ㆍ정치 영역별 전문가의 입장은 다음과 같았다.

01 최열 환경재단 대표, “지구 환경보호는 시민사회 역량에 달렸다”
“환경문제는 성장의 한계와 시민사회 역량의 한계에서 발생한다. 과거에는 자원을 가장 많이 쓰는 제조업 기반의 기업이 우세였다. 하지만 미국에서 가장 자산가치가 많은 기업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이다. 이들은 공해를 발생시키는 자원을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은 공해를 배출하는 제조업 기반 기업이 자본시장 대부분을 차지한다. 즉, 부족하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자원을 대체할 생각보다는 수입해서라도 성장을 지속하고자 한다. 이 점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성장’에 대한 철학의 문제다. 그래도 고무적인 점은 과거에는 NGO 중심으로만 환경을 생각했지만, 지금은 기업도 정부도 환경에 대해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다. 이 변화는 시민사회의 역량에 달려있다.”

02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 교수, “산업과 노동시장에서 불평등 해소가 필요하다”
“17개의 SDGs 목표에서는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국내에서 불평등의 문제가 가장 크게 발생하는 것은 산업부문과 노동시장이다. 산업부문에서는 한 곳에 자본이 지나치게 집중되어있다. 외환위기 이후에 30대 재벌 중 16개가 없어졌지만, 나머지의 덩치는 더 커져 버렸다. 부, 자본, 시장의 집중을 해소하는게 한국에게는 중요한 문제다. 또 다른 노동시장의 불평등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문제가 있다. 유럽과 달리 한국은 동일하게 풀타임으로 일해도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에 따라 임금 차이와 사회보장의 차이가 크다. 이런 경우에는 당연히 근로 불평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고령화에 따른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 고령화는 공멸이 예상되는 시한폭탄이다. 2050년이 되면 우리 경제가 유지되기 어렵다. 정년이 늘어나고 노인인권의 보장 모두 고려되어야 하며, 기업은 이러한 사회문제를 고려하여 경영해야만 한다.”

03 이주호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이제는 교육의 질이 중요하다”
“OECD가 나라별 학생의 학업 성취도를 평가하기 위해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PISA를 진행한다. 우리나라는 OECD에서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성인판 PISA인 PIAAC(국제성인역량)에서 한국은 평균 수준이고, 고령층은 평균에도 못미친다. 이러한 결과를 보았을 때, 2030년에 지금 아이들이 어떤 역량을 보일지 우려된다. 지금 아이들은 수직적 교육을 통해 국영수는 잘할지 모르겠지만, 현장에서 문제해결력과 협력하는 역량이 떨어진다. 이런 점에서 한국이 과연 교육을 정말 잘하는 나라인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PISA에서 2012년에 ‘학교에서 행복한가’라는 질문을 추가했다. 한국은 꼴지였다. 이제는 교육의 질을 측정해야 한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개발도상국의 교육을 이끌어가기 원하는 기대를 충족시키면서도, 우리 내부의 문제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

04 민무숙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원장, “여성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젠더평등이 우선이다”
“SDGs 목표 5번은 여성과 소녀들의 역량 강화다. 우리나라에는 조혼과 같은 문제는 없지만, 양성평등은 갈 길이 멀다. 한국에서 여성에 대한 법과 제도는 많이 발전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의 전공과 직업 선택은 한정적이며 이는 생물학적 성에 대한 역할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기업에서도 여성인력은 비용의 맥락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돌봄노동에 대한 시간이 불균형하다. 한국 맞벌이 가구가 40%가 넘지만, 맞벌이 부부의 가사 노동 시간은 여성이 남성보다 5배 많다. 여성은 근로시간과 가사노동 시간이 이중으로 부과되며, 이로 인해 역량 강화나 소득증대의 기회가 남성에 비해 적게 된다. 또한, 젠더에 기반을 둔 성폭력과 가족폭력은 여성에 대한 신체적ㆍ정신적 역량에 제약을 두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이 모두 같은 특성을 지닌 한 집단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그리고 성별영향평가처럼 전 분야에서 젠더문제가 고려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일하는 방식이 점차 가족 중심으로 가야 한다. 지금처럼 저녁 늦게까지 일을 하는 문화라면 여성의 경력단절은 지속되고 출산파업으로 이어질 것이다.”

05 홍현종 KBCSD 사무총장, “SDGs의 핵심 드라이버는 기업이다”
“언젠가는 산업계가 경제성장의 동인과 기업가 정신으로 존경을 받았던 적도 있다. 하지만 최근 산업계가 사면초가 상황이다. 산업계에 다양한 요구가 발생하고 있다. 젠더평등부터 투명성, 일자리 창출, 환경문제, 소득불균형, 탄소배출감축 등이 그것이다. UN 민간부문포럼에서도 기업 CEO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SDGs 달성이 가능하다고 반기문 총장은 강조했다. 기업이 여러 가지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고 기술 공유할 때 문제 해결의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정준 벤처기업 회장이 대기업은 안전한 사업만 하고, 벤처는 혁신성을 잃어간다고 말한 적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미래를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해야 한다. 대기업은 혁신성을 가진 중소기업과 협력하여 새로움을 창출해나가야 한다. 국내 대기업 CEO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SDGs 중 가장 집중해야 하는 요소로 인구구조의 변화, 에너지 구조의 변화, 안전, 고용 등 순으로 위기로 다가온다고 밝혔다.”

06 김의영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협치의 시대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
“SDGs 추구하는 데 있어 협치(거버넌스)를 수단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협치는 수단이자 중요한 SDGs의 목표다. 협치를 위해서는 국내에서, 글로벌 수준에서, 그리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가 중요하다. 영국은 빅 소사이어티 정책, 미국은 사회혁신과시민참여청이라는 기구를 만들어서 거버넌스 체제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국내에서 협치에 대한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 함께 서울, 경기도의 공유적 시장경제, 충청남도의 도정 원칙, 제주도의 도정 원칙들이 협치의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학계에서도 정부(Government)에서 협치(Governance)로 담론이 이동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자체는 세계은행의 WGI(국내협치지표)에 의하면 중간 이상은 하지만 OECD 평균 이하 수준을 보인다. 또한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민주주의 지표에서도 한국은 2014년에 Full Democracy(완전한 민주주의)군에서 Flawed Democracy(미흡한 민주주의)군으로 이동했다. 협치에 있어서 정치참여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한국의 협치를 위해서는 그 목표에서 부터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동의와 동참이 필요하다.”

UN SDGs 이행에서 한국의 역할과 국내 협치를 위해 각 영역의 목소리를 들었던 이번 토론회는 한국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한국SDSN), UN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 고려대학교 오정에코리질리언스연구원 공동주최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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