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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수리작업을 하던 19세 노동자가 열차에 치여 숨졌다. 작년 8월에도 20대 노동자가 강남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중 열차에 치여 숨졌다. 일련의 사고들에 대해 관리감독을 해야 했을 서울메트로는 일관된 발언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작업자들이 2인 1조 작업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다”

전기공사 용어 중에는 직접활선공법이 있다. 낡은 전선을 교체하는 작업 과정에서 전류를 차단하지 않고 시공하는 기술을 말한다. 한국전력은 2009년 직접활선공법을 도입했다. 연간 30억 원의 발전비용 절감은 물론 전력계통 신뢰도 향상에 크게 기여한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2만 볼트가 넘는 전류 위에서 작업하는 것이 안전할리 없다. 전기안전공사는 2009년부터 5년간 전기공사 감전사고 사망자를 15명이라고 발표했다. 안전성 논란이 계속되자 한전은 보도자료를 냈다. “활선공법의 안정성 문제보다는 안전 장구를 미착용하거나 작업절차 미준수로 인해서다”

두 공기업의 책임 회피 논리는 같다. 작업자가 안전 규정을 지키지 않아서 발생하는 사고라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비용 절감에는 성공했다. 정직원을 채용해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에 비해 서울메트로는 분명히 더 저렴하게 스크린도어를 관리했고 한국전력은 새로운 공법으로 20% 가까운 원가 절감 효과를 보았다.

이러한 논리가 한국 사회에 만연해서일까? 한국은 OECD 국가 중 1만 명당 산재사망률이 6.8명으로 압도적으로 1위다. 일본과 독일의 4배에 가깝고 영국의 14배에 달한다. 3시간마다 한 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고 있다. 더욱이 비정규직 노동자는 정규직보다 6배 더 목숨을 잃는다. 비용 절감의 논리가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중국 정부는 참신한 해법을 내놨다. 중국 지역 정부 공무원들이 안전 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만 승진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다. 2004년부터 2014년까지 31개 성 중 21곳에서 이 정책을 펴면서 지역 안전처 공무원들이 지역 기업들이 안전 수칙을 엄격히 준수하는지 제대로 감시하도록 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그 결과 정경유착이 심한 기업에서는 사망률이 86%, 그렇지 않은 기업에서는 30% 감소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처럼 한국도 위험을 구조적으로 없애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기획재정부는 매년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경영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2011년부터는 책임경영을 평가 범주에 포함시켰다. 이 책임경영 평가 범주에 공기업 노동자는 물론 하청 노동자를 포함해 작업장 안전에 관한 정량적이고 엄격한 평가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 노동자의 안전은 기업의 사회적 책무 중 최우선 순위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표준인 ISO 26000에서도 조직에 속한 노동자는 물론 하청근로자를 포함하여 수행되는 근로와 관련된 모든 안전, 위생 문제에 대해서 국제노동기준의 준수를 강력하게 권고한다. 정부가 구조적으로 비용 절감 논리에서 노동자 안전 문제를 완전히 분리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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