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환경

소비자가 직접 제품의 유해성을 확인하는 ‘굿가이드’

170여명의 사망자를 포함, 1천여 명 이상의 피해자를 발생시킨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연일 뉴스에 오르고 있다. 지난 4일 검찰이 옥시에서 의뢰받은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실험 보고서를 조작한 혐의로 서울대 조모 교수를 긴급 체포했다. 체포된 조 교수는 9일 옥시와 김앤장 측에 살균제가 인체에도 유해성이 의심된다는 전달을 적어도 9번은 했다는 주장을 펼쳐 새로운 정국으로 치닫고 있다. 시민사회는 옥시를 제대로 관리감독 하지 못한 정부에 책임을 물으며 소비자집단소송법과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자고 성토하고 있다. 유례없는 강력한 불매운동도 뒤따르고 있다.

이처럼 우리 사회의 허점이 여실히 드러나는 사건이지만 생활 밀착형 제품들에 대한 유해성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소비자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제품의 성분 정보를 살펴보는것일거다. 그러나 성분 정보를 살펴보면 난감하다. 소르비탄스테아레이트, 아크릴레이트, 트리에탄올아민 등 도저히 알 수 없는 성분들이 나열되어 있다.

이에 반해 미국에는 소비자가 직접 제품의 유해성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 ‘굿가이드’가 있다. 2007년 버클리대학 다라 러키(Dara O’Rourke) 교수에 의해 설립된 굿가이드는 제품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건강과 환경, 사회에 미치는 모든 영향을 평가하고 그 정보를 제공한다. 미국에서 월마트 다음으로 큰 유통업체 타겟(Target)은 업종내 전문가, 판매업자, 비영리단체 등과 함께 2년간의 개발기간을 거쳐 지속가능한 제품 표준을 만들어 굿가이드의 데이터에 통합시켰다.

예를 들어 굿가이드에서 옥시 제모 크림을 검색해보자. 아래와 같이 건강 점수가 1점이다. 이유는 포함된 제품 성분 중에 포함된 산화방지제로 쓰이는 뷰틸하이드록시아니솔(Butylated Hydroxyanisole)이라는 성분이 건강에 매우 우려스럽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국제암연구소에서는 위 물질을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으며 내분비 교란 효과, 피부나 장기 독성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옥시의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시어 버터라는 피부에 좋은 성분이 함유되어있어 피부를 매끄럽게 보호해줘 피부 타입과 상관없이 사용이 가능한 제모 크림으로 소개되고 있다.

옥시11

굿가이드는 단순히 건강을 위한 정보는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치약, 칫솔, 화장품과 같은 생활필수용품, 위생용품, 식품류 등 25만 개 이상의 제품을 평가할 때 에너지 사용량, 폐기물 배출량, 근로자 복지와 안전, 소비자 정책, 동물실험 등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처럼 건강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지향하는 가치에 따라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에서도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서 이 같은 플랫폼 도입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