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조립식 스마트폰으로 환경에 ‘그린라이트’를 켜자

아라폰
구글 아라폰 <스파이럴2> / 출처 : 구글

대부분 선진국이 1인 1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2015년에만 13억 대의 스마트폰이 팔렸다. 사람들은 평균 1년 6개월을 사용하고 스마트폰을 교체한다. 대부분은 재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진다. UNEP는 2015년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폐기물 범죄, 폐기물 위협, 폐기물 분야에서의 격차와 도전’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버려지는 전자제품 폐기물의 90%가 개발도상국에서 불법거래되거나 무단으로 버려지고 있다.

버려지는 휴대전화 대부분은 아프리카, 가나, 인도, 중국의 빈곤 지역의 쓰레기 처리장에서 소각되는데, 소각할 때 배출되는 유독성 물질은 대기를 오염시켜 갑상선, 내분비계통에 손상과 신경·면역체계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시리아 난민 어린이의 10명 중 1명, 그리고 이들을 비롯한 수많은 어린이가 이러한 유독성 물질이 포함된 가전제품이 가득 쌓인 쓰레기장에 쓰레기를 줍는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나간다. 이 때문에 소아마비, 홍역 등 전염병을 앓는 어린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휴대전화로 인한 환경오염을 줄이는 방법의 하나로 주요 부품을 모듈화한 조립식 휴대전화가 주목받고 있다. 네덜란드의 벤처기업이 2013년에 만든 ‘페어폰’이 대표적인 예다. 모듈형태의 조립식 스마트폰은 각 부품을 따로 교체할 수 있다. 모든 부품은 분쟁 지역 광물을 사용하지 않고 공정 무역 형태로 생산하는 등 윤리적 소비와 공정한 공급사슬을 강조하고 있다. 또, 판매 수익에서 3유로를 떼어 가나의 전자폐기물 감소시키기 위해 기부한다. 기존에 사용하던 휴대폰은 보상판매 하고 수거한 휴대폰은 재활용 업체를 통해 자선단체에 기부한다.

구글이 준비 중인 조립식 스마트폰 ‘아라폰‘도 주목할만하다. 2012년 첫 프로젝트 공개에 이어 2015년 실물을 선보였으며 2017년 소비자용 제품을 판매한다. 아라폰은 페어폰 만큼의 친환경적인 공급사슬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스파이럴2의 경우 센서를 통해 공기의 오염도를 읽어낼 수 있는 오염 감지 모듈이 장착되어 있다. 소비자들이 대기오염에 대해 지속해서 대비하고 심각성을 인식하게 하는 일종의 촉매 역할을 할 가능성이 보인다.

조립식 휴대전화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수리가 쉬워 기기교체율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휴대전화는 내부 부품이 접착되어 있어, 기기가 얇아진다는 장점은 있지만, 수리가 쉽지 않아 고장이 나면 통째로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또한, 소비자의 입맛에 따라 불필요한 부품은 뺄 수 있으므로 부품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

조립식 스마트폰 시장의 첫 주자인 페어폰을 비롯하여 글로벌기업 구글까지 조립식 스마트폰 산업에 뛰어든 배경에는 더는 외면할 수 없는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담겨있다. 앞서 언급한 UNEP의 자료에서는 오는 2017년까지 전자제품 폐기물은 5천만 톤에 이를 것이며 그 중 4,100만 톤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조립식 휴대전화의 실효성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지만, 최소한 소비자가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면서도 합리적인 휴대전화 구매를 할 수 있는 새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언젠가 조립식 휴대전화가 상용화되는 시대를, 혹은 기기 자체가 불필요한 시대가 도래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