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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71%는 자사의 공급망 내 어딘가에서 현대판 노예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애슈리지지속가능경영센터과 헐트국제경영대학원 그리고 ETI(Ethical Trading Initiative)의 공동 연구 결과다. 강제노동은 현대판 노예제의 다른 이름이다. 기업에서 발생하는 불평등한 근로, 인신매매, 착취 등 강제노동의 종류도 다양하다. 국제노동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 노동자 중 약 이천백만 명이 강제노동을 하고 있다.

법으로 공급망에서 강제노동 몰아내기
대부분 국가는 노예제를 헌법으로 금지한다. 하지만 보다 현대적인 의미의 노예제를 금지하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는 2010년 공급망내투명성법(Transparency in Supply Chains Act)을 제정하였고, 미국 정부는 지난 2월 관세법 개정을 통해 노예노동으로 발생한 수산물을 수입 금지하는 조치 등을 취하였다. 영국은 작년 3월 현대판노예법(Modern Slavery Act)을 제정하여 강제 노동에 대해 포괄적이고 엄격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영국의 새로운 법은 캘리포니아의 공급망내투명성법 조항과 유사하지만, 생산과 조달 과정 중에서 강제노동이 투입된 재화뿐만 아니라 ‘서비스’에 대해서도 금지하고 있다. 해당 법에 따르면 매출 3천600만 파운드(약 600억) 이상의 영국 내 기업은 자사는 물론 협력업체에서도 강제노동이나 인신매매를 하지 않았음을 소비자에게 입증해야 한다. 만약 자사가 강제노동이나 인신매매를 근절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 홈페이지를 통해 이 사실을 공시해야 한다. 가디언지는 이 법에 적용을 받는 영국 내 기업을 약 1만 7천여 개로 추정했다.

캐런 브래들리 내무장관은 “기업이 전 세계 공급망에서 현대판 노예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더욱 투명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말하며 “공급망 내에서 강제 노동을 근절하기 위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경우 명성을 유지하는데 위험을 겪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 스스로 점검하자
현대판 노예제를 방지하기 위해 기업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가이드가 올해 세 군데서나 발표됐다. 지난달 세덱스는 ‘강제노동의 실제 및 지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실제 발생 가능한 강제노동 사례와 강제노동을 가늠하는 지표를 담고 있다. 특히 감사자 관점에서 강제노동인지 아닌지 분간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상황에 대한 지표도 마련되어 있으므로 기업은 직원고용주기에서 강제노동의 위험이 존재하는 부분을 찾을 수 있다.

기업인권벤치마크(Corporate Human Rights Benchmark, 이하 CHRB)도 지난달 만들어졌다. 해당 벤치마크는 인권에 대한 기업의 핵심성과지표(KPIs)를 평가하고 기업이 어느 부분이 개선이 필요한지 찾아내 유사 업계 개별 성과에 대한 명확한 벤치마크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CHRB는 강제노동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 농산물, 의류, 광물 채취 분야의 100개 기업에 우선적으로 초점을 맞췄다.

기업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다른 방법으로 KnowTheChain의 보고서를 참고할 수 있다. 올해 초 발표된 이 보고서는 기업 정책과 실사(due diligence)의 2가지 수준에서 강제노동을 설명한다. 20개의 대형 회사에 대한 시험 평가를 실시한 결과를 담았다.

하지만 강제노동에 대한 정부의 법도 기업의 자가진단도 효과를 내기 위해 기업 자체가 공급망 생태계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공급자가 누구와 일하는지, 위험 수준이 높은 지역인지, 업무의 강도가 적절한지, 현지 인력 고용 시 브로커를 사용하는지 등 면밀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정기적으로 감사를 받는 기업은 어느 부분에서 강제노동이 발생할 수 있는지 어렴풋이 감이 잡힐 것이다. 공급자와 함께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목표를 정해 공급사슬에서 현대판 노예제의 모습을 지워버리자.

1 개의 댓글

  1. 게시글 잘 읽었습니다 ^^ 강제노동.. 인지하고 있었으나 크게 생각해본 적 없었습니다. 그저 뉴스에서 보이는 커다란 사건들을 비판만 했지요. ㅎㅎ 문득 강제 노동을 뉴스에서 방송되는 것처럼 커다란 사건이 아니라 제 주변에도 소소하게 일어나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다시말해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끈끈한 정으로 인해 노동 공급자들의 강제 노동이 발생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걸 ‘정’이라는 이름으로 묵인하고 있지 않을까.. 내가 사소하게 노동을 강요받고 있지만( 적절한 대가 없이 ) ‘우리사이에~’ 혹은 ‘이번만 해달라~’ 는 말로 ‘정’을 강요받고 있는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게시글에서 초점을 둔 주제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생각이지만 그냥 이런 생각이 들어서 의견 남깁니다~~ 잘 읽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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