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민사회

네팔 농민을 다시 일으키다, 성거이 프로젝트

“솔직히 아름다운커피의 계획을 말씀드리면 조금은 반겨주실 줄 알았어요.
전에는 그렇게 반겨주시던 분들이 얼굴 보러도 안 나오시는 거에요. 제가 의사는 아니지만,
이건 ‘우울한 상태’다 싶었어요. 의욕이 너무 없고 절망은 큰 것이죠”

네팔 지진 직후 현장을 방문했던 아름다운커피 임팩트그룹의 한수정 그룹장의 말이다. 아름다운커피는 2006년 대표적인 공정무역 커피 ‘히말라야의 선물’을 출시하면서 네팔 1,000여 농가가 참여하고 있는 신두팔촉 협동조합과 꾸준히 관계를 맺어 왔다. 그러나 지난 4월 네팔 지진 직후 종합복구계획 수립을 위해 네팔을 찾았을 때 그들은 반가움을 표현했지만 슬픔은 감출수 없었다. 피해 수준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508명의 조합원 중 그들의 가족을 포함하여 40여 명이 사망했고 조합원들의 집 중 성한 집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커피 묘목과 농작물이 대부분 훼손되었다. 그보다 심각한 것은 농민들이 정신적인 충격으로 의욕을 잃고 절망에 빠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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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커피 창고에서 1차 가공이 끝난 생두 전 단계의 커피인 파치먼트를 수습하고 있는 던 바하두르 씨 (아름다운커피 공식블로그)

아름다운커피는 이처럼 절망에 빠진 농민들을 돕기 위해 9월부터 성거이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성거이’는 ‘함께’라는 뜻의 네팔어다. 성거이 프로젝트는 “함께 걷자! 함께 활동하자!”는 슬로건과 단계, 협력, 지속이라는 3원칙을 내건다. 복구 ‘단계’ 별로 돕고, 모두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구호를 넘어 ‘지속 가능한’ 삶으로의 복귀를 지원한다는 의미이다.

아름다운커피 고유의 역량을 발휘해 신두팔촉 지역에서 마을농민들이 지역 기반을 지키고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물적, 정서적 지원을 펼쳤다. 채소 씨앗, 씨감자, 태양광 랜턴, 이불 등 자립에 필요한 다양한 물품들을 지원했다. 인프라 복구를 위해 과육 제거기와, 커피를 보관하고 가공할 수 있는 창고도 지원했다.

정서적 지원도 잊지 않았다. 네팔 농민들이 트라우마를 이해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현지 도우미를 양성했다. 그들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이는 같은 현지인일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어린이와 성인을 대상으로 ‘트라우마 트레이닝’을 펼쳤다. 갤러리 엠큐브(Gallery Mcube)의 ‘Get Well Soon Project’와 협력하여 학용품 지원 및 미술치료를 통해 아동들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활동도 병행했다. ‘여행하는 카메라 프로젝트’의 김정화 예술 치료사와 협력하여 장기적인 사진치료 프로그램도 열었따. 본격 수확기 이전인 12월에는 장기적인 정서 안정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마을 축제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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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커피가 주다 머니 씨에게 매몰된 커피 파치먼트에 대한 피해보상금을 전달하고 있다. (아름다운커피 공식 블로그)

네팔 우쿠바리마을에 사는 주다머니 삐약꾸랄 씨는 “작은 피난처에 몸을 의탁하고 있지만, 살아있으니 그리고 도움을 받아 일어날 수 있으니 감사합니다. 집과 식량, 일상을 잃었어도 다행히 일부 커피와 밭이 남아있고, 도움을 주러 온 여러분들이 있으니 괜찮습니다.”라며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또 “여러분을 만난 덕분에 제가 살아남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어요.”라는 말로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처럼 아름다운커피의 도움으로 네팔 농민들이 의욕을 되찾고 있는 것은 네팔 농민들을 단순한 거래대상이 아닌 진정한 파트너로 생각하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