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Credit: U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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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관세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노예노동으로 수확된 동남아시아의 해산물을 수입 금지하기 위해서다.

미 관세법에는 ‘강제 노동 노역으로 만들어진 물건은 수입을 금지한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내수 소비자에게 공급될 물량이 부족할 경우 수입 가능하다’는 예외조항으로 관세법 강제노동 부분은 유명무실했다.

오하이오주 민주당 세러드 브라운 상원의원은 제정된 지 85년이나 된 기존 관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브라운의원은 “미국에서 강제노역으로 만들어진 물품이 판매되는 것이 부끄럽다.  허점을 수정해 세계에서 벌어지는 노예노동근절에 단초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수정된 관세법 조항에는 아프리카 금광에서 아동이 채굴한 금, 방글라데시의 공장에서 폭행과 성추행을 당하는 여성들이 생산한 봉제품 등의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1996년 라이프지에는 파키스탄 시알코트 지역 아동이 나이키 축구공을 바느질하는 사진이 실렸다. 이 사진 한 장으로 아동노동, 노예노동의 문제점이 세상에 알려졌다. 그 이후로도 2007년 글로벌 의류 브랜드 갭(GAP)의 하도급 공장에서 어린이를 고용해 저가 의류를 생산한 것이 밝혀진 사례도 있었다.

커피나 의류 등 저개발국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은 그동안 열악한 노동 실태가 많이 알려져 공정무역 운동이 이뤄져 왔지만 수산업계의 상황은 알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태국은 강제 노예노동으로 많은 양의 수산물을 수확하고 있다. 태국뿐 아니라 동남아 수산업계 전반에 인신매매와 강제노역이 만연해 있다.

지난해 영국 언론지 가디언에서는 태국의 노예노동을 탐사 보도했다. 태국은 손질된 칵테일 새우를 아시아, 미국, 유럽 등에 한해 8조 원 가량 수출한다.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에서 넘어온 값싼 노동자들에게 막중한 빚을 책정하고 폭력에 노출된 비인권적인 환경에서 이들을 강제노동시킨다.

배에서 무거운 그물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바다에 빠져 사라져도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 배에서 숨진 사람들은 그대로 바다로 던져진다. 잡아온 새우를 손질하는 작업장에서는 16시간 이상 얼음물에 손을 담그고 새우를 까야 한다. 작업대에 발이 닿지 않는 아이들은 받침대를 두고 작업을 함께하며 이들은 이름이 아닌 번호로 불린다.

가디언은 이렇게 생산된 새우는 네슬레, 테스코, 까르푸, 월마트 등 전 세계 대형유통업체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고 폭로했다.

네슬레는 비영리단체 ‘베리테’에 의뢰해 ‘태국노예어업실태’보고서를 발표했다. 태국 수산업계가 불법으로 이민자들을 노예처럼 부리고 있다는 자료를 관련 업계는 물론 정부 당국에도 제출했다. 용역을 의뢰받은 조사단은 노동자, 선주, 양식장주, 수산물 납품업체 관계자 등을 인터뷰하고 태국 수산물업계에 만연한 폭력과 위험들을 밝혀냈다.

네슬레의 이런 조치는 이례적이다. 유통기업으로 지목된 기업으로서 책임을 전가하지 않았다. 오히려 현황을 파악하고 그에 맡는 후속조치를 발 빠르게 진행한 것이다. 네슬레는 시그와치보고서에서 2년 연속 가장 칭송받는 기업1위에 올랐다. 시그와치는 전 세계 비정부기구(NGO)의 활동을 조사하는 연구기관으로 ‘가장비난받는 기업과 가장 칭송받는 기업’을 매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지난 나이키 아동노동 사태 때는 하도급 공장의 문제라고 책임을 전가하는 사이 소비자단체들의 불매운동과 나이키 주가하락으로 이어졌었다. 나이키 사태 후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기업의 홍보나 법무팀은 소송의 두려움으로 문제 발생 시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문제 파악에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미국의 관세법 개정으로 수산업계에 만연한 노예노동은 상당한 제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기업들도 자사는 물론 협력업체에서도 제품 생산과 조달과정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노력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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