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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선 기자] 11월 9일은 ‘소방의 날’이다. 전국 소방서에서 소방공무원을 포상하는 행사가 열렸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 속에서 소방공무원이 다른 위험직군 공무원에 비해 국가유공자의 기회가 적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가유공자법이 소방공무원의 희생에 대한 적합한 보상을 못하고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 원인은 소방공무원에 적용할 수 있는 요건 기준의 수가 적다는 데에 있다. 현행 국가유공자 법은 당사자가 종사한 ‘직군’이나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상황’을 기준으로 국가유공자를 선발한다. 예컨대 적용대상 중의 하나인 ‘전몰군경’의 경우, 자격요건을 ‘군인이나 경찰공무원으로서(직군) 전투 또는 이에 준하는 직무수행 중 상이를 입고 전역(상황)한 사람’으로 기술하고 있다. 때문에 피심사자가 적용될 수 있는 항목이 많을수록 상황이 구체화되고, 국가유공자로 등록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진다. 국가보훈처는 총 18개의 기준을 제시하는데, 소방공무원이 명시적으로 포함될 수 있는 항목은 순직군경, 공상군경, 순직공무원, 공상공무원 4가지에 불과하다. 이는 경찰공무원이나 군인에 비해 적은 수일 뿐더러, 그나마도 순직군경과 순직공무원, 공상군경과 공상공무원은 같은 조건을 지니고 있어 사실상 같은 기준으로 볼 수 있다.

두 번째 원인은 모호한 기준이다. 이는 오로지 소방공무원만의 문제만이 아닌 국가유공자 선정 전반적인 문제이다. 마찬가지로 적용대상 중의 하나인 ‘공상군경’은 ‘국민의 생명, 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으로 인해 사망하거나 부상 입은 분’으로 기술되어 있다. ‘직접적인 관련’이라는 부분이 피심사자와 가족들에게 불분명해 보이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 상당수가 판단결과에 불복한다. 판단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도 많지만, 납득할 수 있는 분명한 기준과 그에 따른 설명을 원한다는 것이 그들의 주된 의견이다. 이들이 결국 의지하는 곳은 전문 행정사들이 소청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정심판 시장이다. ‘국가유공자’라는 단어를 검색했을 때 포털 사이트에는 적어도 수십 개의 법무법인 광고가 떠오른다.

마지막으로 소방공무원들의 넓은 업무범위가 국가유공자로 선정되는 데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시각도 있다. 보훈처는 군인의 경우 유공자의 구분 기준에 ‘전투 또는 이에 준하는 임무’라는 구체적인 상황을 명시한다. 그러나 소방공무원들은 화재진압 외에도 구조작업, 화재예방작업, 긴급 대민지원 등 매우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그러한 명시가 어렵다. 지난 2013년 12월에 숨진 곽기익(당시 32세, 경남 함양소방서) 소방관은 출동로를 파악하기 위한 훈련 중 얼어붙은 도로 위를 달리다 표지판에 부딪혀 숨졌다. 그러나 인명을 구조하거나 화재를 진압하던 중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순직’은 물론 ‘공무 중 사망’으로도 인정되지 않았다. 이 밖에도 소방공무원들은 대민지원 업무의 일환으로 애완동물을 구출하다 사망하는 등 광범위한 업무를 수행하다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2014년 1월 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소방공무원의 국가유공자 인정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도 ‘국민의 생명, 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에서 상해를 입거나 사망한 것이 아닌, ‘간접적인 관련’으로 확대하는 정도에 그칠 수 밖에 없었다.

한편 소방공무원은 적은 인력과 잦은 부상, 열악한 근무 환경 등에 시달리고 있다. 통계청의 e-나라지표에 따르면 2014년 현재 소방인력은 약 4만 명으로, 경찰 10만 9천명에 비해 2배 이상 적다. 1인 당 재산과 생명을 보호해야 할 국민의 수 측면에서 살펴보면 더욱 심각하다. 소방공무원 1명은 국민 1300명을, 경찰공무원 1명은 500명을 담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심각한 인력부족을 초래하여 열악한 근무환경을 조성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처우 개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모이지 못하도록 한다. 복잡한 절차와 수도권에 집중된 의료 혜택으로 인해, 업무 중 입는 부상을 개인 비용으로 처리하기도 한다. 23년 간 근무한 충북의 한 소방공무원은 ‘작은 부상에 대해 일일이 비용을 청구하기에는 절차가 복잡하기도 하고, 국군경찰병원 내 만들어진 중앙소방전문치료센터를 찾는 것이 지방 공무원으로서는 여건 상 불가능하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하거나 공헌한 이들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고자 한다면, 더욱 열악한 상황에서도 동일한 행동을 한 사람에게는 그에 비례하는 더 큰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국가유공자법은 단순한 혜택의 의미가 아닌 상징성을 지닌다. 그 상징성이 국민들의 애국심을 고취하고 건전한 사회 분위기를 형성하는 동력이 되지만, 이는 대상자들의 희생정신을 정당하게 평가하고 그에 맞는 보상을 했을 때에만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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