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5일은 개발원조의 날이다.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은 이번 주를 개발협력주간으로 지정했다. 이번 개발협력주간은 예년에 비해 더 의미가 있다. 바로 올해, UN개발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지속가능한 개발목표(SDGs)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또 올해는 코이카의 민관협력이 20주년을 맞이한 해이기도 하다.

 

민관협력은 국제개발협력에서 중요한 화두다. 지속가능한 개발목표(SDGs)는 물론, 그 이전에 존재했던 새천년개발목표(MDGs)에서 모두 민관협력을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단순히 민간이나 관이 각자 주도하는, 혹은 관이 주도하는 개발에 민간이 종속적으로 참여하는 개발 방식으로는 온전한 변화를 만들기에 한계가 뚜렷하다는 점에 대해 국제사회는 대부분 합의를 이뤘다. 민이나 관이 가지고 있는 자원이 지역사회에서 융합되고, 각 부문의 장점들이 결합되어야 제대로 된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시민사회단체, 대학, 기업 등이 코이카와 함께 민관협력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양적인 성장이다. 공적개발원조(ODA)감시단체인 오디에이워치(ODA Watch)에 따르면 한국은 1995년부터 2015년까지 3900억원 규모의 민관협력 사업을 진행했다. 1995년 21억원 규모였던 민관협력사업은 2015년 538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1995년 37건의 민관협력사업을 지원했던 코이카는 2015년 165 건의 사업을 지원했다. 21년간 1,389 건의 사업을 지원했다. 1995년부터 2015년까지 769개 시민사회단체와 80개 기업, 81개 대학이 민관협력에 참여했다.

양적인 성장 외에 눈여겨 볼 변화들이 있다. 우선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주체들이 다양해졌다. 시민사회단체와 코이카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민관협력에 2010년부터 기업이, 2012년에 대학이, 그리고 2013년에 개발도상국가 시민사회단체가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참여하는 주체들이 많아졌다는 것은 주체 사이의 소통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는 의미이다. 또한 주체들의 투명성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며, 주체의 역량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민관협력에 참여하는 주체들의 소통, 투명성 관리와 역량 강화를 위한 적절한 계획이 실질적으로 준비되어야 한다.

또 준비되어야 하는 것이 있다. 기업과 대학 등 민간의 참여가 많아진다는 것은 민관협력 사업이 ‘다양해진다’는 의미이다. 국제사회는 이런 다양성이 ‘혁신적인 사업’으로 드러나기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이전에 없던 방식으로 사회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현존하는 행정체계가 이런 혁신성을 담보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가장 단순한 사업비의 증빙시스템부터 사업의 공모 및 심사과정, 사업의 진행과정에서 회계적인 투명성과 행정적인 타당성 외에 혁신성에 대한 고려와 배려가 필요하다. 민관협력사업에 참여했던 기업과 시민사회단체들은 민관협력사업의 행정시스템이 과도하게 작용해 현장에서의 혁신성과 역동성, 예상할 수 없는 사태에 대한 대응력을 낮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민관협력 사업의 지원 방식이 외교부의 국고보조금 형태로 바뀌는 것이 예고된 상황에서 이런 우려는 더욱 커진다.

마지막으로, 민관협력의 성과에 대한 재인식이 필요하다. 민관협력 사업이 시행된 이래 지금까지 민관협력에 함께 하고 있는 주체들은 사업의 지속성과 효과성에 대해 늘 고민해왔다. 다만 서로 다른 주체들이 참여하고 있으므로 서로 다른 입장에서 지속성과 효과성에 대해 인식에서의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우선적으로 꾸준하며 지속적인 사회의 변화를 최우선 과제로 합의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특히 새로운 민관협력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성(젠더)과 장애에 대한 포괄적인 관점을 민관협력의 철학 속에 녹여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개발원조는 어느 누군가의 혼자의 힘으로 성장한 것이 아니다. 국제사회에서는 한국의 위상에 맞는 개발원조를 요구하고 있고, 이에 대응해 한국에서는 민관협력 형식의 사업과 개발협력연대(DAK)와 같은 체계와 함께 발전해왔다.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발전할 것인가 하는 문제 역시 모두의 고민 속에서 해결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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