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십지난 2-3년 동안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문제들 중 기업의 비윤리경영이나 권력남용 문제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대한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해지고 있다는 신호다. 기업에게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것은 더 이상 제품의 경쟁력이나 가격에 국한되지 않는다. 기업이 일자리 창출, 법률 준수는 물론 사회 전체의 이익에 기여하기 위해 넓은 범위의 책임을 수행해야 한다는 인식이 증대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사회적책임을 수행할 것인가?’에 있다. 경영전략가들이 제안하는 것은 사회적 가치의 창출과 경영의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이다. 방어적이고 소극적인 태도를 벗어나자는 의미이다.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CSR 활동을 가능케 하는 동력은 다양한 주체와의 파트너십이다. 파트너십은 ‘정부, 기업, NGO 등 사회의 주요 기관들이 공익적인 목적과 사회의 발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동등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기업이 단독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할 때는 전문성과 지속성에서 분명히 한계가 있다. 이런 경우 사회복지에 대한 전문성과 정보, 경험을 가지고 있는 비영리 단체와 파트너십을 맺어 사회적 책임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한편 비영리단체는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할 때 필요한 자금, 장비, 인력, 인프라를 지원받을 수 있다. 물론 이론적으론 이상적이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종종 남녀 관계를 설명할 때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의 제목을 빌리곤 한다.같은 언어를 쓰지만 서로 무슨 뜻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관계를 의미한다. 이런 문제가 기업과 비영리단체, 사회적기업 간에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서로의 윈윈(win-win)을 추구한다고 말하지만 늘 가능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서로의 언어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업과 기업의 파트너들은 파트너십과 사회 공헌에 대해 서로의 입장이 다르다. 또 서로의 정체성과 특성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곤 한다. 이 때문에 실제로 사업이 실행될 때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예를 들어, 사회적인 가치와 사명에 집중하는 사회적기업과 비영리단체는 사회 문제와 서비스 수혜자에 대한 이해도는 높지만 기업과의 사업진행과정에 필요한 언어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IPO, ROI와 같은 경영용어들이 낯설고, 이런 개념을 비영리활동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난감하다.

언어의 문제는 서로간의 의사결정과정이나 비즈니스 관례의 차이에 대한 오해를 낳기도 한다. 한 중간지원조직의 담당자는 이런 문제를 일상적으로 느낀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어떤 사회적기업의 제안에 대기업담당자가 보낸 답변은 완곡한 거절의 의미였는데, 이를 보고도 그 사회적기업은 거절의 낌새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는 식이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혹은 상대방이 나를 이해할 수 있도록 적절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고민케 하는 대목이다.

물론 본질적인 차이도 있다.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을 하다 보니, 창업자 본인의 가치와 방법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다. 마찬가지로 비영리조직은 서비스 수혜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기업은 사업의 정량적 성과와 기업성과에 중점을 둔 사업 모델을 그리다 보니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 숙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물론 일차적으로 자주 만나고 토론하는 것이다. 하지만 더 본질적인 방법도 있다.

비영리조직과 기업이 장기적으로 협력하기 위해서는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 문제에 대해 명료하고 구체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이에 근거해 그 해결방식에 대해서 합의해야 한다. 이것은 어려운 과정이다. 그러나 필수적이다. 서로의 특성과 언어를 이해하기 위한 꾸준한 의사소통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신뢰를 쌓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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