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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합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공직사회의 부패가 은밀화, 고도화되어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을 입증하기 어려워지자 범죄 구성요건을 완화해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초 원안에서 빠진 부분이 있다. 바로 여야가 막판까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제외된 이해충돌 방지 조항이다.

이해충돌 방지 조항은 공직자가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자녀를 특채 고용한다거나 자기 친척에게 특혜 발주를 주는 등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직위를 이용해 사익을 취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더 시급한 문제가 있다. 바로 고위공직자가 보유 주식을 통해 사익을 취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공직자윤리법이다.

공직자윤리법은 국회의원과 장, 차관급을 포함한 1급 이상 고위공직자와 특정 직렬의 4급 이상 공무원이 본인 및 직계ㆍ존ㆍ비속 등 이해관계인이 3천만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 보유한 기업의 직무와 관련성이 있는 상임위 배정을 피하거나 직무 관련성 심사에 걸린 해당 주식의 백지신탁 계약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19대 국회 들어 국회의원이 백지신탁을 한 주식이 처분된 예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19대 국회가 개원한 2012년 이후 새누리당 박덕흠(기재위),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정무위) 의원 등 7명의 의원이 백지신탁 한것으로 나타났으나 백지신탁 주식이 대부분 비공개 주식이어서 처분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처분 승인을 내리지 않았다. 공직자윤리법 14조 4항에 따르면 처분 기한 역시 무기한으로 연장할 수 있다.

백지신탁 제도의 취지를 살리려면 기업인 겸 정치인이 이해관계가 충돌하지 않도록 법을 개정해 허점을 메워야 한다. 그래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정무위원으로 활동하며 정무위 감사 대상인 금융당국을 압박해 특혜대출을 받는 등 사회적 부작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그러나 국회는 제도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지난 27일 새누리당 김한표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직자윤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보면 고위공직자가 재임 기간에 본인이 보유한 주식을 금융기관에 위탁하고 퇴임 후 돌려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상임위는 김영란법의 이해충돌 방지 조항을 심의 때 과잉금지 원칙, 연좌제금지 원칙, 명확성 원칙 등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제외한 바 있다. 이 상황에서 현행 공직자윤리법이 인재의 유입을 막고 있으니 개정하자는 주장이 담긴 법안이 안정행정위원회에 상정된 것은 아이러니다.

지난 21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달 본회의 통과 때 제외시켰던 김영란법의 ‘이해충돌 방지 조항’을 재심의했다. 28일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회피ㆍ제척(공직자가 업무 수행과정에서 자신의 직무와 이해충돌이 발생할 경우 기관장에서 이를 알려 스스로 업무에서 배제되는 방식이다. 김기식 의원이 제안한 신고의무부과는 대상이 되는 모든 공무원들이 범위에 포함되는 친족들을 사전에 신고하고 기관장이 이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방식과 ‘사전신고의무제’ 등 몇몇 쟁점의 전반적인 조율은 다 됐으며 30일 전체회의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미국, 영국, 일본, 캐나다, 독일 등 주요 선진국은 부정부패 방지를 위한 법안을 도입하고 있다. 미국은 ‘뇌물 및 이해충돌방지법’과 ‘행정절차법’으로 의사결정권한을 가진 공직자 등이 금품을 수수할 경우 최고 15년의 징역에 수수 금품의 3배까지 벌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독일 역시 대가와 관계없이 금품수수 시 이익수수죄로 처벌하고 있다. 주요 언론사들은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을 300만명 이상으로 예측하고 있다. 만연한 부패를 청산을 위해 모두가 동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고위공직자가 앞장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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