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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배나사 홈페이지

[조창오 기자] 배움을 나눈 사람들(이하 배나사)은 2007년 5월, 미국 하버드대 졸업을 한 달 앞두고 있던 한 청년이 모교인 서울과학고 동문 홈페이지 ‘우리가 받은 만큼 돌려주자’라는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자원봉사 모임을 제안하며 시작됐다. 2015년 현재 배나사는 우리나라 최대의 교육 단체가 됐다. 배움의 기회가 적은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학교 수업의 보조재 역할을 한다. 15년도 겨울 방학 학기 기준으로 선생님 351명, 학생 281명이 소속되어 있으며, 전국 11곳 교육장에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코스리는 점점 확장해나가고 있는 배나사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배나사 이지수 연구본부장을 만났다.

Flipped learning 교육을 추구하는 배나사
flipped learning은 기존 전통적인 수업 방식과는 정반대로, 수업에 앞서 학생들이 선생님이 제공한 강연 영상을 미리 학습하고, 강의실에서는 토론이나 과제 풀이를 진행하는 형태의 수업 방식을 말한다.
배나사는 하루에 30분~1시간 정도 당일 진도 범위를 강의하고 나머지 시간은 학생들에게 직접 제작한 40문제 분량을 정해주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문제를 풀도록 한다. 학생들은 문제를 푸는 동안 궁금한 것이 생기면 선생님에게 질문을 한다. 이 분량을 해결해야만 자유가 주어진다. 학생들의 역량에 따라 1시간만에 끝날 수도, 새벽까지 이어 질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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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나사만의 특별한 시스템들
잦은 인원변화에 구애받지 않는 시스템
배나사는 교육단체인 만큼 선생님들이 들어오는 인원도 나가는 인원도 많다. 배나사는 구성 인력의 잦은 변화가 교육수혜자들에게 지장을 주는 일을 피하기 위해 봉사자의 최소 참여 단위를 제한하고 있다. 교육 분야를 예로 들자면,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교육 활동에 참여하는 자는 봄/가을학기의 경우 한 주에 3시간, 여름/겨울학기의 경우 한 주에 6시간 이상 참여해야 한다. 그리고 선생님들의 최소한의 운영 참여를 보장하기 위하여 TF 회의를 주 1회 이상 참여하도록 규정을 두고 있다.

십시일반의 업무 처리
배나사는 ‘베이스캠프’라는 자체제작 커뮤니티 사이트를 이용하여 작은 단위로 업무를 쪼갰다. 모든 사람들이 업무를 수행하는 수평적인 구조를 만들고 있다. 모든 봉사자가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가지고 있으며, 구성원은 서로 동등한 위치다. 선생님들은 ‘베이스캠프’를 이용하여 누구나 의견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다. 주 업무인 교육과 교재 개발 업무 이외에 대외홍보, 재무관리, 학생관리, 지자체 협력 등 다양한 업무를 상근 근무자 없이 100% 선생님들로 이뤄진 TF팀을 구성하여 진행한다. 이를 통해 자발적인 참여문화를 이끌어낸다.

다대다 교육시스템
배나사 각 교육장의 구성인력을 비교해보면 선생님의 비율이 학생 비율과 비슷하거나 더 많다. 선생님이 학생보다 많은 이유는 학생들이 교육장에 자주오고 선생님들이 교대로 가르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일대일 멘토링 선생님이 자신을 떠날 경우 선생님이 나를 떠났다는 상처를 받는다. 다대다 교육을 함으로서 이런 일을 방지할 수 있고, 학생들이 나에게 맞는 선생님을 찾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이런 비율을 갖춰 놓음으로써 일부 무책임한 선생님들의 행동에 학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아도 된다.

교육 기회를 부여하고, 도움이 확실한 교육만 하는 배나사
배나사 교육 대상은 교육의 기회를 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다. 저소득층, 차상위계층, 기초생활수급자, 한 부모 가정이 우선순위고 정원의 나머지 인원은 선착순으로 받고 있다. 학생 수가 너무 적어도 면학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대상은 중학생이며, 과목은 수학이다. 중학생은 공부습관을 기르는 시기인데, 그 시기에 배나사가 좋은 습관을 기르도록 길잡이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수학과목을 택한 이유는 수학이 전 중학교 범위가 비슷하고 전국단위조직에서 수업을 하기 좋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등학생 사교육비 비율을 보면 수학, 영어가 제일 많은데 그 중 하나를 배나사에서 보완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배나사에는 평소 초등학생들도 가르칠 수 없냐는 건의가 많이 들어온다. 계획은 하고 있지만 일단은 미뤄둔 상태다. 배나사 자체적으로 준비가 되어있고, 학생들에게 확실한 도움이 될 경우에만 실시하겠다는 원칙이 있기 때문이다.

학교수업을 이해하기 위한 수업교재
배나사에 처음 들어오는 학생들의 경우 보통 학교 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배나사의 교육은 학교에서의 내용을 배우는 게 아니라, 그 내용을 이해하고 알 수 있기 위한 내용을 배우는 것이다. 선생님들이 수업을 하면서 배운 노하우를 자료에 접목해 교재를 제작하고 있다. 그림을 직접 그리고 문제를 자체적으로 만들고 있기에 저작권적으로도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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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공부에 대한 태도변화, 성적인 수단일 뿐
배나사에는 우열반 수업이 없다. 우열반 수업을 하게 되면 하위권 반은 포기하게 된다. 배나사에 온 학생들은 성적에 대한 주위의 많은 집착을 겪으면서 ‘나는 못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자신들의 가능성을 못 보는 경우가 많다. 이런 학생들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학생들의 공부에 대한 태도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한다.

공부에 대한 태도변화가 배나사의 궁극적인 목표다. 성적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성적을 올리면 자신감이 생기고 그 자신감으로 태도 변화가 오기 때문에 성적에도 어느 정도 신경을 쓰면서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이게 안 될 수도 있지만 자신감을 찾아 기적 아닌 기적을 보는 경우가 많이 있다.

학생들의 태도변화를 지켜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보람
배나사에서 교육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처음 들어온 학생이 2년의 교육 커리큘럼을 거쳐 졸업할 때까지 학생들의 태도변화 과정을 지켜볼 때이다. 한 여학생은 1학년 때 처음 들어와서 하루분량의 문제를 풀도록 하고, 낯선 환경 때문에 울고 떼쓰기도 했다. 하지만 2년 동안 수업시간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시험기간에는 문제를 더 달라고 하는 등 태도변화가 일어났다. 이런 느낌은 4학기 정도 배나사 활동을 해야 느낄 수 있기에, 배나사 선생님들 중에서도 일부만 느낄 수 있다.

이지수 연구본부장 개인적으로는 자신이 배나사 교육과정 2년을 모두 책임지고 가르쳤던 학생들이 내년에 대학생이 되기에 그 학생들이 배나사 선생님으로 들어올 때 어떤 느낌일지 많은 기대가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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