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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R in 의료] 삼성서울병원의 환자행복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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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영리 의료법인과 민영 의료보험, 3분 진료, 의료사고 등 의료시스템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이렇게 어려운 여건에서도 환자와 의사간 소통을 강화하고, 환자가 믿을 수 있는 정직한 의료서비스 구축을 위해 노력하는 의료협동조합과 병원의 다양한 사회적 책임 활동들을 소개한다. 코스리는 이같은 ‘의료분야 사회적 책임’ 기획 시리즈를 통해 우리 의료시스템이 지닌 문제를 짚어보고, 공공성 강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김환이 연구원, 강서영 기자] 삼성서울병원이 펼치는 사회공헌활동은 매우 다양하다. 국내외 무료진료 의료봉사, 어린이환자 수술비 지원을 위한 모금, 건강을 되찾은 어린이환자들이 학교로 돌아갈 수 있도록 희망과 믿음을 주는 ‘어린이 병원학교’ 운영 등이 있다. 삼성중공업, 삼성사회봉사단과 함께 진행하고있는 의료봉사활동 ‘삼성 밝은 얼굴 찾아주기’ 캠페인도 빼놓을 수 없다. 국민기초생활자 가운데 혈관종, 귀기형 등 선천성 얼굴기형수술이나 화상 후유증 등 안면성형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캠페인이다.

정성수 사회공헌실장은 코스리와 만나 “2006년 의료지원단을 조직하면서 기존의 재난구호, 의료지원 활동을 체계화했고 월 1~2차례 의료지원단 훈련도 하고있다. 의료봉사활동에 한정돼있는 병원의 사회공헌활동 범위를 넓히기 위해 지난해 3월 사회공헌팀이 공식 발족했다”고 밝혔다. 정 실장으로부터 삼성서울병원의 사회공헌활동은 물론, 의료분야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삼성서울병원 정성수 사회공헌팀 실장] 

 

Q. 병원의 사회적 책임 활동은 어때야 할까.

– 병원 자체가 사회공헌을 하는 조직이다. ‘환자행복과 의료혁신’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진료 과정에서 환자들을 행복하게 해야 하고, 의료 발전을 위한 연구 활동을 지원하고, 병원 시설과 의료 기구를 개선하는 것 역시 사회적 책임 활동이라고 본다.

<비전2020. 환자행복을 위한 의료혁신 (Happiness Through Healthcare Innovation)>

  •  환자행복을 위한 의료혁신의 구현
  •  ’병원 · 연구소 · 기업체’를 연결하는 바이오 헬스케어 연구와 연계산업의 글로벌 허브로 발전
  •  사회적 공헌활동을 선도하는 공익적 기관

[출처=삼성서울병원 홈페이지]

봉사활동, 연구지원 등 사회공헌활동을 위해 내부 임직원을 대상으로 모금활동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임직원들의 자발적이고 정기적인 기부를 위해 블루(Blue) ID 캠페인을 시작했다. 임금의 일부를 자발적이고 지속적으로 기부하는 캠페인이다. 이 전에는 성과금의 10%를 기부하는 형식으로 진행하는 등 일회적 성격이 강했다.

사회공헌실은 병원에 온 사회취약계층 환자들에게 외부기금을 이어주는 활동을 하고 있다. 치료비가 없어 힘들어하는 환자들이 지원을 신청하면 사회공헌실과 병원 내 근무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들이 재정상태를 조사한다. 수혜 조건이 충족되면 외부 기금을 환자들과 연결한다.

Q. 사회적 책임 활동의 구체적인 비전은 무엇인가.

– 사회공헌실이 생긴 지 1년이 안돼 아직 사회적 책임, 사회공헌의 개념을 정립하는 중이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환자 경험(Patient experience)’이다. 환자들이 안내, 접수에서 진료를 마치는 과정까지 병원에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사회공헌실은 기존에 각 팀들이 해왔던 활동들을 연결해주고 있다. 많은 팀이 모여 일할 수 있도록 목표와 비전을 설정하고있다. 조직이 크다보니 많은 이해관계자들에게 사회적 책임에 대해 묻고 취합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삼성서울병원 셔틀버스 정지현 기사는 좋은 환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환자들에게 친절함을 실천하고 있다]

 

Q. 가장 인상 깊은 사회공헌 활동은.

– 삼성전자와 함께 탄자니아에 의료봉사와 교육봉사를 갔다. 삼성전자는 IT교육을, 삼성서울병원은 의료봉사를 했다. 탄자니아 아이들에게 ‘앞으로의 꿈’에 대해 물으니 ‘의사와 선생님’이라고 했다. 아이들이 알고 있는 직업이 봉사활동 기간에 본 의사와 선생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 대답을 듣고 ‘일회적이라도 의료봉사가 학생들에게 주는 임팩트가 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지역에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진행할 필요성도 느꼈다. 의료봉사를 위해 잠비아를 2차례 방문했을 때 치료 받고도 오랫동안 완치되지 못하는 환자를 보고 ‘의료봉사를 지속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의료봉사의 패러다임을 바꿔서 3년 계획으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같은 지역을 지속적으로 치료하며 주민들에게 위생교육을 하는 등 의료 교육을 중점적으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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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난 2013년 ‘삼성서울병원 나눔’이라는 이름으로 CSR 필름페스티벌에 영상을 출품했다. 당시 출품한 작품은 어떤 내용이었나.

– 당시 제출한 영상은 잠비아에 두 번째 의료 봉사활동을 갔을 때 이야기를 담았다. 3박4일 동안 정말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무료 진료를 받았다. 봉사를 마치고 떠날 때 마을사람들이 “여기 남으면 안되냐”는 질문을 했고, 한 사람이 그런 마을 사람들에게 ‘저 사람들은 내일도 올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했다. 그 광경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많은 사람들이 의료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영상을 만들어 내부적으로 공유했다.

Q. 환자와 의사의 소통을 위해 병원은 어떻게 노력하고 있나?

– 의사들이 눈높이를 환자에 맞춰야 한다. 환자가 이해를 못한다면 그건 의사들의 설명이 부족한 탓이다. 환자가 충분히 이해할 때까지 설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회적 책임의 초점을 환자에 둬야하는 이유다.

Q.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이나 환경에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 의료전달체계가 많이 왜곡돼있다. 1차에서 해결될 수 있는 진료임에도 많은 환자들이 3차 의료기관을 방문한다. 그 때문에 3차 의료기관에서 우선적으로 다뤄야할 고위험 진료가 자꾸 1차 진료에 밀리고 있다.

인터넷에 의료정보가 매우 많다. 사람들이 잘못된 정보를 올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수의 환자들에게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의사들이 강의나 출판을 통해 정확한 정보를 대중에 전달토록 요구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홈페이지와 네이버 TV캐스트에 올린 의료정보 영상도 그런 시도 가운데 하나다. 예를 들어, 환자들이 정형외과 진료를 예약하면 휴대폰으로 요통과 관련한 기본정보와 온라인 강의 링크를 예약정보와 함께 발송한다. 환자들에겐 진료 전에 그 강의를 보고 오라고 한다. 환자들이 영상을 통해 미리 의료정보를 이해하기에 진료할 때 환자와 소통이 훨씬 쉬워진다.

Q.  올해 활동 계획은.

– 가장 중요한 목표는 ‘비전수립’이다. ‘그동안 각 팀이 해오던 활동을 어떻게 조정하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까?’, ‘임직원 기부를 어떻게 더 끌어올릴 수 있을까?’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관련있는 팀들이 모여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자 한다. 임직원 기부를 더욱 활성화하고 고액 기부자 기부도 유도할 계획이다.

삼성서울병원Q. 개인적으로 사회적 책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31년 동안 정형외과 의사로 근무했고, 의료지원단을 이끌어오면서 사회공헌활동을 ‘책임, 의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사회가 사회공헌활동 동참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데다, ’나’와 상대방의 가치를 함께 올리는 ‘공유가치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이 주목받으면서 많은 혼란을 겪었다.

아직 사회적 책임의 개념이 혼동되고 있다. CSV가 지나치게 강조되다 보니 우리가 해오던 사회공헌활동의 가치가 떨어지는 듯하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사회공헌활동은 책임과 의무라는 순수한 마음으로 수행했기에 CSR이 더 어울리는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