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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영 기자] 우리 경제의 근간을 형성하는 중소기업은 늘 도움을 받아야하는 대상으로 여겨졌다. 정치권도 해마다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의 99%, 고용의 88%를 차지한다”며 “9988”을 외친다. 정책적 지원 약속과 함께.

정치권도 정부도 중소기업을 중시한다지만 현실은 만만치않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중소기업 자금 대출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3번째로 높다. 반면 지난해 한국은행이 발표한 중소기업 자금사정 지수는 80.1에 머물렀다. 자금사정이 좋다는 응답과 그렇지않다는 응답이 같으면 100, 자금사정이 나빠졌다는 응답이 많으면 100미만으로 집계되는 지수다. 게다가 중소기업의 평균 이직률은 대기업의 두 배에 가까운 16%에 이른다.

중소기업이 이처럼 보호의 대상, 지원의 대상에 머물고 언제나 돈 가뭄을 호소하는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정부의 규제, 대기업의 불공정 경쟁, 금융권의 냉대 등은 대부분 중소기업이 겪는 현실이다. 그러나 중소기업 스스로 안고있는 문제들도 적지않다. 대표적으로 경영혁신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지적되는데 특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에 소홀하다는 비판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여기서 CSR은 단순한 사회공헌활동에 머물지않는다. 노동, 환경, 인권, 문화 등 다양한 영역을 포괄하는 기업의 책임활동이다. 노동자의 근로환경을 개선해 수익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고객에 질좋은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긍정적 이미지까지 제공할 수 있다. 요즘은 대기업이 협력업체인 중소기업에 높은 수준의 CSR을 요구하는게 일반적이고, 수출 중소기업의 거래선인 글로벌 기업들도 CSR에 근거를 둔 거래기준으로 엄격히 적용하는 추세다. 중소기업이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려면 CSR을 외면해선 안된다는 의미다.

서스틴베스트에 따르면 CSR을 잘 실천하는 기업일수록 경영역량평가에서 좋은 성적은 내고있다. ‘대기업을 능가하는 우수 CSR 평가 중견기업’ 부문에서 4위를 차지한 한독(대표 김영진)이 대표적이다. 국내 최장수 흑자배당기업인 한독은 노조 설립 이래 노사분규가 전혀 없었고, 경제5단체의 투명경영대상에서 우수상을 받기도했다. 지난해에는 중소기업청이 인증하는 ‘월드클래스 300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하고있다.

중소기업의 CSR은 여전히 쉽지않은 과제다. CSR과 관련, 2010년 국제표준기구(ISO)가 내놓은 ISO26000은 그 범위가 매우 넓어 중소기업에 일괄적용하는데는 무리가 있지만 그 취지를 이해하고 중소기업에 적합한 CSR원칙을 찾아나갈 필요가 있다. 지난해 4월 중소기업청이 신설한 ‘사회적 책임경영 중소기업지원센터’도 정부가 중소기업 CSR의 필요성을 알고 지원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이 스스로 인식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CSR 활동을 단순한 물품 지원이나 기부,봉사 등 사회공헌 개념으로 여기는 데서 벗어나야한다. 또 ‘강소기업이 된 후 사회환원 차원에서 하겠다’는 마음가짐을 버리고 ‘강소기업이 되기 위해 CSR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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