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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근 기자] 독일의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Hermann Simon)는 지난 2012년 기준으로 전세계에서 ‘강소기업’이란 이름에 어울리는 기업 2374개를 꼽은 뒤 국적을 나눠봤다. 무려 1307개가 독일이었고 미국이 366개, 3위 일본이 220개로 뒤를 이었다. 독일과 일본의 중소기업, 중견기업은 어떤 모습을 갖고있을까.

독일의 중소기업은 예로부터 미텔슈탄트(Mittelstand)라 불린다. 미텔슈탄트는 종업원 500명, 연 매출5000만유로 이하의 기업을 지칭한다. 대기업 자본이 25% 이상인 경우는 제외한다. 독일기업의 99.6%가 이들 미텔슈탄트라고 한다. 독일 총고용의 60.8%를 차지하며 국내총생산(GDP)의 51.8%를 창출하고있다. 이들이 바로 유럽연합을 이끄는 경제대국 독일의 엔진인 셈이다.

미텔슈탄트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 주목받기 시작했다. 대부분 선진국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질 때 독일만 유독 빠르게 성장세를 회복했고, 그 과정에서 360만개 미텔슈탄트가 빛을 발했다.

독일정부는 지난 2009년 노동부 산하에 CSR 포럼을 설립했다. 각계 전문가 44명으로 구성된 포럼은 국가 차원의 CSR 지원정책을 자문한다. CSR 포럼은 법안 초안을 마련하고 여러 소견서와 보고서를 발표한 데 이어 2010년 10월 국가 차원의 ‘CSR 액션플랜(Action Plan)’ 도입을 결정했다. ‘CSR 액션플랜’의 세부 계획으로 기업과 공공 행정기관의 사회적 책임 토착화, CSR 관련 중소기업의 참여 확대, CSR 활동의 가시화 및 신뢰성 고취 등을 명시했다. 도덕적 차원에 머무를 수 있는 CSR을 국가 차원의 계획으로 끌어올린데 의의가 있다.

한국의 기업구조는 소수의 대기업과 다수의 중소기업으로 양극화돼 중견기업이 매우 적은 구조인데 비해 일본은 소수의 대기업, 다수의 중견기업, 그리고 소수의 중소기업으로 구성된다. 중견기업 가운데 국제경쟁력을 지닌 우량기업이 많다. 일본 기업들은 1960년대부터 CSR에 주목했다.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공해와 부패, 비리가 문제로 떠올랐고 경영계는 기업이 사회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아야하는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CSR이란 용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건 2003년이후다. 2005년 일본 게이단렌(經團連, 우리나라의 전경련과 유사한 경제단체연합체)은 ‘CSR 추진 툴’을 제정, 기업의 자율적인 사회적 책임 활동을 독려해오고 있다. 일본 기업의 CSR은 환경경영에 집중돼있다.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기에 앞서 환경보고서를 발간하는게 그 증거다. 1960년대 일본 CSR 활동이 단순 기부와 재단 설립을 통한 봉사활동에 머물렀던데 비해 1990년대이후 현재에 이르는 CSR 활동은 윤리경영과 노동자들의 자발적 봉사활동, 비영리단체와 연계활동으로 확장되고 있다.

한국은 독일과 일본에 비해 CSR 도입이 늦은 편이나 대기업을 중심으로 영향력이 커지고있다. 여전히 한국의 중소기업들에게 선진국 수준의 CSR은 부담스러운게 사실이지만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잡고있는 CSR을 계속 외면할 수는 없다. 선제적 대응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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