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휘창[한지희 기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공유가치 창출(CSV)의 개념 사이에서 많은 기업들이 나름의 길을 찾고 있다. 이와 관련, 코스리는 CSR, CSV 전문가와 기업 사회공헌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문휘창 교수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 경영대에서 석사, 미국 워싱턴대학(University of Washington)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전문분야는 국제경영, 경영전략, 기업의 사회적책임과 기회이며 현재 워싱턴대학, 퍼시픽대학, 뉴욕주립대학 등에서도 강의를 맡고 있다.

코스리 : 우리나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CSV(공동가치창출)에 대해 정의할 때 상당한 견해차가 있다. 두 개념을 각각 어떻게 이해하나? 둘은 어떤 관계일까?

문 교수 : 원칙적으로 다른 개념이다. 첫째, 활동 목적이 다르다. CSR은 착한 마음으로 사회를 도와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윤 또는 재화가 기업에서 사회로 이전하는 가치이전의 제로섬 활동이다. CSV는 사회를 도와주면서 해당 기업도 이익을 창출하기 때문에 모두에게 가치를 창출하는 윈-윈 활동이다.
둘째 활동 대상이 다르다. CSR은 주로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에게 기업의 고유한 활동과 상관없는 분야에서 도와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김장담그기, 연탄나르기 등이 해당한다. CSV는 기업의 고유한 활동과 사회가 필요한 분야의 접점에서 효율적으로 사회를 도와주면서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셋째, 활동 결과가 다르다. CSR은 진정성있는 사회공헌활동으로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사회의 어려운 이웃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하는 것이다. CSV는 생산성있는 사회공헌활동으로 임직원이 효율적으로 참여해 사회의 어려운 이웃이 자립하고 기업도 혜택을 받는 것이다. 사실 이런 의미에서 CSV보다는 CSO(기업의 사회적 기회)라는 개념이 더 적합하고 CSV는 이러한 CSO를 이루는 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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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리 : CSV는 2012년이래 우리 나라 기업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지난해엔 포터상 제정 및 시상이 이루어지는 등 관심이 더 커졌다. CSV 관련 조직을 신설하는 기업도 많다. ‘CSR이 CSV로 진화하는 과정‘이란 주장이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어떤가?

문 교수 : CSR과 CSV의 차이점을 더욱 명확히 하기 위해 예를 하나 들어 보자. 식품제조회사가 농산물 원자재를 공급하는 농부에게 생활을 돕기 위해 농산물 가격을 더 높여 지불하면 CSR이고, 농업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도움을 주면 CSV가 된다. 이 경우 기업의 사회적 활동은 해당 식품회사에도 도움이 되므로 윈-윈이다. 따라서 CSR이 CSV로 진화하는 과정이라고 단순하게 이해하는 것 보다는 이러한 근본적인 차이점을 확실하게 이해해야 CSV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다. CSV활동은 사회를 도와주면서도 경영활동에 도움이 되므로 경영전반에 걸쳐 도입해야 한다. 다만 아직 이러한 새로운 전략이 잘 정착되지 않았으므로, 이를 효율적으로 선도하기 위해 CSV 조직을 신설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코스리 : 코스리 기획기사에서 드러나듯 CSR 중심 기업과 CSV 중심 기업이 혼재한 상황이다. 이들 CSR 중심의 기업과 CSV 중심의 기업 사이엔 어떤 차이가 존재할까? 각 기업들이 내는 성과엔 어떤 차이가 있다고 보나? 실제로 어디에 중점을 두는가에 따라 차별적 결과가 나온다고 보나?

문 교수 : CSR 기업은 기업이익은 손해를 보더라도 사회이익을 높이는 착한 기업이고, CSV 기업은 기업이익도 높이고 사회이익도 높이는 스마트 기업이다. 따라서 이 둘간에는 상당한 차이점이 있다. 여기서 매우 조심해야 할 점이 있다. 우리는 보통 ‘착하다’라는 단어에 매혹돼 착한 기업을 선호하고 스마트한 기업을 폄하하기 쉽다. 그러나 스마트 기업과 이기적 기업을 구별해야 한다. 이기적 기업은 기업이익만을 생각하고 사회이익은 고려하지 않지만, 스마트 기업은 기업과 사회의 이익 모두를 고려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착한 기업을 특히 강조하는 것은 지금까지 많은 기업들이 이기적인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경제발전을 이룩한 우리나라에서 기업의 윤리는 당연히 기본으로 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기업과 사회가 모두 발전하는 스마트 기업 전략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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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리 : 우리 기업들의 CSR 혹은 CSV 활동을 전망해달라.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문 교수 : 우선 CSR, CSV 두 개념과 관련된 경제적, 전략적 시사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이를 위해 관련 문헌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우선 마이클 포터 교수와 마크 크레이머가 하바드 비즈니스리뷰(Harvard Business Review)에 내놓은 4개의 논문(1999, 2002, 2006, 2011년도 출간)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또 밀튼 프리드만 교수나, 피터 드러커 교수 등이 발표한 기업의 사회적 활동 관련 문헌들도 알아야 할 것이다. 물론 이들 서양학자들의 이론을 그대로 답습하라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우선 학문적으로 많이 정리된 이런 문헌들과 외국의 사례들을 잘 숙지하고, 우리의 고유한 경제경영 상황을 고려하면 매우 효율적인 기업의 사회활동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브레인 스토밍을 통해 이미지 개선위주의 기발한 아이디어만 찾아내려 한다면 자원의 낭비가 있게 될 것이고 결국 이미지 개선에도 큰 효과를 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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