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이 기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벌써부터 “낡았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CSR을 무형의 압박으로 느끼며 거북해하던 우리 기업들이 공유가치 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이란 신개념을 구세주처럼 떠받들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누군가 ‘CSR은 기업이 이미 만들어낸 이익의 일부를 좋은 일에 쓰는 것, CSV는 처음부터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것’이란 도식을 만들어내자 사회적 가치 앞에서 경제적 이익을 포기할 수 없다고 여겼던 기업들이 특히 반색하고 있다. 경제적 이익을 희생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착한 기업’에서 탈피, 사회적 책임과 수익을 함께 창출하는 ‘똑똑한 기업’이 되겠다는 다짐이 그래서 나온다.

우리 기업들은 지금 CSR의 개념과 범위를 명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외부 요구와 압력에 끌려가는 수준으로 CSR을 실천하고 있다. 기부, 자원봉사 등 단순한 사회공헌에 머물러있는 것은 CSR을 기업 활동의 핵심이 아닌 단기적이고, 부수적인 일로 여기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많은 비용을 CSR 활동에 쏟아부으며 ‘CSR을 잘 실천하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진심이 느껴지지않는다”거나 “이미지와 평판 제고를 위해 CSR을 하나의 수단으로 쓰고있을 뿐”이란 비판이 거세다.

CSR이란 무엇일까? 이윤창출이란 기업 본연의 활동과 사회적 책임 활동의 수행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CSR의 핵심 이슈다. 주요 기관과 학자들이 정의한 CSR 개념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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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보듯 CSR이란 ‘기업이 비즈니스 활동을 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기대와 요구를 충족시키는 활동과 규범 체계’를 의미한다. 기업은 이해관계자들을 위해 다양한 사회적 책임을 수행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CSR의 범위는 책임 영역과 이해관계자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CSR 분야에 정통한 경영학자 아치 B. 캐럴 조지아대 교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범위를 경제적,법률적, 윤리적, 자선적 영역으로 구분했다.

캐롤의 피라미드
캐롤의 피라미드
이해관계자에 따른 책임 분류
이해관계자에 따른 책임 분류

CSR 활동에 대한 사회의 요구가 커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대기업의 독과점이 심화하고 부도덕한 경영행태가 드러나며 반기업 정서가 강해지고 있다. 기업들은 전세계 시장에서 고객, 협력업체, 공급사슬, 직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연결돼있다. 이들을 존중하고 함께 성장하지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시대다.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화두로 등장한 것도 CSR 확산의 중요한 이유다. 1987년 UN ‘환경과 개발에 관한 세계위원회’가 ‘지속가능한 개발’이란 개념을 내놓았고, 이는 1992년 ‘환경과 개발에 관한 UN회의’에서 ‘리우선언’으로 채택됐다. 기업이 전통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했던 매출과 이익 등 재무적 성과 뿐 아니라 윤리, 환경, 사회문제 해결 등 비재무성과도 기업 경제활동의 중요한 이슈로 고려하게된 것이다. 이제 기업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고용창출, 회계투명성, 윤리경영, 지속가능경영, 인권 등 넓은 범위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기업들은 사회공헌을 넘어 경쟁우위를 만들어내기 위해 경영전략의 하나로 CSR을 추구하고 있다. 또CSR 활동을 기업의 핵심 비즈니스와 연결, 다양한 이슈에 접근한다. 글로벌시장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 그 과정에서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전략이 바로 CSR인 셈이다. CSR이 ‘이익의 일부를 좋은 일에 쓰는 것’쯤으로 하찮게 취급받을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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