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s

[김환이 연구원] 지난 12월 3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직장 내 임신한 직원의 인권을 존중해달라는 ‘영 vs UPS’ 소송에 대해 구두 변론(oral argument) 심리를 시작했다. 재판부가 낙태반대 활동가들(anti-choice activists)과 친기업 세력(pro-business group)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 지에 이목이 쏠리고있다.

배경
소송을 낸 사람은 지난 2006년 당시 매릴랜드의 UPS에서 시간제 근로자로 우편물 배달 업무를 맡았던 페기 영(Peggy Young)이다. 임신한 그녀는 10kg 이상 짐을 들지 말라는 주치의의 소견에 따라 UPS에 임신중 사무실 내에서 사무직 업무를 보는 등 “업무 강도를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UPS는 자사 운전기사들은 업무 특성상 무거운 배달물을 옮겨 나르고 수많은 소포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최대 30kg의 배달물을 들어야 한다는 규정을 내세우면서 영의 제의를 거절했다. 또 업무 조정은 미국 장애인법에 따라 장애인 인정을 받는 등 신체가 불편하다는 법적 근거를 갖추거나, 업무 수행 중 부상을 입거나 혹은 운전자 자격증을 분실한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했다. 임신은 이런 사항에 해당되지 않기에 영에게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출산 후 복귀’를 제안했다. 영은 결국 9개월 출산 휴가를 받았지만 월급은 물론 건강보험 혜택도 받을 수 없었다.

소송 과정
영은 2009년 UPS가 임산부 차별 금지법(PDA, Pregnancy Discrimination Act)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PDA는 1978년에 제정된 시민권법 제7편(Title VII of the Civil Rights Act of 1964)으로, 임산부에 대한 성차별을 명백하게 금지한다고 명시했다. 영은 임신했다는 이유로 차별 대우를 받았기 때문에 UPS가 PDA를 위반했으며, 임신한 직원들도 ‘고용과 관련된 조항에 있어서는 똑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녀는 미 연방 제4 순회항소법원에서 임신에 대한 회사측의 직접적 차별 근거를 증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패소했다.

연방법원은 임신은 업무를 면제해주는 여러 조건 중 하나일 뿐이라며 “업무면제 조건 중 하나를 충족했다 하더라도 기업이 모든 직원들에게 이런 자격을 적용하는데 한계가 있고, 임산부에게만 차별 대우를 하지 않았다“며 UPS의 손을 들어주었다. 만약 영이 임신여부와 무관하게 업무 중 부상을 입었으면 업무면제조건을 충족했을 것이란 해석이었다. 그러나 영은 신체적인 어려움을 비슷하게 겪고 있는 직장 내 임산부들에게도 반드시 이 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항소심에서도 패소하자 그녀는 연방대법원에 상고했고, 대법원은 지난 7월1일 소송을 받아들였다. 이후 법학 교수들과 여성 인권단체들이 청원을 지지했고, 미국 평등 고용 기회위원회(EEOC, The U.S. Equal Employment Opportunity Commission)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 문안에는 임신 혹은 임신과 관련된 조건도 장애의 한 분류에 속한다며, 직장 내 임산부 여성들에게 출산 휴가를 쓰라고 강요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명시했다. 이 조항을 따른다면 그녀는 임신한 직원으로서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메릴랜드 주 의회도 직원 중 임산부가 요청할 경우 업무 강도를 줄이고 편의 시설을 갖춰야 하는 등의 임산부 권리 강화법을 제정했다.

이 소송에 대한 논의는 언론에서도 주목하고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사설에서 “실제로 대부분의 고용주들은 임신한 여성직원을 차별대우하지 않는다. UPS는 영이 임신했을 때 제시한 요청들을 일부 받아들였다. UPS 매니저들이 오랜 기간 무급 출산 휴가를 준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라는 의견에는 동의하지만 이 대우가 차별법에 명시돼있는 조항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기업과 경제계는 영의 주장에 반대한다. PDA 조항은 ‘기업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시민권법 제 7편의 확대된 형태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영과 UPS간 소송으로 여성인권 지지자와 낙태반대 단체들이 힘을 합치고 있다. 반(反)기업 정서를 갖고있는 이들은 “많은 여성들이 출생 후 낙태를 선택하는 이유 가운데 경제적 압박이 가장 크다”며 UPS 방식의 정책은 여성들이 임신했을 때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낙태확률도 높인다고 주장한다.

이 소송의 본질은 보수적 인사들로 구성된 재판부가 낙태반대 단체와 친기업 단체 중 누구의 편에 설 것인가다.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내려질 내년 6월,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http://www.triplepundit.com/2014/12/young-v-ups-rights-pregnant-women-workforce/
http://www.scotusblog.com/2014/12/argument-preview-pregnancy-and-workplace-equality/

의견 남기기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