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상품의 질, 소비 목적, 브랜드에 따라 다양한 커피상품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공정무역 커피는 윤리적 소비를 외치며 커피시장의 한 켠을 지키고 있다. 코스리는 ‘아름다운커피’ 이혜란 옹호사업팀 대외협력담당 간사와 서면인터뷰를 통해 아름다운커피, 아름다운커피의 공정무역 커피상품 등을 주제로 속깊은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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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요즘은 예전보다 ‘공정무역’이라는 단어에 많이 익숙해진 듯하다. 하지만 정말 공정무역 제품인지 아닌지 소비자가 직접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A. 최근 공정무역에 관심이 커지면서 ‘페어 워싱(Fair Washing’)사례가 늘고 있다. 공정무역 원료를 극소량 사용하거나, 극히 일부 제품만 공정무역으로 생산하고, 그조차도 거의 유통하지 않으면서 전체 제품이 공정무역 제품인 것처럼 홍보해 이미지만 관리하는 경우를 말한다. 심지어는 공정무역의 기준을 준수하지 않으면서 ‘공정무역’ 어휘를 빌려 사용하기도 한다. 통일된 정의나 공정무역의 권위를 지니는 독립된 기관이 없어 전 세계적으로 공정무역이 각기 다른 모습으로 존재하기에 그럴 수도 있다.

그럼에도 무엇이 공정무역이고 무엇이 아닌지를 구분할 수는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공정무역 확인 방식은 단체에 대한 인증과 제품에 대한 인증 방식, 두 가지다. 먼저 공정무역을 위해 존재하는 순수 공정무역단체가 있다. 그들은 최저보장가격과 공정무역프리미엄을 지급할 뿐 아니라, 공정무역의 가치와 철학에 맞는 자체적인 지원방식으로 생산자단체들과 함께 일한다. 생산자들이 시장의 트렌드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을 제공하며, 모범사례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도구와 설비를 구입하는 비용을 지원한다.세계공정무역기구(World Fair Trade Organization, WFTO)는 기관인증을 하는데, 일부 제품이 아니라 전체 조직의 사업 내용을 살펴본 뒤 단체들이 공정무역 방식으로 거래하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공정무역단체임을 인정한다.

올해 10월 16일(목)부터 20일(일)까지 서울에서 세계공정무역기구가 주관하는 WFTO-ASIA 서울 컨퍼런스가 열린다. 이 시기에 세계 각국의 공정무역 단체들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제품이 인증을 받으면 누가 거래의 주체냐에 상관없이 그 제품은 공정무역 제품이 된다. 생산품에 대해 생산자에게 지급되는 최저보장가격과 생산공동체 또는 단체에 지급되는 공정무역 프리미엄을 주요 평가요소로 제품을 인증한다. 공정무역 인증기관(Fairtrade Labeling Organization, FLO)이 인증을 주관하며 ‘페어트레이드 마크’라 불린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실천이다. 홍보를 위해 단순히 ‘공정무역’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 협동조합과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지역의 자립을 지원하도록 강조해야 한다. 대기업에도 더 많은 공정무역 원료를 사용하고 더 많은 공정무역 제품을 만들라고 요구해야 한다.

Q. 공정무역 커피시장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다이렉트 커피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떤가.

A. 공정무역 커피와 다이렉트 커피 모두 생산자와 직거래 방식으로 커피를 거래한다. 하지만 공정무역 커피와 다이렉트 커피가 최초에 무엇 때문에 출발했는지를 생각해보면, 두 커피가 추구하는 바가 조금 다름을 알 수 있다. 공정무역 커피는 불공정한 무역구조에서 소외된 영세농 혹은 소농들이 공동체에서 성장하고 자립하는 것을 돕기 위해 시작됐다. 반면 다이렉트 커피는 좀 더 좋은 품질의 커피를 생산자에게서 직접 구매하고, 그 품질을 확인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거래대상 또한 다르다. 공정무역 커피는 소농들이 만든 협동조합과 거래하는데 비해 다이렉트 커피는 커피농장의 농장주와 거래한다. 커피농부들이 커피협동조합을 만드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공정무역 커피와 다이렉트 커피의 차이가 좀 더 잘 드러난다. 아름다운커피의 파트너 중 페루 나랑히요 협동조합은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지불하는 중간상인들에게 대항하기 위해 설립됐다.

농부들이 공동체를 형성해 조합을 만드는 이유는 불평등 구조에 왜곡되지 않은 커피 산업을 만들고 그 안에서 농부들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서다. 농장주나 중간상인은 농부가 아니기에 ‘바이어’의 조건에 맞추고자 생산자들을 착취하는 구조가 생기기도 한다. 유통구조가 복잡한 만큼 착취구조 역시 복잡하다. 커피를 생산하는 ‘농부’가 거래의 주체가 되는 것은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물론 다이렉트 커피가 농장주가 고용한 농부들의 임금에 제 값을 주는지 책임질 수 있다면 이는 다이렉트 커피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해도 좋다.

공정무역 커피의 생산방식과 다이렉트 커피가 거래하는 농장주의 생산방식도 생각해 볼만하다. 공정무역 커피는 그늘나무들의 숲과 다른 작물이 공존하는 전통농업으로 커피를 재배한다. 이를 통해 생산자들은 다양한 작물을 기를 수 있고 생태계의 종 다양성까지 보존한다. 이는 살림을 벌채하고 대규모 농약과 화학비료 투입을 통해 작물을 재배하는 농장형 혹은 기업형 플랜테이션과 크게 다른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공정무역 커피, 다이렉트 커피는 생산자와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커피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공정무역 커피가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방식은 생산자가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그들 스스로가 커피의 판로를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는 것이다. ‘소비자 보다는 생산자에게 지속가능한 방식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공정무역 커피는 ‘생산자에게 지속가능한 방식이 곧 소비자에게도 지속가능한 방식’이라 생각하는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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