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내코스리 심혜린 기자

‘미리내가게’는 내가 ‘미리 낸’ 식사 값으로 필요한 누군가가 대신 먹을 수 있도록 한다. 2012년 5월 8일 경남 산청의 ‘후후커피숍’으로 1호점을 냈던 미리내가게가 2013년 9월 벌써 77호점을 개점했다. 7월 초만 해도 40여 곳이었던 미리내가게가 불과 두 달 새 30여 곳 늘어난 것을 보면 사람들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 알 수 있다.

세상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곳을 보듬어주며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 이들의 에너지는 매우 강력해서 때로는 ‘나눔’에 별 다른 뜻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나눔이 주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나눔으로 풍요로워지는 삶이 어떤 것인지 깨닫게 하기도 한다.

바로 그런 에너지를 지닌 인물이 경기도 군포의 ‘고재영빵집’ 사장님, 고재영 씨다.

지하철 4호선 산본역에서 약 5분 거리, 한 아파트 상가에 자리잡은 작은 빵집이 있다. 프랜차이즈 베이커리가 만연한 요즘 찾아보기 힘든 동네빵집이다. 사장이 지상파 강연 방송에도 출연하고, 미리내가게 외에도 여러 기부활동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유명세와 달리 가게 모습은 소박하다. 6평의 규모, 여기서 소비자가 발을 디딜 수 있는 공간은 대략 2평 남짓.

사랑을 파는 빵집, 고재영빵집은 2007년 2월 처음 문을 열었다. 최근 미리내가게에 참여했으나 훨씬 이전부터 자신만의 나눔철학을 실천해왔다. 고재영 사장은 빵집을 운영하기 시작할 때부터 대한제과협회 군포·의왕 지부에서 총무로 활동하며 정기적으로 봉사를 해왔다. 그는 군포 당동 위스타트에도 참여했다. 위스타트란 저소득층 아동들이 가난의 대물림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복지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삶의 출발(Start)을 돕자는 취지의 시민운동. 이런 활동을 통해 그는 빵을 나누는 물질적 기부와 더불어 제빵이란 무엇인지 기술을 나누는 재능기부를 실천했다고 한다.

하지만 빵집일이 바빠지면서 몸소 나서야하는 봉사에 한계를 느끼기 시작한 그는 고민 끝에 ‘헌혈증 기부’를 시작했다. 헌혈증 기부는 고객이 빵집에 헌혈증을 가져오면 그것을 식빵과 교환해주는 식이다. 고 사장이 식빵 값 대신 헌혈증을 받는 이유는 오늘내일이 절실한 분들을 위해서다. 모은 헌혈증은 절대 기관으로 보내지 않는다. 꼭 필요한 이에게 바로 전달될 수 있도록 직접 가게에서 혹은 우편을 통해 전달한다. 그는 헌혈증 기부로 현재까지 약 900명의 환자에게 도움을 줬다고 한다.

고재영 재빵사의 꿈은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것이라 한다. 어르신들과 장애를 가진 친구들 그리고 청소년들과 함께 빵을 만들며 어르신에게는 나이가 들어서도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장애를 가진 친구들에게는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청소년에게는 미래의 꿈을 전해줄 수 있는, 그런 곳이다.

고 사장은 ‘나누기’에 대해 말했다. “본래 사전적 의미의 나누기란 사물을 보다 작게 나누는 것이다. 그러나 옛말에서는 어떠한가?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반이 된다고 했다. 어떻게 하나를 둘로 나누는데 배가된다는 말인가. 이는 나누기의 수학적 의미와는 모순되는 것이다” 그는 ‘세상살이에는 수학공식도 통하지 않나보다’라며 웃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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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석이 쇠붙이를 끌어 모으듯 착한 경영은 착한 소비를 끌어 모으고, 이렇게 응집된 결정체는 주변으로 하여금 파급력을 일으켜 더 큰 나눔의 결정체를 만들어낸다. 한 사람의 열정이 양의 외부효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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